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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별 표준 뇌지도’ 만든다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고맙습니다’에 치매에 걸린 ‘미스터 리’라는 할아버지가 등장해 어린아이 같은 말과 행동으로 눈길을 끌었다. 우리나라도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아이 같은 어르신’이 많아진 탓인지 치매에 대한 관심도 부쩍 늘었다. 보건복지부는 현재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 가운데 8.3%(약 36만 명)가 치매를 앓고 있으며, 2020년에는 치매환자가 64만9000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삶의질표준부 이용호 박사는 “뇌에서 발생한 자기장을 측정하는 뇌자도측정장비로 치매를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면 이 숫자는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의 뇌
치매는 ‘뇌지도’에서 어디쯤?
사람의 뇌는 약 100억 개의 신경세포로 이뤄진 복잡한 ‘회로’다. 예를 들어 손끝의 말초신경에서 감지한 촉감은 전기신호로 바뀌어 신경을 따라 뇌에 전달되고, 뇌는 이 신호를 받아 인지하고 판단해 적절하게 반응한다. 이때 뇌의 신경세포가 손상을 입어 전기적 신호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면 치매 같은 뇌질환이 발생한다. 따라서 뇌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를 측정해 치매와 관련이 있는 뇌 부위에 이상이 있는지 알아낸다면 치매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이 검사를 ‘뇌전도검사’라고 한다.

하지만 뇌전도검사만으로 뇌에서 질환이 발생한 정확한 위치를 알아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 검사를 하기 위해서 두피에 전극을 붙여야 하는데, 전기가 잘 통하는 도체인 피부와 두개골 안의 수액이 뇌에서 나오는 전기신호(전류)에 영향을 줄뿐만 아니라 전기가 잘 통하지 않는 두개골이 신호를 약하게 만든다.

과학자들은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이 박사는 “뇌 세포사이에 흐르는 전류에 의해 자기장이 발생하는데, 자기장은 신체에 의해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며 “뇌에서 발생한 자기장(뇌자도)을 측정해 거꾸로 전기신호를 알아내면 뇌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뇌에서 발생하는 자기장은 수십~수백fT(펨토테슬라, 1fT=10-15T)정도로 약 50μT(마이크로테슬라, 1μT=10-6T)인 지구자기장에 비하면 그 세기가 10억분의 1에 불과하다.

이 미약한 신호를 잡기 위해서는 ‘스퀴드’(SQUID, 초전도양자간섭소자)라는 특수한 자기센서를 이용해야 한다. 스퀴드 센서는 인류가 개발한 자기측정센서 중 가장 정밀하다.





이 박사팀은 2000년 스퀴드 센서 40개를 이용한 뇌자도측정장비를 개발했다. 촉각이나 시각에 자극을 주면 뇌의 특정 부위에서 자기장이 발생하는데, 헬멧에 촘촘히 붙어있는 스퀴드 센서들이 이를 잡아낸다. 채널의 수가 많을수록 뇌자도를 더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어 현재 센서의 수를 128개로 늘린 장치를 개발 중이다. 이 박사는 “뇌의 특정한 자기장 분포가 어떤 질환에 관계되는지 정확하게 구분해낸다면 질환별로 표준화된 ‘뇌지도’도 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뇌질환 표준지도’에서 치매가 ‘사는’ 영역을 확인할 날을 기대해본다.


| 글 | 안형준 기자 ㆍbutnow@donga.com |


이용호 박사는 미세한 자기장을 잡아내는 스퀴드 센서로 뇌질환뿐만 아니라 심장질환도 잡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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