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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표준시를 잡아라


지난 4월 16일 제62회 전국대학육상선수권대회 남자부 100m 준결승전에서 1위부터 3위까지 한국 육상계의 30년 숙원이었던 100m 한국기록을 깨는 경사가 벌어졌다. 대회본부는 재빨리 비공식 한국신기록을 발표했지만 하루가 채 안돼 이를 번복했다.

출발을 알리는 전자총에서 나온 전자파가 외부 전자파의 간섭을 받아 출발시각을 조금 늦게 기록했다는 이유였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하 표준연) 기반표준부 길이시간그룹 권택용 박사는 “시간 표준을 정확하게 맞추지 않으면 기록을 재는 스포츠 경기뿐만 아니라 금융이나 통신, 수송 등 사회 모든 부분에서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가 인정한 원자시계 개발
스포츠 기록경기에서야 100분의 1초를 다투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얼마나 정확한 시계가 필요할까. 예를 들어 이동통신 기지국에 있는 시계가 정확하지 않으면 휴대전화에서 받은 신호가 다른 기지국으로 넘어갈 때 다른 휴대전화 신호와 섞여 혼선의 위험이 있다. 이런 위험을 막으려면 이동통신 기지국의 시간오차는 10만분의 1초보다 작아야 한다. 이밖에 교통체계 관리시스템의 시간오차는 1000분의 1초, 위성항법장치(GPS)의 시간오차는 10억분의 1초를 넘으면 안 된다.

시간의 표준을 세우기 위해서는 정확한 ‘1초’ 측정이 필수다. 국제도량형국은 1초를 세슘(Cs) 원자에서 나오는 복사선이 91억9263만1770번(고유진동수) 진동할 때 걸리는 시간으로 정의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1초를 가장 정확하게 측정하는 시계는 표준연에 있는 세슘원자시계다. 세슘원자시계의 핵심은 세슘원자빔과 마이크로파 공진기이다.


권택용 박사가 대한민국 표준시를 만드는 세슘원자 시계 옆에서 포즈를 취했다.

세슘원자빔이 공진기를 통과할 때 마이크로파의 진동수에 따라 검출부의 신호가 달라진다. 이 신호는 마이크로파의 진동수가 세슘원자의 고유진동수와 일치할 때 가장 커지는데, 이때 마이크로파의 진동수로 정확한 1초의 표준을 맞춘다. 이 원리를 이용한 세슘원자시계는 3만년 동안 오차가 1초 밖에 나지 않을 정도로 정확하다. 표준연은 원자시계 9대(이 중 5대가 세슘원자시계)로 우리나라 시간의 표준을 만들어 정밀한 표준시간정보가 필요한 방송국, 은행, 통신사에 제공하고 있다.

표준연은 최근 세슘원자시계보다 정확도를 10배 높인 광펌핑원자시계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세슘원자시계는 공진기로 보낼 특정 상태의 세슘원자를 영구자석으로 골라내 자석의 자기장이 원자의 공진주파수에 큰 영향을 주지만, 광펌핑원자시계는 레이저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런 영향이 없다. 권 박사는 “올해 안에 광펌핑원자시계를 국제도량형국에 1차주파수표준기로 등록할 예정”이라며 “세계 시간의 표준을 정하는데 우리나라가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차주파수표준기는 국제도량형국이 전 세계 원자시계 300여대의 시간정보를 모아 국제협정시(UTC)를 만들 때 오차 보정용으로 쓰는 ‘시계 중의 시계’로, 1차주파수표준기로 등록된 원자시계는 현재 미국, 독일, 프랑스 같은 선진국 몇 곳에만 있다.



| 글 | 안형준 기자 ㆍbutnow@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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