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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 3년 배우고도 “상대성이론이 뭐지?”


“고교 3년 동안 과학, 물리Ⅰ, 물리Ⅱ를 다 배워도 교과서에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볼 수 없는 것이 한국의 현실입니다.”

김성원 이화여대 과학교육과 교수는 3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고교 물리 교과서에 20세기 물리학의 두 기둥인 상대성이론과 양자론이 모두 빠져 있다”며 “어려운 내용은 교과서에서 빼다 보니 현대 물리학 근처에도 가 보지 못한다”고 안타까워했다.

고교 과학 교과서가 현대 과학을 따라잡지 못하고 잘못된 개념까지 등장하는 등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과학계에서 나오고 있다. 과학 용어도 학계 표준을 따라잡지 못해 학생들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물리의 경우 일반고교 학생들은 교과서를 통해 이른바 ‘과거 물리’만 배우지만 과학고에서는 현대 물리학까지 가르쳐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물리 시험 파동이 재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교수는 “교과서에 나와 있는 원자모형은 양자론이 확립되지 않은 100여 년 전 이야기인데 현대 개념과 다른 것이 꽤 있다”며 “과학고를 나왔거나 책과 잡지에서 현대 양자론을 공부한 사람은 교과서와 다른 개념을 가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세정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는 “고등학생이 상대성이론 등 첨단 물리학을 수식으로 배울 수는 없겠지만 생활에 적용되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개념만 배워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반도체를 통해 물리를 배우게 되면 흥미가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내 대학 물리학과 교수들은 현재 고교 과학 교육이 쉽고 재미있는 내용을 주로 추구하다 보니 물리Ⅱ까지 가도 어려운 내용은 소홀히 다루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 과정에서 원리를 깊이 설명하기도 쉽지 않고 현대 물리가 설 자리는 더욱 없어졌다.

정진수 충북대 물리학과 교수는 고교 1학년 물리 교과서 2종을 분석해 총 55쪽의 지면에서 설명이 잘못된 것은 33개, 불확실한 표현은 16개나 찾아냈다고 지난해 과학학술지 ‘새 물리’에 발표해 충격을 줬다. 교과서 한 쪽에 거의 하나씩 불확실하거나 잘못된 설명이 나온 셈이다.

고등학교 1학년 대상의 한 과학 교과서에는 ‘운동량 보존의 법칙’을 설명하며 ‘모든 충돌 현상에서…충돌 후 운동량의 합은 충돌 전 운동량의 합과 같다. 이를 운동량 보존의 법칙이라고 한다’고 돼 있다.

정 교수는 “이런 설명은 바깥에서 작용하는 힘이 없을 때에만 성립한다”고 지적했다. 만일 바깥 힘이 있다면 운동량은 보존이 안 된다는 것이다.

그깟 작은 가정이 뭐 그리 대수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과학에서 작은 전제는 매우 중요하다.

잘못된 설명도 많았다. 한 교과서는 변압기의 원리를 설명하며 ‘유도 전기’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물리학에 ‘유도 전류’는 있어도 유도 전기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또 다른 물리 교과서도 ‘가속기에서 입자를 가속시키는 데에는 매우 센 전자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지만 전자석은 입자의 방향을 바꾸는 것이지 속력을 높이는 것이 아니다. 교과서가 학생들에게 잘못된 개념을 가르치는 것은 물론 가속기의 원리를 올바로 알고 있는 학생에게는 큰 혼란을 줄 수 있는 셈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김 교수는 “현재 검인정 교과서는 한번 통과되면 오류를 수정하기가 쉽지 않다”며 “교과서를 언제든 수정할 수 있는 창구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영국물리학회가 오랜 제작 기간과 여러 명의 전문가를 활용해 만든 고등학교용 물리 참고서는 대학의 물리학 교재로 써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1 과학교과서 물리 파트 중 설명이 잘못된 부분
“교과서 제작자들 반대로 새 이론 못넣어”

“차세대 과학 교과서에 새로 정해진 ‘지층 연대법’을 넣으려고 했더니 옛날에 배운 것과 다르다는 이유로 반대하더군요.”

차세대 과학 교과서 개발을 주도했던 현종오(사진) 월계고 교사는 기존 교과서의 벽을 이렇게 꼬집었다. 국제학회까지 가서 배운 새 이론이지만 교과서 제작 관계자들이 과거에 배운 내용과 다르다며 교과서에 반영하자는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차세대 과학 교과서는 과학기술부와 한국문화재단이 2006년 개발한 새로운 개념의 과학 교과서다.

그는 차세대 과학 교과서를 만들며 부닥친 벽이 한두 개가 아니라고 말했다. 또 도입 부분을 재미있게 하고 과학 원리를 충분하게 설명하느라 페이지 수가 늘어나자 그것도 안 된다고 해 200여 페이지를 줄였다고 한다.

현 교사는 “한국의 유명한 과학자를 교과서에 실어 학생들에게 역할 모델로 보여 주려 했으나 이마저 쉽지 않았다”며 “논란 끝에 겨우 몇 명의 이름을 넣었다”고 전했다.

차세대 교과서 주도한 현종오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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