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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돌연사를 막아라


쌀쌀해진 가을바람을 맞으며 강변을 뛰던 사람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한 시간도 안 돼 세상을 떠났다는 뉴스가 심심찮게 들린다. 이런 돌연사의 원인은 대개 심근경색으로 우리나라 40대 사망 원인 1위다.

심근경색으로 돌연사하는 데는 1시간도 걸리지 않지만, 원인인 혈전은 최소 10년 전부터 혈관벽에 서서히 쌓여 혈액의 흐름을 방해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삶의질표준부 생체신호계측연구단(이하 표준연 생체신호계측연구단) 김원식 박사는 “경동맥의 혈관벽 두께를 측정하면 심근경색뿐만 아니라 뇌졸중의 발병 확률도 알 수 있다”며 “병세를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한국인의 신체구조와 체질을 기반으로 만든 맞춤형 참조표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동맥은 심장에서 뇌로 가는 동맥이다. 귀 아래의 턱과 목이 만나는 부분에 손을 대보면 맥박이 뛰는 부위가 있는데 그곳이 경동맥이 지나는 길이다. 경동맥의 혈관벽은 가장 안쪽부터 내막, 중막, 외막으로 나뉘는데 내막에 지방이 침투하며 동맥경화가 진행돼 내막과 중막(내중막)이 점점 두꺼워진다. 혈액이 흐르는 통로가 좁아지는 셈이다.

미국 심장협회는 2000년부터 미국인의 경동맥 내중막 두께의 측정결과를 근거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심뇌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조기진단지표를 만들었다. 조기진단지표는 건강해 보이는 사람이 발병할 확률이 몇%인지 예측하는 참조표준이다. 예를 들어 내중막 두께가 매년 0.03mm씩 증가하면 심뇌혈관 질환이 발생할 확률도 매년 3.1배씩 증가한다는 식이다.



심뇌혈관 질환 발생 가능성 알려준다
정확한 지표를 만들려면 측정장비와 측정부위, 측정 대상을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 그래서 10MHz 진동수의 초음파검사기를 이용해 우측 경동맥이 Y자로 갈라지는 부분에서 1cm 내려온 곳의 내중막 두께를 잰다. 대상도 성별과 나이, 비만이나 흡연 여부에 따라 10단계 이상 세분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건양대병원 등 4개 대학 병원이 표준연 생체신호계측연구단에서 개발한 경동맥 내중막두께 측정 프로그램을 이용해 두께를 잰다. 이 프로그램은 영상을 분석해 자동으로 일정 구간의 내중막 두께의 평균을 구한다. 검사하는데 5분도 걸리지 않는다.

김 박사는 “MRI(자기공명영상장치)로도 내중막 두께를 잴 수 있지만, 초음파 검사가 안전하고 검사비용도 적다”며 “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측정에 응한다면 더 정확한 한국형 참조표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표준연 심뇌혈관데이터센터에서는 내중막 두께 측정에 참가한 사람에게 심뇌혈관 질환의 발병 가능성을 알려주고 있다.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에 걸리면 환자는 물론 가족의 고통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환자가 돌연사하지 않더라도 뇌졸중인 경우 종종 반신불수를 겪기 때문에 씻겨주거나 대소변을 치워줘야 한다. ‘삶의 질’이 저하되는 셈이다. 표준연 생체신호계측연구단이 한국형 내중막 두께표준을 만들어 우리나라 사람들이 돌연사 걱정에서 벗어날 날을 기대해본다.

| 글 | 전동혁 기자 ㆍjermes@donga.com |

김원식 박사가 초음파 검사기로 경동맥의 내중막 두께를 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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