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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의 재탄생인가 환경파괴 재앙인가


《생태계의 ‘파괴’인가 ‘재탄생’인가. 먹는 물이 돌이킬 수 없이 나빠지는 것은 아닐까. 경부운하 사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 찬성론자와 반대론자의 주장이 첨예하게 충돌하고 있다. 반대론자들은 경부운하 사업이 생태계에 ‘대재앙’을 가져다줄 것으로 단정한다. 찬성론자들의 견해는 전혀 다르다. 경부운하 사업이 환경을 파괴하기는커녕 오히려 수질을 개선하고 생태계를 복원할 것이라고 한다. 이들은 경부운하 사업 과정에서 △보(洑) 건설이 수질을 악화시키는지 △대체 취수 방법의 현실성 △하상 준설이 친환경적인지 △운하의 안전성 여부 등을 두고 주장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이집트의 수에즈 운하 전경
1. 주운보가 수질 악화시킬까
“수량 늘어 수질 개선” “물 가두면 오염 우려”

한강과 낙동강을 잇는 540km의 물길에 배가 다니려면 6∼9m의 수심이 유지되어야 한다. 경부운하 건설계획에 따르면 갑문 14개와 주운보 12개가 건설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론자들은 물을 가두면 당연히 수질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안병옥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낙동강 하류의 하구언 건설로 물 흐름이 5배나 정체돼 오염도가 20년간 40% 이상 증가됐다”며 “오염물이 가라앉아 플랑크톤이 비정상적으로 번식해 수질이 오염되는 부영양화(富營養化)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찬성론자들은 보가 물을 가두는 것이 아니라 속도를 늦출 뿐 물은 흐른다고 반박한다.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물 흐름이 느려지면 수질이 나빠지는 것은 일부 사실이지만 경부운하 건설로 수량이 늘어나고 외부의 오염원을 차단하면 전체적으로는 수질이 개선된다”고 주장했다.

찬성론자들은 준설(못이나 강바닥을 파내는 것)하거나 보를 건설해 경부운하가 완공되면 남한강과 낙동강에 추가로 상당량의 물이 확보된다고 예상한다. 특히 현재 수량 부족으로 수질이 크게 악화된 낙동강의 수질이 크게 개선된다는 것이 찬성론자들의 주장이다. 또 바닥에 쌓인 오염물질인 유기 퇴적물을 걷어내면 수질 개선 효과가 뒤따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반대론자인 환경단체 생태지평연구소의 박진섭 부소장은 “경부운하와 함께 식수의 취수 지점을 팔당에서 상류의 북한강 쪽으로 옮기자고 하면서 물이 깨끗해진다는 주장을 펴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2. 깨끗한 식수 공급 대책은
“식수원 다양화 가능” “취수 비용 너무 높아”

이에 대해 찬성론자들은 취수 지점을 이동하려는 이유에 대해 “깨끗한 물을 공급할 수 있는 상류 취수는 언젠가는 해야 할 사업으로 운하 건설과 상관없이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천 바닥의 모래층을 통해 자연스럽게 여과되는 물인 ‘강변여과수’ 등 간접 취수를 거론하는 것도 운하 건설로 수량이 풍부해지면서 더욱 수질이 좋은 물의 활용이 가능해진다는 것일 뿐 하천 취수를 완전히 대체하자는 뜻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들은 한강 양화, 미사리, 토평, 뚝섬 등에서 이미 강변여과수 활용에 적합한 충적층이 발달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반대론자들은 수질 오염을 일으킬 수 있는 선박 사고라도 나면 대체 식수원이 없는 한강과 낙동강 주변 주민들은 속수무책이라고 우려한다. 박 부소장은 “강변여과수 시설에서 하루 6만 ㎥을 얻기 위한 취수시설 비용은 600억∼800억 원에 이르고 시설 자체의 수명도 15∼20년에 불과해 경제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3. 생태계 영향은 어느 정도
“인공수로 비율 10% 안돼” “바닥 준설 하천 파괴”

경부운하 건설 계획에 따르면 예상 사업비의 절반인 8조3000억 원가량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낙동강과 남한강 바닥의 골재를 긁어내야 한다. 또 남한강과 낙동강 사이에 인공수로와 터널을 뚫기 위해서는 단단한 암반층 굴착도 필요하다.

이에 대해 반대론자들은 생태계 파괴는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운하 주변을 콘크리트로 마무리하고 대대적인 하상 굴착을 하다 보면 기존 생태계가 파괴되고 수질 악화가 뒤따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찬성론자인 황기연 홍익대 건설·도시공학부 교수는 “한반도 대운하는 독일의 MD 운하 같은 인공수로가 아닌 자연하천을 사용하는 것”이라며 “경부운하가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라고 반박한다. 전체 540km 중 40km에만 인공수로가 만들어지며 나머지는 자연 하천을 그대로 이용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운하 건설은 퇴적물 때문에 원래보다 좁아진 수로의 폭을 원상회복하는 자연친화적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4. 선박 사고 위험 얼마나
“도로보다 위험 덜해” “해외서도 잇단 사고”

반대론자들은 독일주운협회의 자료를 인용해 “라인 강, 마인 강, 다뉴브 강의 선박사고 건수는 1999년 한 해 동안 총 519건에 이른다”며 “하루에 1건 이상 사고가 발생하고 km당 0.26∼0.44건의 선박사고가 발생하는 꼴”이라고 밝혔다.

독일에서는 2001년 8월 유조선이 파손돼 라인 강 30km가 기름 범벅이 되었고, 그해 11월엔 1800t의 살페터염산을 싣고 가던 화물선에 불이 나기도 했다.

하지만 찬성론자들은 일반 도로에 비해 선박사고 위험이 월등히 적다고 한다. 가령 서울 강변북로(28.5km)에서 연간 발생하는 평균사고 건수를 독일 운하의 총연장 길이인 5300km로 환산해 비교하면 연간 약 22만 건의 사고가 발생한다는 게 찬성론자 측의 설명이다. 또 선박에는 유독성 물질을 싣지 못하도록 하는 법을 만들면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반대론자들은 “선박의 사고 빈도는 낮을 수 있지만 한 번 사고가 나면 피해가 크다”며 “오염 물질이라도 유출되면 대응책이 없다”고 재반박한다.

또 반대론자들은 운하를 운영하기 위해 상시적으로 수심을 6∼9m로 유지하다 보면 집중호우 발생 시 하천 수위가 급속도로 높아져 주변 지역에 홍수 피해가 커진다고 예상한다.

찬성론자인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이에 대해 “운하 건설로 강바닥을 준설하고 제방을 높게 쌓으면 저류량을 9억3000만 ㎥ 증가시킬 수 있어 홍수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반박했다. 또 집중호우 때 유출되는 토사가 흘러갈 수 있도록 하는 배사구(물을 흘리면서 모래가 따라 나오게 하는 구멍)를 댐이나 보에 설치하면 홍수 시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 글 | 정세진 동아일보 기자 ㆍmint4a@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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