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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연구, 주도권 놓지 않았습니다”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환자 맞춤형 배아 줄기세포 연구가 조작으로 밝혀진 지 꼬박 2년이 지났다. 세계 줄기세포 연구를 선도한다는 국민적 자긍심도 한 순간 무너졌다. 국제 학계로부터는 불신의 벽이 생겼고 줄기세포 연구자들은 의기소침해졌다. 더 이상 줄기세포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가 주도권을 잡기는 어려워 보였다.





줄기세포 연구성과 2배나 늘었다
그러나 김동욱(47) 과학기술부 세포응용연구사업단 단장(연세대 의대 교수)은 “황우석 사태 이후에도 국내 줄기세포 연구는 오히려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실제로 사업단이 과학논문색인(SCI)에 게재한 논문은 황우석 사태 이전인 2005년 4월부터 2006년 3월까지 60편에서 이듬해 같은 기간 동안 90편으로 늘어났다. 또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게재된 SCI 논문은 모두 124편으로 황우석 사태 이전보다 2배나 증가했다.

김 단장은 “기업은 제품의 품질로 승부하듯 연구자는 논문을 통해서 말한다”며 “그동안 줄기세포 연구의 핵심인 분화기술에서 국제 학계의 주목을 끌만한 성과들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당뇨병 치료에 쓰이는 인슐린 분비성 췌장세포, 파킨스병을 치유하는 도파민 신경세포, 심장혈관 관계 질환에 사용되는 혈관내피 세포를 인간 배아 줄기세포에서 분화시키는데 성공했다. 이밖에도 신경계 및 심혈관 질환에서 줄기세포의 효능에 대한 우수한 성과들이 ‘네이처 메디슨’이나 ‘스템 셀’ ‘순환’ 같은 국제학술지에 소개됐다.


우리나라 줄기세포 연구의 사령탑을 맡고 있는 김동욱 단장

따라서 김 단장은 “국내 연구자들이 줄기세포 주도권을 잃어버렸다는 얘기는 사실과 다르다”며 “수많은 줄기세포 기술 가운데 하나인 체세포 핵이식 줄기세포 연구가 줄기세포 연구의 전부인양 비쳐진 탓이 크다”고 설명했다. ‘사이언스’나 ‘네이처’지 표지 논문 게재와 같은 홈런을 치지 못했을 뿐, 2루타나 3투타 같은 장타는 꾸준히 치고 있다는 얘기다.

김 단장은 “아직도 많은 언론과 일반인들이 황우석 전 교수팀만 줄기세포 연구를 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과학기술부 세포응용연구사업단만 하더라도 53명의 연구책임자와 630여명에 이르는 연구자들이 줄기세포 연구를 해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반영하듯 2007년 7월 국제학술지 ‘셀 스템 셀’은 한국인 연구자의 인간배아 줄기세포 분야 논문 발표 건수가 세계 4위라고 발표했다.




공개검증으로 신뢰를 회복했다
김 단장은 “논문 조작 사건 직후 학술대회가 열릴 때마다 외국 학자들에게서 ‘한국 스캔들’(Korean scandal)이란 얘기를 들었다”며 “그만큼 국제 학계의 신뢰회복을 위해 고군분투했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국내에서 확립된 줄기세포주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줄기세포주를 공개적으로 검증하고 보관하는 ‘줄기세포주 은행’(http://koreastemcellbank.org)을 개설했다. 현재 이 은행에는 32개의 세포주가 공인을 받았다. 또 국내 줄기세포 연구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수차례 워크숍을 개최했고 세포주 교육 훈련과 분양을 196회나 실시했다.

2007년 2월에는 국제 줄기세포포럼에 가입해 줄기세포의 국제표준화 공동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6월에도 세계인간프로테움기구 줄기세포 이니셔티브에 김 단장이 공동의장으로 취임해 줄기세포 단백질체의 기능분석을 주도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우리나라의 연구조작 사건에 대한 오명은 어느 정도 회복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7년 12월 한국을 찾은 윌머트 박사는 “과거 황 박사와의 공동연구에서 얻은 성과는 아무것도 없었다”며 “한국의 세포응용연구사업단과 새로운 공동연구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때 윌머트 박사와 김동욱 단장이 만나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다.

김 단장은 “고교 3학년 때 철봉을 하다가 어깨를 다쳐 집에서 몇 개월 쉬게 된 것이 계기가 돼 신체 구조나 생체 회복에 호기심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김 단장은 고려대 유전공학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일본 동경대에서 생명체의 발생과 분화를 다루는 생명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뒤 미국 예일대 의대와 하버드대, 남가주대 등지에서 연구를 하면서 줄기세포 연구에 눈을 떴다.

“줄기세포 연구의 가장 큰 매력은 기초와 응용연구를 모두 다룰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발생학과 질병원인의 메커니즘에서 세포치료제나 신약개발에 이르기까지 기초과학과 응용기술을 함께 다루는 종합학문이죠.”

숯 검댕이 같던 김 단장의 눈썹이 연구단 단장을 맡은 뒤로 흰 눈썹이 돋아나는 것도, 그에게는 흥미로운 연구 주제다.

<출처:과총 STS observer>
| 글 | 서금영 기자 ㆍsymbious@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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