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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공룡 찾는 행복, 모래폭풍도 못막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이융남 박사는 2006년 몽골 고비 사막에서 발견한 타르보사우루스 공룡의 ‘위석’ 화석에 대한 그림 작업을 최근 끝냈다. 이 박사는 “새의 모래주머니 역할을 하는 위석이 대형 육식공룡에서 나온 것은 매우 드물어 흥미 있는 연구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4월에는 지난해 발굴한 수 t 규모의 화석을 추가로 한국에 들여올 예정이다. 이 박사는 2006년과 2007년 두 차례에 걸쳐 세계적인 공룡학자인 필립 커리 캐나다 앨버타대 교수, 루이 제이콥스 미국 서던메소디스트대 교수를 비롯해 6개 나라의 공룡학자들로 구성된 국제 발굴단을 이끌고 고비 사막을 찾아 발굴 작업을 벌였다. 한 번에 40일 가까이 계속되는 발굴은 2011년까지 매년 한 차례씩 이어질 예정이다.

섭씨 50도의 사막… 전갈과 흡혈진드기…

그래도 ‘보물’ 품은 노다지의 땅

GPS 기기-컵라면 들고 수천km 뒤져

아시아 최대 육식공룡 등 발굴 성과



고비 사막은 공룡화석의 천국
“1996년 미국에서 귀국하자마자 국제 공룡발굴단에 참가해 고비 사막에 갔어요. 공룡 화석의 천국이었던 고비에 매료돼 꼭 다시 돌아오겠다고 마음먹었죠.”

이 박사의 꿈은 10년 만에 이뤄졌다. 화성시가 시화호 공룡알 화석지에 공룡박물관을 짓기로 결정하고 박물관과 연계된 발굴사업을 이 박사에게 의뢰한 것이다.

고비 사막은 거친 돌과 모래로 뒤덮인 황무지다. 길도 없어 발굴단은 튼튼한 러시아제 군용 트럭을 타고 사막을 횡단해야 했다. 그러나 공룡학자들에게는 그 땅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는 곳이다. 공룡이 살았던 중생대 지층이 잘 드러나 화석을 찾기 쉽고 보존 상태도 좋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공룡 발자국은 많이 나오지만 뼈 화석은 드물게 발견된다.

“지난해 발굴 때는 차로 약 3200km를 달렸어요. 길이 험해 이동에만 10일이 걸렸죠. 낮에는 섭씨 50도에 달하다 밤에는 영하로 떨어지고 씻을 물이 없어 양치만 겨우 했어요. 아침저녁으로 느끼한 양고기만 먹었던 게 가장 힘들었어요.”






사막에 모래폭풍이 불면 2, 3일은 텐트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옷이고 몸이고 모래가 가득하고 각막염에 걸리는 사람도 있다. 텐트 밑에서 뱀이나 전갈이 기어 나오고 흡혈진드기에게 피를 빨리기도 한다. 그래도 공룡에 매료된 과학자들은 고비 사막을 찾는다. 이 박사는 “아침에 베이스캠프에서 나와 황량한 계곡을 누비며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기기와 컵라면 하나 들고 화석을 찾는데 그때가 가장 즐거운 시간”이라고 말했다.

화석은 빙산의 일각처럼 지표에 보일락 말락 노출되어 있다. 필요한 것은 ‘좋은 눈’이다. 좋은 화석을 찾아 사막과 계곡을 헤매다 보니 때론 길을 잃는다. 이 박사도 지난해 고비 사막 한가운데서 오전 4시까지 헤매다 유목민을 만나 겨우 캠프로 돌아온 경험이 있다.

“다음 날 보니 천길 낭떠러지를 헤매고 있었어요. 조금만이라도 실수를 했다면 큰일 날 뻔했죠.”




덩치 큰 용각류는 발굴에만 2주 걸려
고생한 만큼 발굴 성과도 좋았다. 2006년에는 티라노사우루스의 조상 격인 타르보사우루스의 엉덩뼈와 꼬리뼈를 거의 완전한 형태로 발굴했다. 아시아의 대표적인 대형 육식공룡인 타르보사우루스는 티라노사우루스보다 300만 년 전에 살았고 조금 더 작다. 작년에는 대형 용각류(목이 긴 공룡)의 몸통을 거의 통째로 발굴했다. 목뼈부터 꼬리뼈 일부까지 붙은 덩치가 워낙 커 모두 발굴하고 뼈를 분리하기까지 14일이나 걸렸다. 이 박사는 “이 시대의 지층에서 용각류 화석이 나온 건 처음이기 때문에 확실하게 신종 공룡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서로 붙어 있는 큰 화석은 운반하기 위해 적당하게 조각내 석고를 입힌다. 작은 화석은 상자에 담는다. 지난해 발굴에서의 수확은 70여 개의 석고 재킷과 상자 20여 개다. 2006년에도 비슷한 양의 화석을 발굴했다. 타르보사우루스와 ‘목이 긴 공룡’ 외에도 타조공룡, 갑옷공룡, 악어, 거북 등 다양한 화석을 발굴했다. 현재 공사 중인 경기 화성시 공룡알 화석지의 실험실이 4월에 완공되면 그곳에서 발굴한 화석에 대한 연구가 시작될 것이다. 화석 소유권은 몽골에 있지만 우리가 발견했기 때문에 연구나 장기 전시에 대한 권리를 얻을 수 있다.

“고비 사막 화석을 바탕으로 공룡이 알을 깨고 나와 죽을 때까지의 일생을 생생하게 볼 수 있는 공룡생태박물관을 화성시 공룡알 화석지에 만드는 게 목표예요. 사막에 가는 게 아무리 힘들어도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내가 운이 좋은 것 아닌가요.”




머리뼈 - 이빨 화석 가장 중요
공룡 화석에서 학술적으로 가장 가치가 높은 부위는 무엇일까? 이융남 박사는 “일반적으로 머리뼈가 가장 귀하다”고 말했다. 머리뼈는 워낙 복잡해 모양이 다양하고 어떤 종류의 공룡인지 확실하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초식공룡은 이빨 화석의 가치가 매우 높다. 왜냐하면 각기 다른 초식공룡들은 생김새만큼이나 이빨의 모양도 다르기 때문이다.

척추와 엉덩뼈, 다리뼈도 가치 높은 부위다. 공룡의 크기, 형태, 종류 등을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가치가 낮은 부위는 갈비뼈다. 갈비뼈에서 얻을 수 있는 해부학적 정보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공룡의 피부 화석이나 깃털 화석이 주목받고 있다. 당연히 머리부터 발끝까지 통째로 발견될수록 가치가 높다.

| 글 | 김상연 기자ㆍdream@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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