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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무적 팔과 다리


50년 뒤엔 올림픽 경기에서 더 이상 신기록이 나오지 않는다?
지난 2월 6일 프랑스 생물의학연구소 ‘이르메스’(IRMES)는 인간의 생체능력 한계점을 예언했다. 이르메스는 1896년 아테네올림픽부터 수립된 3000건 이상의 세계신기록을 분석해 그 결과를 과학저널 ‘공공과학도서관생물학’(PLoS Biology)에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올림픽이 최초로 열렸던 1986년 운동선수들은 신체능력의 75%를 사용했다. 반면 현대 선수들은 99% 가까이 신체능력을 발휘한다. 연구를 이끈 장 프랑수아 투생 박사는 “신체의 생리적인 능력을 감안할 때 인간은 한계에 도달했다”며 “아무리 빠른 스프린터라도 100m 육상경기에서 9초 벽을 깨기는 불가능하며 현재 여자 육상 100m 신기록인 10.49초는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투생 박사의 말처럼 인간은 생리적인 능력의 한계 앞에서 무릎을 꿇을까.

선천적으로 초능력을 타고나지 않았지만 최첨단 수트를 입어 초인적인 수준으로 팔의 능력을 높일 수 있다. 현대과학의 힘을 빌리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사진은 영화 ‘아이언맨’의 한 장면.
로봇 팔·다리 입으면 나도 ‘헐크’




생각만으로 움직이는 덱스트라 설명서

구 성 : 팔 삽입장치, 인공 손가락, 신호감지기, 전선
사 용 법 : 팔 끝에 삽입장치를 끼고 이 장치의 신경과 팔 끝의 신경을 연결
뇌신호와 근전도신호를 받은 운동 조절기가 덱스트라의 움직임 조절
사용대상 : 팔꿈치 아랫부분이 잘린 환자
주의사항 : 팔 끝의 신경이 살아 있는 사람만 사용 가능

힘이 세다는 말은 근육이 강하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현재 근력을 키우는 유력한 방법은 꾸준한 웨이트트레이닝이다. 그러나 ‘웨어러블 로봇’(입는 로봇)이 사람을 더 강하고 빠르게 만들어 줄 전망이다. 입는 로봇은 근육이 움직일 때 만들어내는 근육의 수축신호를 감지해 7~8개의 관절 모터를 돌려 팔과 다리의 움직임을 보조한다.





입는 로봇은 일본 츠쿠바대 벤처인 사이버다인의 할(HAL, Hybrid Assistive Leg)과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의 블릭스(BLEEX, Berkeley Lower Extremity EXoskeleton)가 대표적이다.

서울대 의대 김상준 박사는 “HAL을 착용하면 20kg의 물건을 들 수 있던 사람의 체력으로 60kg의 물건도 거뜬히 들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 로봇제작업체인 사이버다인은 HAL을 착용한 사람이 쌀 두 가마니(80kg)를 거뜬히 들어 옮기는 시연을 했다.

블릭스도 뒤지지 않는다. 블릭스는 하체보조기구로 개발했는데, 블릭스를 착용한 사람은 31kg의 등짐을 2kg으로 느껴 무거운 짐도 거뜬히 들 수 있다.

현재 버전5까지 나온 HAL은 허벅다리 안쪽에 붙은 센서가 피부에서 근전도 신호를 감지한다. 사람이 움직이려고 마음을 먹으면 뇌는 근육으로 전기신호를 보낸다. 근육이 실제로 움직이기 전에 피부에 신호가 흐르므로 이를 포착하면 근육이 실제로 움직일 때 보조를 맞춰줄 수 있다.

블릭스를 착용한 사람은 약 4.5kg의 등짐을 져 나를 수 있는 체력으로 약 90kg의 짐을 나르는 ‘슈퍼맨’이 될 수 있다.

근전도 신호를 감지한 HAL은 신호를 증폭해 발목, 무릎, 엉덩이뼈, 팔 등의 관절 모터로 보낸다. 모터가 돌아가며 입는 로봇의 움직임을 조절한다. 때에 따라서는 근육의 수축 정도도 반영한다. 현재 HAL은 신호를 포착한 뒤 입는 로봇의 관절모터가 움직이는 데까지 0.01초도 걸리지 않아 움직이고자 하는 대로 동작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

블릭스는 7가지 동작을 지원한다. 발목과 무릎, 엉덩이를 구부리고 펴는 동작, 엉덩이의 회전운동을 돕는다. 유압장치로 동작을 시작하고 모터 사이에 무선통신이 재빨리 이뤄져 험한 지형에서도 힘을 들이지 않고 무거운 짐을 옮길 수 있다.

입는 로봇은 지형이 험준해도 걷거나 물건을 옮기는 데 유리하다. 군인, 소방대원, 응급요원을 도와 힘든 작업을 하면서도 근육의 피로는 줄여준다. 나아가 재활이나 물리 치료에 사용되면 천천히 걸을 수 있는 환자는 더 빠르고 더 효과적으로 걸을 수 있고, 몸을 움직일 수 없는 뇌졸중 환자나 척수 손상 환자도 스스로 몸을 움직일 수 있다.


