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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생태계] GMO 이미 우리 식탁에 오르고 있다


과학기술 생태계

보통 과학기술 뉴스는 ‘표면의’ 연구성과 소개에 그치기 쉽습니다. 주로 ‘누가 뭘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는 내용이죠. 하지만 국가 정책이 항상 ‘이면의’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연구자가 정책을 움직이려고 발로 뛰는 일도 많아졌습니다. 과학기술이 정치, 경제 등 다양한 분야들과 어우러져 생태계를 이루는 모습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영어 과학용어 가운데 하나가 ‘GMO’일 것이다. ‘유전자변형(또는 조작)생물체’(Genetically Modified Organism)로 번역되는 이 용어는 농작물, 식품 등과 결합돼 종종 GM작물, GM식품 등으로 매스컴에 소개되고 있다.

가족의 식탁에 올려지는 음식의 유전자가 변형됐다고 하니 소비자로서는 뭔가 모르게 찜찜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10여 년 전 GMO에 대한 논란이 사회적으로 벌어지던 시절 소비자들이 GMO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던 이유다.

최근 GMO가 다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말 국내 식품업계가 GM 옥수수를 수입하겠다고 밝힌 것이 계기였다. 한국전분당협회 4개 회원사가 공동구매 형식으로 5월 전분 및 전분당 원료로 GM 옥수수 5만여t을 수입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조만간 우리는 유전자가 변형된 전분(당)으로 만든 과자, 음료수, 빙과를 먹게 될 상황이다.

이 소식을 접한 많은 소비자들은 다시 한번 찜찜해졌을 법하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GMO를 섭취하고 있다. 다만 얼마나 많은 양인지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없을 따름이다.


2000년 국내 사회단체들이 GMO 농작물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는 장면. 사진제공 동아일보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가 발간한 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GMO 수입은 1998년부터 2005년까지 1조원 규모에 달한다. 콩, 옥수수, 유채를 비롯해 이들을 가공한 된장, 간장 등 총 39개 품목이다.

또 2006년 기준으로 GMO 수입액이 7000여억 원 수준이고, 이 가운데 식용으로 콩이 2400억원(89만t), 옥수수가 500만 원(12t)을 차지했다고 한다. 식용 콩은 99% 이상 식용유 제조에 쓰였다. 사료용 옥수수는 4600억 원(300만t)이었다.

GMO 수입규모는 향후 더욱 늘어날 것이 확실하다. 올해부터 ‘유전자변형생물체의 국가 간 이동 등에 관한 법률’이 발효되면서 정부의 안전성 검사를 통과한 GMO 제품의 수입이 법적으로 보장되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점점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GMO의 인체안전성과 환경위해성에 관한 논란이 세계적으로 아직 종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국민에게 GMO의 수입 현황, 그리고 문제점이 있는지 여부를 알리는데 소극적이다. 과학계에서는 GMO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목소리가 대부분이다. 유럽이 GMO 수입에 대해 현재도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왜 그럴까. 주요 이유는 ‘이해관계’다. 한국은 현재 GMO를 수입하는 단계이지만 향후 수출국으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한국 정부는 GMO를 상품화시켜 국내외에 보급한다는 계획을 구체적으로 진행 중이다. 제초제저항성 벼, 탄저병저항성 고추, 비타민C 고함유 상추, 바이러스저항성 감자, 제초제저항성 잔디 등 다양한 작물이 국내에서 개발되고 있다. 안전성 검증을 마치는 대로 상업화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국내 소비자는 점점 속수무책의 상황에 빠져들 수 있다. 조만간 음식 재료가 100% GMO로 바뀐다고 해도 딱히 대안을 마련하기 어렵다. 정부와 주류 과학계가 ‘친GMO’ 입장을 강하게 표방하는 상황에서 반대 논리를 펴기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문제제기는 계속 이뤄져야 한다. GMO가 우리 가족과 생태계의 건강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현재 주장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 주장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은 몇 세대 뒤에 남아있지 않다.


김훈기 팀장은
과학동아 기자와 편집장을 지냈고, 현재 동아일보 과학면과 동아사이언스 인터넷뉴스를 총괄하고 있다. 과학저널리스트로 활동한지 13년째. 여전히 글이 어렵게 다가오지만 ‘이 길이 내 길’이라는 생각은 굳어져 있다. 생물학(학사), 과학사(석사), 과학정책(박사)을 두루 전공한 만큼 한국 과학기술 현안에 두루두루 관심을 가지며 활동하려고 한다.
| 글 | 김훈기 기자ㆍwolfkim@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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