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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몽 명검’의 비밀은 탄소강에 있었다

야철대장 모팔모의 비기 '초강법'의 정체는…
드라마 ‘주몽’이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주몽(송일국)이 고구려를 건국하기 위해 크고 작은 전쟁을 치르고 있다. 야철대장 모팔모(이계인 분)는 독창적인 초강법 기술로 철제 무기와 철갑 옷을 만들어 주몽의 다물군이 부여군과 한나라군을 제압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탄소함량 너무 많으면 되레 잘 부러져

시뻘건 쇳물이 부글부글 끓고 쇠를 두드리는 소음이 요란한 철기방. 드라마 초반 이곳에서 모팔모가 땀을 뻘뻘 흘리며 만든 검은 안타깝게도 한나라 철기군의 검과 부딪쳐 맥없이 부러지고 말았다. 부여의 검은 연철, 한나라의 검은 강철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강철은 연철보다 단단하다. 철에 들어 있는 탄소(C) 성분의 양이 다르기 때문이다. 연철은 탄소 함량이 0.2% 이하로 거의 철(Fe) 성분으로만 이뤄져 있어 외부의 충격에 잘 변형된다.강철은 탄소 함량이 0.05∼2.0%. 철 원자 사이에 탄소 원자가 끼어들어 단단해져 쉽게 변형되지 않는다. 결국 철의 탄소 함량을 조절하는 방법에 따라 얼마나 단단한 무기를 만들 수 있는지가 결정되는 것이다.

철기방에서 철을 만들 때는 먼저 철광석을 숯과 함께 가열한다. 자연 상태의 철광석은 주로 산화철(FeO) 성분으로 이뤄져 있다. 숯의 탄소와 산화철의 산소(O)가 일산화탄소(CO)가 돼 날아가면 철(Fe)만 남는다. 철은 다시 숯에 들어 있는 탄소를 흡수하는데, 탄소 함량이 0.8%를 넘으면 너무 단단해져 오히려 쉽게 부러지고 만다.

이때 탄소 함량을 낮추는 비결은 바로 산소를 공급하는 것. 막대기로 휘휘 젓거나 녹슨 철가루 같은 산화철 성분을 넣으면 된다. 철 속의 탄소가 산소와 반응해 이산화탄소(CO2) 형태로 날아가기 때문이다.




드라마에서 모팔모는 강철을 만드는 초강법의 비밀이 황토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홍익대 재료공학부 박장식 교수는 “황토에 산화철 성분이 들어 있으면 실제로 강철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드라마에서 나온 황토는 노란 빛을 띠었지만 사실 산화철이 포함된 황토는 붉은색이다.






두들기고 식히면 탄소원자 빽빽해져 강도 향상

드라마 속 철기방의 대장장이들은 뜨거운 쇠를 연방 두들긴다. 두들겨 얇게 폈다 접어서 다시 두들기는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한다. 여러 번 두들기면 철 원자 속에 탄소 원자를 빽빽하게 밀어 넣어 얇고 가벼우면서도 단단한 강철을 만들 수 있다.

요즘 모팔모는 화살도 뚫지 못할 정도로 단단한 철갑옷을 만들고 있다. 국립중앙과학관 과학기술사연구실 윤용현 연구관은 “드라마에서는 갑옷 전체가 한 통으로 이뤄진 ‘판갑’으로 묘사되는데, 실제로는 쇳조각(소철) 여러 개를 물고기 비늘처럼 붙여 만든 ‘찰갑’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작은 쇳조각을 두들겨 가볍고 단단하게 만든 다음 작은 쇠못으로 이어 붙인 찰갑은 고조선에서 이어받아 발전시킨 고구려의 독자적인 갑옷 양식이다. 철을 식히는 방법도 무기의 단단한 정도에 영향을 미친다. 삼국시대 우리 조상들은 이를 이용해 칼날과 칼등의 경도가 다른 칼을 만들었다. 높은 온도로 달군 쇠를 두들겨 칼 모양으로 만든 다음 칼날 부분만 먼저 물에 넣어 급속히 냉각시킨 다음 전체를 담가 식혔다. 그러면 칼날이 칼등보다 더 단단해진다. 상대적으로 무른 칼등은 부닥쳤을 때 충격을 흡수한다.






성분비와 불순물 조절이 핵심 기술

철을 만들 때는 탄소 외에도 인(P), 황(S), 망간(Mn), 실리콘(Si) 같은 성분이 화덕이나 철광석, 첨가물 등에서 빠져 나와 섞이게 된다. 서울대 재료공학부 나형용 명예교수는 “현대 철강 기술의 핵심은 불순물을 없애고 필요한 성분만 정확한 비율로 넣어 원하는 성질의 철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생산되는 철의 불순물 농도는 수십 ppm. 1ppm은 1kg에 1mg의 불순물이 들어 있는 농도다. 반도체에 사용되는 고순도 실리콘의 불순물이 10∼20ppm인 것과 비교하면 거의 반도체 수준에 육박한다.


| 글 | 임소형 기자ㆍsohyung@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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