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척박사 연구소

척척박사 연구소과학이야기제목별로 보기해설이 있는 과학

해설이 있는 과학

최신 소식 속에 담긴 다양한 과학정보에 대한 해설입니다.

어디까지 올라가야 우주여행일까?


“3…2…1…발사!”

로켓 ‘카리’ 호가 지축을 박차고 솟아올랐다. 카리 호는 우주정거장을 지나 대기권의 끝까지 날아간다. 잠깐, 우주정거장을 지나 대기권의 끝으로 가다니. 우주정거장은 우주에 있는 것이 아니었나? 대기권 밖이 우주라고 생각하면 카리 호의 여정은 이해하기 힘들 수 있다.

지구와 우주의 경계는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다. 지구과학이나 대기과학의 관점에서 보면 우주는 대기권이 끝나는 1,000km 상공 외곽부터다. 하지만 100km보다 높이 올라가 열권에만 도달해도 실제 우주와 많이 다르지 않다. 그래서 미국과 러시아는 각각 80km와 100km보다 높이 올라가면 우주인으로 인정해준다. 항공우주의 관점에서 보면 우주의 경계는 대기권 훨씬 안쪽에 있는 셈이다.




한번 카리 호를 타고 대기권의 끝까지 올라가보자. 고도 10km 안쪽에는 기상현상이 일어난다. 구름도 보이고 난류도 생긴다.

10~15km 상공을 지날 때는 주위를 날아다니는 비행기를 볼 수 있다. 비행기는 공기의 힘(양력)을 이용해 떠있기 때문에 비교적 공기의 밀도가 높은 곳에서 날아야 한다. 민간항공기는 대개 고도 10km 안쪽을 비행하며 미국 정찰기인 ‘U-2’는 15km 상공에서도 날 수 있다.

현재 사용 중인 비행기 가운데 가장 높이 나는 기종은 블랙버드(검은새)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SR-71’이다. 이 비행기는 미사일이 닿지 않을 만큼 높은 하늘인 24km 상공에서 날 수 있다. SR-71이 높은 고도에서 비행하도록 설계된 이유는 미사일의 위협을 받지 않고 적진을 정찰할 수 있는 비행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20~30km 상공을 지날 때는 오존층을 거쳐야 한다. 오존층은 태양에서 오는 자외선을 흡수한다.

오존층을 지나면 중간권이라 불리는 50~80km 구간이 나타난다. 지구에 떨어지는 운석이 불에 타 별똥별이 되는 곳이다. 이곳에도 대기가 존재한다. 그래서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운석은 대기와 마찰을 일으켜 온도가 올라가 불에 타게 된다. 대기가 있어 대류현상은 일어나지만 수증기가 거의 없어서 구름 생성 같은 기상 현상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80km 상공을 지나면 열권에 도달한다. 열권에서는 오로라가 만들어진다. 오로라는 태양에서 방출한 플라스마가 지구의 공기분자와 만나 빛을 내는 현상이다. 플라스마는 지구의 자기장에 이끌리기 때문에 극지방에 가까운 고위도 지역에서 나타난다.





만약 카리 호에 사람이 타고 있다면 그 사람은 미국에서 우주인이 될 수 있다. 미국에서는 80km 상공보다 높이 올라가면 우주인으로 인정한다. 국내에서 대한민국 우주인 이소연 씨가 잠정적인 세계 50번째 여성 우주인이었다가 49번째로 정정된 이유도 1986년 폭발사고를 일으킨 챌린저 호에 탑승한 우주인 크리스타 맥얼리티가 80km 상공에 도달하지 못한 것을 근거로 삼았다.

드디어 카리 호가 고도 100km를 돌파했다. 100km는 러시아가 우주인의 자격요건으로 정한 고도다. 사실 100km를 넘어서면 공기가 희박해진다.

200km를 넘자 일부 저궤도위성이 보인다. 저궤도위성은 200~6000km 상공을 돈다. 저궤도위성은 지구의 자전 속도보다 빠른 속도로 90~100분마다 지구를 한바퀴 돌 수 있다. 이 고도에서는 공기가 희박해 대기와 마찰을 많이 일으키지는 않지만 속도가 조금씩 떨어지는 것은 피할 수 없다. 그래서 연료를 사용해 속도를 높이다가 연료가 바닥나면 지구로 떨어져 수명을 다한다. 정지궤도위성보다 수명은 짧지만 정지궤도보다 낮게 날기 때문에 지구 표면을 더 자세히 촬영하기 좋다.

카리 호가 420~430km에 도달하자 국제우주정거장(ISS)이 보인다. ISS는 대기권 안쪽에 있지만 이 고도에서는 중력을 거의 느낄 수 없다. 그래서 ISS 안에 둥둥 떠다니거나 밖에서 우주유영을 할 수 있다.

물론 완전한 무중력이 아니기 때문에 ISS는 지구의 중력에 이끌려 조금씩 낙하한다. 그래서 ISS의 즈베즈다 모듈이 연료를 태워 얻은 추진력으로 고도를 유지한다. ISS가 고도를 유지하고 우주 쓰레기를 피하기 위해 소모하는 연료는 1년에 7,000kg 정도. 그래서 프로그레스 M 화물선이 매년 6차례씩 연료를 실어 날라야 한다.





ISS를 지나 고도 1000km에 이르자 그나마 희박했던 대기가 완전히 사라졌다. 대기권의 끝인 셈이다. 이곳을 돌파하면 지구과학이나 항공우주의 관점에서도 진정한 우주에 도달한 것이다. 사실 이곳에 도달한 우주인은 거의 없다. 달에 다녀온 우주인 외에는 대개 대기권 안에서 임무를 수행했기 때문이다.

대기권을 벗어나 우주에 들어선다고 환경이 갑자기 달라지지는 않는다. 여전히 미약하게 지구의 중력이 영향을 미치고 있고, 대기권과 우주의 경계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 대기권이 끝났는지 정확히 알기 힘들다. 무지개의 색을 ‘빨주노초파남보’라고 말하지만 그 경계를 정확히 찾을 수 없듯, 지구와 우주의 경계도 지구의 중력에 따라 서서히 변할 뿐이다.
<출처: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푸른하늘>

| 글 |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ㆍjermes@donga.com |



내과학상자담기  E-MAIL 프린트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페이스북 RSS

나도 한마디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등록하기

목록


내 당근 보러가기

내 뱃지 보러가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