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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에서 탄생하는 항생제


알렉산더 플레밍이 곰팡이에서 페니실린을 발견하기 전까지 푸른곰팡이는 빵이나 떡에 피어 못먹게 만드는 천덕꾸러기로 여겨지고 있었다. 사실 세계 최초의 항생제 페니실린은 푸른곰팡이의 학명(Penicillium)을 딴 이름이다.

곰팡이는 한편으로 인간에게 해를 주지만 많은 곰팡이들은 항생제를 비롯한 의약품을 만드는데 유용하게 사용된다. 푸른곰팡이에 이어 발견된 ‘항생제 생산 곰팡이 제2인자’(Cephalosporium acremonium)는 페니실린과 구조적으로 유사한 세팔로스포린을 생산한다. 현재 이 두가지 항생물질은 연 매출 1백억달러에 이른다. 전세계 항생물질 판매량의 60%를 차지하는 규모다.

이외에도 현재까지 알려진 항생제 종류는 1천여종에 달한다. 동맥경화와 같이 혈관 내에 콜레스테롤이 싸여 혈액의 흐름을 억제하는 고지혈증의 경우 이를 치료하고 예방하는 약제(로바스틴, 심바스타틴, 프라바스타틴)를 곰팡이가 생산해낸다. 매년 약 60억달러가 팔리는 고부가가치 약품이다.




하지만 곰팡이로부터 의약품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먼저 특정 효과가 있는 물질을 생산하는 곰팡이를 찾아야 한다. 예를 들면 항생제를 찾는 경우 보통 흙에서 분리한 곰팡이 중에서 미생물의 생육을 억제하는 물질을 분비하는 곰팡이를 분리해야 한다. 이때 미생물학, 생물학, 화학, 약학, 생화학, 의학 등 많은 관련 분야가 동원돼 약품으로서의 가능성을 평가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합격' 판정을 받은 곰팡이가 곧바로 산업에 응용되는 것은 아니다. 곰팡이가 생산하는 물질의 양은 극미하기 때문에 경제성이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두가지, 즉 곰팡이의 생산능력을 극대화시키는 방법과 곰팡이가 자라는 환경을 최적화시키는 방법이다.

생산능력을 늘리기 위해서는 곰팡이의 관련 유전자를 변화시켜야 한다. 화학 약제를 처리해 인위적으로 곰팡이에 돌연변이를 일으키면 그 중에는 특정 물질을 비정상적으로 많이 만들어내는 돌연변이체가 생기게 마련이다. 푸른곰팡이 돌연변이체의 경우 정상에 비해 1만3천배나 많은 페니실린을 만들어낸다. 최근에는 곰팡이의 유전자에 직접 조작을 가해 곰팡이를 개량화시키는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한편 곰팡이 배양 환경을 최적화시키는 일이 만만치 않다. 영양분(탄소, 질소, 미량원소)과 산소, 적당한 온도, 수소이온농도(pH)를 적절하게 맞추는 일이 필수적이다. 이 중 어느 하나의 조건이라도 잘못 설정되면 기껏 어렵게 찾아낸 곰팡이를 모두 잃어버리기 마련이다.

특히 다른 곰팡이가 같이 자라 기존의 곰팡이를 '오염'시키는 일을 막는 것이 큰 일이다. 그래서 수시로 배양기를 살균하고 이곳에 공기를 보내는 통로에 필터를 장치함으로써 오염을 최소화시켜야 한다. 최종적으로 곰팡이가 생산하는 물질을 분리하고 정제하면 순수한 약품을 얻을 수 있다.

최근에는 곰팡이가 직접 만들어내는 물질에 만족하지 않고 곰팡이에 첨단 유전공학 기법을 가해 사람에게 필요한 물질을 생산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즉 인체에서 아주 미량으로 만들어지는 호르몬이나 성장인자, 그리고 생리조절물질을 만드는 유전자를 곰팡이의 유전자에 인위적으로 결합시켜 곰팡이가 그런 물질들을 생산하게 하는 기술이다.

이런 기술의 대상이 되는 곰팡이로는 주로 효모가 이용된다. 당뇨병 치료제로 사용되는 인슐린, 에이즈 치료제, 에이즈 백신, 간염 백신, 말라리아 백신과 같이 수많은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사용되는 약제를 효모로부터 생산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최병택 연구원의 ‘약주는 곰팡이: 페니실린의 후예들’에서 발췌 및 편집>
| 글 | 편집부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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