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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 핵기술, 소리없는 진화


추석 직후 터진 북한 핵실험 소식에 세계의 눈과 귀가 한반도로 쏠려 있다. 북한의 핵실험 성공 여부에 대한 정확한 증거는 아직 포착되지 않아, 그들의 ‘능력’이 과연 얼마나 되는가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번 북한 핵실험은 1998년 파키스탄 이후 처음이다. 8년이 지나는 동안 핵실험과 관련된 기술도 소리 없이 ‘진화’해 왔다.



‘작고 정확하게’ 선택과 집중
TNT 1000t 미만 소형 핵폭탄 개발 추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에서 관측된 지진파는 리히터 규모 4 이하. 이만한 세기는 핵실험을 했다고 보기에 약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그러나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서균열 교수는 “이 정도로도 핵폭탄이라고 간주할 수 있다”고 못 박는다. 작고 정확하게 만드는 것이 최근 핵폭탄 개발의 ‘경향’이기 때문이다.

핵폭탄을 만드는 원료 중 하나인 플루토늄은 밀도가 특정한 값을 넘어야 터진다. 플루토늄의 밀도를 높이기 위해 쓰는 게 바로 다이너마이트(TNT). TNT가 폭발하면서 생기는 압력으로 플루토늄을 단단하게 압축하는 것이다.


세월이 지나면서 핵폭탄 관련 기술도 ‘진화’를 거듭해 왔다. 특정 지점에만 결정타를 가하기 위해 소규모로 만드는 게 요즘 추세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플루토늄이 압축되면 중성자라는 미세한 입자가 튀어나온다. 중성자는 플루토늄의 원자핵들을 연속적으로 깨뜨리면서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낸다. 이것이 바로 핵폭탄이다. 이 과정은 100만∼1억분의 1초라는 극히 짧은 시간 이내에 일어난다.

이때 플루토늄은 순식간에 전체적으로 일정한 압력을 받아 정확하게 둥근 공 모양으로 압축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일부만 폭발하는 ‘불발탄’이 되고 만다.

대체로 TNT 1000t 미만이 폭발하는 것과 같은 위력을 발휘하면 소형 핵폭탄, 그 이상이면 대형 핵폭탄으로 분류한다. 최근에는 넓은 지역에 걸쳐 막대한 피해를 주는 대형 핵폭탄보다 소형 핵폭탄을 개발하는 추세다. 특정 영역이나 건물 등 좁은 목표 지점에만 ‘결정타’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진연구센터는 북한 핵실험이 TNT 550t 규모라고 추정했다. 국내의 한 전문가는 “소규모일수록 플루토늄을 빠른 속도로 균일하게 압축하기가 어렵다”며 “북한이 실제로 이번 규모로 핵실험에 성공했다면 핵폭탄 소형화 기술은 확보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이 핵실험에 실패했다고 보는 건 기술 수준이 이 정도에 못 미칠 거라고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원래 더 큰 규모였는데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얘기가 된다.




폭발 직전에 ‘그대로 멈춰라’
고난도 기술… NPT 규정 교묘히 피해가

핵확산금지조약(NPT)은 핵폭발을 동반하는 핵실험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몇몇 핵보유국은 이 조약을 교묘히 피해 핵실험을 해 왔다.

실험을 진행하다가 폭발하기 바로 직전에 중단하는 것. 마치 힘껏 달리다가 술래에게 잡히기 직전에 “얼음!”을 외치며 멈춰 서는 것처럼 말이다. 핵폭발이 100만∼1억분의 1초 만에 일어나니 폭발 직전의 순간을 정확히 잡아내는 건 대단한 고난도 기술이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황일순 교수는 “최근 미국, 러시아, 영국이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북한은 아마 이 기술까지는 확보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재고를 원자력발전용으로
오래두면 ‘고철화’… 에너지 원료로 전환

핵폭탄을 미사일에 실어 원하는 장소에 떨어뜨리는 무기로 사용하려면 TNT와 플루토늄, 주변 장치를 모두 포함한 무게가 1t 이내여야 한다. 역시 ‘소형화’가 관건이다.

하지만 소형화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정확한 시간에 제대로 터지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 핵무기를 만들 때 여러 차례의 성능 시험을 거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서균열 교수는 “핵무기 200개를 만들어 그중 50개가 정확히 터져야 성공으로 본다”며 “핵무기 하나를 만드는 데 원자력발전소 건설 비용의 절반인 1조 원이 든다”고 말했다.

핵무기 속의 플루토늄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순도가 떨어진다. 반감기인 2만4000년이 지나면 양이 절반으로 감소한다. 점점 쓸모없는 ‘고철 덩어리’로 전락하고 마는 것.

핵무기를 1만 개 이상 갖고 있다고 알려진 미국은 최근 러시아와 함께 이를 해체해 원자력발전의 원료로 전환하는 작업에 들어갔다고 한다. 유럽 일부 국가에서도 이렇게 핵폭탄 재고를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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