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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화재 “기와가 화 키웠다”






지난 2월 10일 방화로 인해 국보 1호인 숭례문 2층 누각이 소실됐다. 전문가들은 600여년간 모진 비바람을 막아준 기와가 목재 건물인 숭례문의 피해를 더 크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기와는 불이 난 곳에 물이 닿지 않도록 화재를 키웠고 화재가 진행된 뒤에는 불이 폭발적으로 커지게 만드는 스위치 역할을 했다.

화재는 표면화재와 심부화재로 나눌 수 있다. 표면화재는 탈 것 외부에 불이 붙어 눈에 보이는 화재고 심부화재는 불꽃은 보이지 않지만 탈 것 내부에 연소가 진행 중인 상태다. 목재는 심부화재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재질이다. 숯이 불꽃이 보이지 않은 채 열기를 내뿜을 수 있는 이유도 숯 안쪽이 천천히 불타고 있기 때문이다.

불이 나기 위해서는 탈 것, 산소, 열이 필요하다. 심부화재는 탈 것과 열은 충분한데 산소가 부족한 경우다. 숯불을 살릴 때 바람을 불어주는 이유도 공기순환을 도와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서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라는 불조심 표어도 심부화재를 조심하라는 의미다. 산소를 차단하거나 탈 것 외부의 온도를 낮춰 불을 끄더라도 안쪽에는 열과 탈 것이 남아있다. 산소가 공급되고 안쪽에 모인 열이 탈 것 밖으로 전달되면 2차 발화가 일어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산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모래를 덮어(산소차단) 불을 끄더라도 바람에 모래가 날아가거나 짐승이 파헤치면 내부의 열 때문에 다시 불이 붙을 수 있다.





숭례문 화재 발생 초기 불꽃이 보이지 않고 연기만 나던 상황도 마찬가지다. 이해평 강원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숭례문 2층 지붕을 덮은 기와 때문에 공기 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불꽃이 커지지 않았을 뿐”이라며 “무조건 기와를 들어내는 진화 방법이 능사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지붕 아래 밀폐된 장소의 화재는 산소가 부족해 천천히 진행되는데 기와를 들어내면 갑자기 산소가 유입돼 불꽃이 커진다는 이유다.

이 교수는 갑자기 2층 지붕에서 불길이 치솟은 현상에 대해 “기와를 제거하는 순간 굴뚝 효과로 인해 불길이 치솟았을 것”으로 추측했다. 굴뚝 효과 또는 백드래프트 효과로 불리는 이 현상은 화재 현장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 닫힌 방안에서 화재가 진행됐을 때 연기를 빼내겠다며 창문을 열면 부족했던 산소가 공급돼며 불길이 치솟는다. 소방관이 불난 집에 진입할 때 문을 열고 바로 들어가지 않고 벽에 붙은 뒤 문을 여는 이유도 산소가 유입되는 문을 향해 폭발적으로 뿜어 나오는 불길을 피하기 위해서다.

종로 소방서의 한 관계자는 “화재가 진척된 상황에서 아무런 대책 없이 기와를 들어낼 수는 없다”며 “기와를 뜯어냈다면 물을 지붕 안쪽으로 직접 투입해야 할 만큼 급한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 글 | 전동혁 기자ㆍjermes@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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