‘할’(HAL)은 피부에서 감지한 근전도신호를 로봇의 관절 곳곳에 보내 신체의 움직임을 돕는다. 하체에만 착용하는 블릭스와 달리 HAL은 상체와 하체에 모두 착용할 수 있다.
초강력 모터 심은 무릎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장애인 육상선수 오스카 피스토리우스는 두 다리가 없지만 활 모양의 보철장비를 낀 채 육상경기 트랙을 힘차게 달린다. 그는 장애인이 남아공 대회에서 일반선수와 겨룬 400m 경기에서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달리기 실력이 뛰어나다.

그런데 그는 최근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으로부터 그가 사용하는 탄소섬유 재질의 보철다리가 비장애인과 겨루는 경기에서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베이징올림픽 출전을 금지 당했다. IAAF는 같은 스피드의 선수와 비교해 장비가 에너지를 25% 덜 쓰게 하며 비장애 선수보다 30% 정도 유리하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두 다리가 없어 신체는 불완전하지만 오히려 보철장비를 달고 일반인보다 더 큰 힘을 내고 더 빠르게 달릴 수 있도록 ‘날개’를 단 것.

무릎 아래부분이 없는 피스토리우스는 탄소나노튜브를 재료로 한 인공다리를 이용해 빠르게 달렸지만 무릎 위가 잘린 장애우는 무릎에 모터를 달고 그 아랫부분에 의족을 신어야 한다.

1 인공다리는 다리가 없어 걷지 못했던 장애우에게 움직임이란 자유를 줬다. 2 장애인 육상선수 피스토리우스는 두 다리에 보철 인공다리를 끼고 달려 일반인보다 뛰어난 기록을 냈다.

서울대 의대 정선근 교수는 “다리를 잃은 소머즈가 빠른 속도도 달리려면 의족관절에 모터를 넣어 무릎 힘을 높였을 것”이라며 “세계에서 유일하게 무릎에 모터가 들어 있는 초강력 관절인 ‘파워니’(PowerKnee)가 올해 안에 시판돼 장애인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파워니는 현재 가장 강력한 다리 보철이며 아일랜드의 오서(Ossur)사가 제작했다.

파워니는 자연스럽게 보행할 수 있도록 모터, 배터리 전원, 인공지능을 사용한다. 정상 다리에 부착한 인공장치가 파워니에 근육의 움직임과 수축도, 관절의 회전각도 등의 정보를 전달하면 블루투스 무선통신으로 의족도 정상 다리처럼 움직인다. 파워니를 세계 최초로 시술받은 사람은 전 미 육군 특수부대원인 빌 던햄 씨다. 그는 1989년 파나마에서 임무 수행 중에 오른쪽 다리를 잃었다. 하지만 그는 현재 골프, 항해, 소형 비행기 날리기를 즐기며 활동적으로 살고 있다.

사람의 팔다리 능력을 높여주는 보조기구가 개발되면 스포츠선수와 일반인의 경계가 없어질지도 모른다. 미래에 외골격을 부착하거나 수족을 차고 누구나 몇 백kg의 역기를 들어 올릴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미래의 올림픽은 근력을 키운 운동선수들이 ‘입는 로봇’이나 보철시술을 받고 경쟁하지 않을까. 강해지려는 인간의 욕망이 있는 한 말이다.


무릎에 모터를 단 파워니는 힘차게 내딛거나 착지하는 충격을 견뎌낼 정도로 강력하다.





천하무적 다리 설명서

구 성 : 무릎 모터, 블루투스 송신기, 스테인레스스틸 지지대, 발목관절
사용대상 : 무릎이 잘린 사람
주의사항 : 축구나 럭비 같은 과격한 운동을 하면 제품이 망가질 수 있음




손끝 감(感) 살아나는 인조피부
인조손인 ‘덱스트라’(Dextra)를 만든 미국 럿거스대 윌리엄 크라엘리우스 교수는 “피아노를 자유자재로 연주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덱스트라의 손가락 3개를 마음먹은 대로 움직인다. 나머지 손가락은 시간문제. 그러나 단순히 인조손가락을 움직인다고만 해서 피아노를 연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건반을 두드리려면 손끝에서 접촉감과 압력을 느껴야 한다. 감각점이 없는 인조피부는 형태만 있을 뿐 기능이 없다. 그러나 표면의 거칠기와 압력을 느낄 수 있는 인조피부가 개발된다면 사람처럼 다양한 감각을 느낄 수 있다. 현재 사람 손의 압력감각점 분해능은 1~2mm다. 인조 손가락 한 마디가 대략 10x10mm이므로 인조손가락 한 마디에 필요한 촉각센서는 약 100개인 셈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힘측정 및 평가연구실은 힘과 온도를 감지하는 인조피부를 개발한다. 현재 제작된 센서는 사람의 피부처럼 신축성이 있으며 접촉감과 압력을 감지할 수 있다. 64개의 힘 센서로 이뤄진 촉각센서는 인조손가락에 장착돼 1mm의 분해능으로 3kg의 무게까지 감지할 수 있다.

글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김종호 선임연구원 jhk@kriss.re.kr


인조피부의 촉각센서는 1mm 간격으로 배열돼 인간과 거의 비슷하게 촉각을 느낀다.





촉감 뛰어난 인조피부 설명서

구 성 : 촉각센서 100개 이상, 실리콘
사용대상 : 인공 손가락 사용자
장 점 : 열내구성이 커 200℃까지 견딜 수 있음

| 글 | 목정민 기자 ㆍloveeach@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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