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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배아줄기세포 첫 등장 10년


올해로 인간 배아줄기세포가 만들어진 지 10년이 됐다. 1998년 11월 미국 위스콘신대 제임스 톰슨 박사는 사람의 난자와 정자가 만나 생긴 수정란을 실험실에서 배양해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데 처음 성공했다.

지난해 줄기세포 분야 국제저널 ‘셀 스템셀’에 따르면 인간 배아줄기세포 관련 연구논문 수에서 한국은 세계 4위를 차지했다. 한때 논문 조작 사건이라는 뼈아픈 경험을 했지만 국제학계에서 한국이 점점 위상을 회복해가고 있다는 증거이다.



동물실험으로 난치병 효능 확인 중
고려대 김종훈 교수팀은 최근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췌장세포로 분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 췌장세포를 당뇨병에 걸린 생쥐에 이식하자 인슐린이 분비됐다. 그 결과 생쥐는 혈당수치가 낮아지고 정상 체중을 회복했다.

김 교수는 “인간 배아줄기세포의 당뇨병 치료 가능성을 실제로 동물실험에서 확인한 건 우리가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라며 “이식된 세포의 잠재적 부작용을 검토하고 면역거부반응을 없애기 위한 기술개발도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줄기세포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는 난치병 치료. 이를 위해 줄기세포를 필요한 장기의 세포로 분화시켜야 한다. 여러 장기 중 췌장세포는 특히 분화시키기 어렵다. 관련 논문이 10여 편에 불과하다.

포천중문의대 정형민 교수팀은 지난해 인간 배아줄기세포에 동물 유래물질이나 화학물질을 넣지 않고 혈관세포로 분화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세포를 뒷다리 혈관이 손상된 생쥐에게 이식했더니 새로운 혈관이 만들어졌다.

정 교수는 “2, 3년 내에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세대 김동욱 교수팀은 최근 생쥐와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세계 최고 순도(약 85% 이상)의 도파민 신경세포로 분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 세포를 파킨슨병에 걸려 제자리에서 빙빙 도는 이상 행동을 보이는 생쥐의 뇌에 이식한 결과 생쥐의 행동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한국산 세포 불신 거의 회복
현재 과학기술부 세포응용연구사업단(단장 김동욱 교수)이 확보하고 있는 인간 배아줄기세포주는 총 41개다. 서울대병원과 차병원, 미즈메디병원 등에서 불임치료 후 폐기될 예정인 수정란에서 뽑아낸 것이다. 41개 세포주 가운데 16개가 현재 연구용으로 공급되고 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국내에서 만든 인간 배아줄기세포로 실험한 연구 결과를 제출하면 심사위원들이 “다른 나라에서 만든 세포로 다시 실험해 보라”고 권유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만큼 ‘한국산’ 세포에 대한 불신이 깊었다는 얘기다.

김동욱 교수는 “지금은 불신이 거의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인간 배아줄기세포의 확립은 물론이고 이를 유지, 보관, 관리하는 기술도 최근 세계 수준급으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최근 세포응용연구사업단은 줄기세포주은행을 개설했다. 앞으로 국내에서 만든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엄격한 검증 절차를 거쳐 선별하고 관리하게 된다.





연구 예산 중 기초연구 예산은 절반뿐
줄기세포 상용화를 서두르다 기초연구에 소홀해지는 상황은 경계해야 한다. 한양대 박장환 교수는 “사실 과거에는 줄기세포를 일단 이식하고 겉으로 나타나는 현상만 추적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며 “실제로 몸 안에서 어떤 작용이 일어났는지를 기초연구로 상세히 밝혀야 줄기세포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재 국내 줄기세포 연구의 연간 예산 약 340억 원 가운데 기초연구에 투입되는 건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김동욱 교수는 “줄기세포 분야의 세계 추세는 기초연구로의 회귀”라며 “임상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기초연구 기반을 다지지 않으면 상용화는 더 늦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 글 | 임소형 기자ㆍsohyung@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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