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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의 아버지 페니실린


페니실린을 발견한 알렉산더 플레밍은 인류에게 항생물질이라는 매우 유익한 선물을 안겨줬다. 그는 1918년부터 성메리병원에서 소독제가 가진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이상적인 항균물질을 찾기 시작했다. 기존 소독제는 박테리아와 싸우는 백혈구도 파괴해 치료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플레밍의 연구습관은 독특했다. 미생물을 연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실험에 사용한 배양접시는 즉시 소독제에 담군 후 세척하는 것이 규칙이었다. 그러나 그는 배양접시를 2-3주 그대로 놓아두곤했다. 그래서 40-50개의 배양접시가 실험대에 쌓이면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이상한 현상이 없나 살핀 후 처리했다. 그래서 주위 사람의 눈에 플레밍은 ‘게으른’ 과학자였다.

1921년 플레밍은 지저분한 실험실에서 눈물 콧물을 박테리아와 함께 배양한 접시를 동료에게 보여주었다. 이들 분비물 근처의 박테리아가 죽어있었다. 그는 박테리아를 녹여버리는 성분이 계란 흰자위에도 있음을 발견했다. 결국 플레밍은 1922년 박테리아의 세포벽을 파괴해 감염을 막는 라이소자임의 발견자가 됐다. 플레밍은 페니실린을 발견한 후까지도 라이소자임의 작용메커니즘을 규명하려 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1928년 여름 휴가를 떠나기 전 플레밍은 포도상구균에 대한 글을 써달라고 청탁받았다. 그는 원고를 쓰면서 문헌에 발표된 애매한 내용을 분명히 할 생각으로 몇 종류의 균주를 배양해 실험했다. 그리고 배양접시를 실험대 구석에 방치해 둔 채 휴가를 떠났다. 당시 바로 아래층 실험실에서는 곰팡이 알레르기 치료방법을 연구하고 있었다. 그 실험실의 곰팡이가 플레밍 연구실 창문을 넘어와 배양접시를 오염시켰다.

9월 3일 휴가에서 돌아온 플레밍은 세척을 하려고 배양접시를 소독제 속에 넣다가 우연히 오염된 곰팡이 주위의 박테리아가 죽어있는 반점을 발견했다.

플레밍은 아침이면 다른 실험실을 찾아다니며 대화를 하는 것이 습관이었다. 바로 그날 아침에도 다른 실험실에 들러 “이상하게 곰팡이 주위의 박테리아가 죽어있다”는 말을 했다. 주위 사람들은 플레밍을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게을러서 오염시킨 곰팡이가 도대체 어떻다는 말인가. 그들은 자신들이 좀더 가치있는 연구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플레밍의 얼굴을 멀건히 쳐다볼 뿐이었다.




미생물학자인 플레밍은 배양접시를 오염시킨 곰팡이를 플라스크에 넣어 배양했다. 이미 그 곰팡이가 페니실리움 속(屬)에 속한다는 것을 알고 배양 플라스크에 페니실린(penicillin)이라고 적어놓았다.

그는 배양액을 사용해 여러 균주의 효과를 시험했다. 라이소자임보다는 연쇄상구균 포도상구균 폐렴균 뇌막염균 등 많은 균에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플레밍은 배양액 속에서 항균력을 보이는 물질을 분리하지 못했다.

의사이기도 했던 플레밍은 페니실린의 임상적 가치를 확인해 보았다. 페니실린은 상처부위까지 침투하지는 못했다. 토끼에게 주사후 혈액을 확인한 결과 너무 빠르게 항균력이 소실돼 버렸다. 페니실린 배양액을 비강염증환자와 패혈증 조짐이 있는 다리절단 환자에게도 시험해 봤다. 그러나 효과가 없었다. 폐렴균이 감염된 각막염환자는 효과가 있었는데도 그냥 지나쳐 버렸다.

플레밍은 1929년 2월 13일 성메리병원 세미나에서 페니실린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접종과에서 생산하던 파이퍼균 백신 제조시 포도상구균의 오염을 제거하는 데 페니실린이 사용가능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을 뿐이었다.

이로부터 11년이 흐른 1940년 옥스퍼드대의 하워드 플로리와 언스트 체인은 아주 불순한 1백mg의 페니실린 분말을 얻은 연구를 시작으로 흡착크로마토그래피를 도입해 순수한 페니실린을 대량으로 얻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살린 페니실린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강건일 교수의 ‘페니실린, 2차세계대전의 승패를 좌우한 최초의 항생물질’에서 발췌 및 편집>
| 글 | 편집부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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