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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잘 흘리고 자주 씻는 사람은 우주 비행 금지!


밥을 먹을 때 마다 흘리는 사람이 꼭 있다. 지구에서는 단지 칠칠치 못한 사람이지만 우주에 가면 위험인물이 된다. 흘린 음식은 우주선의 장비에 고장을 일으키거나 우주인이 숨을 들이쉴 때 빨려 들어갈 수도 있다.

우주에서 식사를 할 때는 최대한 우아하게 먹어야 한다. 입을 벌리고 떠들면서 먹으면 입에서 튀어나온 음식물이 동료들 앞에 떠다닐지도 모른다. 특히 식사를 하다 재채기를 하면 막다른 곳에 부딪힐 때까지 빠른 속도로 계속 날아가기 때문에 재채기는 최대한 삼가야 한다.




우주음식에는 가루를 사용하지 않는다. 재채기가 덜 나게 하려는 이유도 있을 수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가루가 공기 중에 떠다니면 어떤 문제를 일으킬지 모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주음식은 이를 고려해 만든다. 가루나 부스러기가 발생하지 않는 재료를 사용하고 국물이 밖으로 흐르지 않도록 용기 안에 흡수패드를 넣는다. 또 봉지에 든 음식은 지구에서처럼 뜯으면 내용물이 사방으로 튀어나갈 수 있기 때문에 대개 가위로 잘라야 개봉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다.

가루 때문에 연필도 사용하지 않는다. ‘미국에서 많은 돈을 들여 우주용 특수펜을 개발했는데 러시아는 그냥 연필을 쓴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연필로 쓴 글씨는 흑연 가루가 종이에 묻어 나타나는 것인데, 미처 종이에 붙지 않은 흑연 가루는 공중에 떠다닐 수 있다. 그래서 러시아 우주인도 기름과 잉크를 섞은 우주용 특수펜을 사용한다.





우주에서는 자주 씻는 사람도 반기지 않는다. 물이 매우 귀하기 때문이다. 우주에서는 물을 구할 수 없기 때문에 매번 지구에서 가져간다. 그런데 물은 마시거나 씻는 데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숨 쉴 때 필요한 산소를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물을 함부로 사용할 수 없다. 물론 씻거나 마시다가 튄 물방울도 공중에 떠다니기 때문에 장치나 사람에게 위협이 된다.

그래서 샤워를 할 때는 약식으로 스펀지에 따뜻한 물을 적셔 온 몸을 닦는다. 머리를 감을 때도 물이 필요 없는 샴푸로 머리를 감은 뒤 거품만 수건으로 닦는다. 이를 닦을 때도 물 없이 쓸 수 있는 치약을 사용한다. 한때는 밀폐된 샤워실에서 허공을 떠다니는 물방울로 몸을 닦기도 했지만 우주인은 샤워를 마친 뒤에 벽에 묻은 물을 빠짐없이 일일이 닦아내기 귀찮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충치나 큰 흉터가 있는 사람도 우주 비행이 힘들다. 우주는 진공이지만 우주선 내부에는 공기가 있다. 하지만 우주선의 기압은 지상의 6분의 1에 불과하다. 기압이 낮아지면 우리 몸 안에 숨어있던 가스가 팽창하며 ‘체강통’을 일으킨다. 위장이나 뼈에서도 통증을 일으키지만 충치로 생긴 치아의 빈 공간에 있던 공기도 팽창하면 심한 아픔을 느끼게 만든다.

큰 흉터가 위험한 이유도 몸 밖의 기압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3cm 이내의 흉터나 맹장수술은 대개 큰 위험이 되지 않지만 이보다 큰 흉터는 기압이 낮아지면 터질 수도 있다. 우주인을 선발할 때 신체의 상처를 살피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대인관계도 중요한 요소다. 몸의 통증보다 더 심한 병은 마음에 생긴다. 우주비행은 적은 사람과 고립된 공간에서 오랫동안 생활해야 한다. 서로에게서 마음의 위안을 얻어야 하는 셈이다.

실제로 1973년 미국항공우주국 우주실험실인 ‘스카이랩’의 세 우주인은 대화도 나누지 않고 각자 일에만 몰두한 나머지 우주 생활에 염증을 느꼈다. 결국 45일 만에 이들은 임무를 포기한 채 파업을 선언했다. 파업한 지 39일 만에 통제권을 지구로 넘겼지만 국제우주정거장(ISS)에는 정서적으로 안정된 우주인만 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계기가 됐다.

다행히 한국 최초 우주인이 될 이소연 씨가 ISS에 머무는 기간은 1주일에 불과하다. 게다가 수행해야 할 임무도 많기 때문에 우주에서 향수나 염증을 느낄 수 있는 ‘여유’도 없다. 물론 힘든 훈련을 1년이 넘도록 받으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은 낙천적 성격의 우주인이기 때문에 마음의 병에 대한 걱정은 안 해도 되지 않을까.
<출처: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푸른하늘>

| 글 |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ㆍjermes@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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