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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으로 변신한 LED의 유혹




필립스가 1997년 문을 연 프랑스 리옹의 외부조명응용센터(OLAC). OLAC에서는 도로와 가정, 도심에 사용할 조명을 연구하고 실험한다.

'빛의 혁명’이 시작됐다. 거리의 가로등부터 슈퍼마켓 냉동고와 백화점 매장의 조명등까지 램프가 변신 중이다. 지난 4월 6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세계 최대 조명 전시회 ‘라이트+빌딩 2008’에는 조명의 미래를 점칠 수 있는 다양한 제품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코스모폴리스_이산화탄소 줄인 ‘녹색’ 빛
램프에도 친환경 바람이 거세다. ‘녹색 바람’의 선두 주자는 로얄 필립스 일렉트로닉스(이하 필립스). 필립스는 2005년 에너지 효율을 높인 조명 ‘코스모폴리스’를 개발해 현재 유럽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 중이다.

코스모폴리스의 최대 장점은 전기를 덜 먹는다는 것. 1W당 밝기가 120루멘(lm, 밝기 단위)으로 수은등(50lm/W), 나트륨등(90lm/W)에 비해 전력 소모가 적다.

자연히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줄었다. 가로등에 많이 사용되는 250W 나트륨등의 경우 12시간 동안 켰을 때 소모되는 전력 1kW당 이산화탄소가 420g 나온다. 이런 가로등이 1만기 있다면 연간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양은 5000톤 가까이 된다.







지난 4월 6일 열린 세계 최대 조명전시회 ‘라이트+빌딩 2008’에서 필립스는 LED 제품군을 대거 선보였다. 친환경, 저전력, 긴 수명이 LED의 장점.

250W 나트륨등을 140W 코스모폴리스로 교체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연간 2200톤 줄일 수 있다. 이는 자동차 1100대를 운행하지 않거나 나무 11만 5000그루를 심는 일과 같은 효과다.

마크 얀센 필립스 조명사업부 코스모폴리스 글로벌 매니저는 “선진국의 경우 조명에 사용하는 전기에너지가 총 전력의 25%를 차지한다”며 “코스모폴리스는 기존의 나트륨등에 비해 에너지 절감 효과가 뛰어나다”고 밝혔다.

일례로 중국은 120km에 이르는 총킹 도로 조명을 코스모폴리스로 교체해 이산화탄소 1만 6965톤을 줄였다. 국내에서도 안양시가 10차선인 1번 국도에 코스모폴리스를 가로등으로 설치해 전기료를 40% 줄였고, 과천시는 250W 나트륨등 106기를 코스모폴리스로 교체해 연간 5000만kWh를 절감했다.

한편 코스모폴리스는 도시의 밤을 지키는 ‘무인 파출소’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특유의 노란빛 때문에 사물의 식별력이 떨어지는 나트륨등과 달리 코스모폴리스는 백색을 띠기 때문이다. 코스모폴리스는 실제 색상을 약 65%까지 구현한다. 실제로 영국 런던 동부의 레드브리지 자치구는 나트륨 가로등 2만기를 코스모폴리스로 교체한 결과 범죄 발생률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LED_‘빛의 혁명’ 이끌 차세대 조명
“LED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조명이 우리 삶을 바꿔 놓을 것입니다.” 루디 프로부스트 필립스 부회장 겸 조명사업부 CEO는 기조연설에서 LED가 이끌 ‘빛의 혁명’을 예고했다.

LED 발 ‘혁명’은 이미 현재진행형이다. 필립스는 이번 전시회에서 가정, 사무실, 도로, 호텔, 레스토랑, 슈퍼마켓, 백화점 매장 등에 사용할 수 있는 LED 제품군을 대거 선보였다. 필립스뿐만 아니라 ‘에너지 절약’ ‘친환경’ ‘그린 이노베이션’ 같은 문구는 전시회 부스 대부분을 장식했다. 백열등과 형광등의 뒤를 이어 LED가 조명계의 ‘왕좌’를 꿰찰 것이 분명했다.


영국 런던 동부의 레드브리지 자치구는 가로등을 코스모폴리스로 바꾼 뒤 에너지를 절약할 뿐 아니라 범죄 발생률까지 줄였다. 코스모폴리스 설치 전(위)과 설치 후(아래).



슈퍼마켓 냉동고 조명으로도 LED가 인기다. 형광등에 비해 열이 덜 나고, 영하 20℃ 아래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LED의 약진에는 이유가 있다. LED(Lighting Emitting Diode, 발광다이오드)는 전류가 흐르면 빛을 내는 반도체다. +와 -의 전기적 성질을 가진 두 화합물이 접합해 전기가 흐르면 빛을 만든다. LED는 일종의 전자회로이기 때문에 컴퓨터 조작으로 손쉽게 색을 조절할 수 있다. 가시광선뿐 아니라 적외선, 자외선까지 현재 LED가 표현할 수 있는 색은 1700만 가지가 넘는다.

납이나 수은을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기도 하다. 또 백열등의 10분의 1, 형광등의 절반 정도 전기면 똑같은 밝기의 빛을 낸다. 수명은 더 길어졌다. 백열등의 경우 최대 4000시간을 버티는 반면 LED는 적어도 5만 시간동안 사용할 수 있다.


스폿 LED. 자외선이나 적외선을 방출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필립스는 지난해 말 뉴욕 타임스퀘어 중앙에 큰 공 모양의 장식물을 9500개가 넘는 LED로 꾸며 눈길을 끌었다. 이전까지 백열등과 할로겐등 600개로 장식하던 것을 LED로 바꿔 더 밝고 화려한 조명을 탄생시켰다.

한 가지 단점이라면 아직까지 LED의 가격이 비싸다는 것. 이에 대해 마크 베뮬렌 필립스 조명사업부 SSL 애널리스트는 “LED의 에너지 효율은 2년마다 2배씩 늘고 있다”며 “수 년 내 LED가 백열등과 형광등을 대체할 만큼 가격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했다.


수중 LED. 등 각도를 10°, 25° 40°의 세 종류로 조절할 수 있다. 분수나 호수를 연출하기 좋다.
숍랩_감성 훔치는 조명 디자인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차로 약 2시간을 달리면 에인트호번이 나온다. 한국 사람들에겐 축구 스타 박지성과 이영표가 뛰었던 PSV에인트호번이란 이름으로 친숙하지만, 사실 이곳은 세계 최대 전자 업체인 필립스가 태어난 곳으로 유명하다. 특히 에인트호번의 ‘하이테크 캠퍼스’엔 필립스의 ‘두뇌’들이 모인 연구소가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그 중 ‘숍랩’(Shop Lab)은 이름처럼 미래의 매장 조명을 연구하는 곳이다. 앞으로 쇼핑은 단순히 물건을 사는 행위가 아니다. 사람들은 매장에서 핸드백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핸드백 주변의 ‘분위기’까지 함께 산다. 이 분위기를 결정하는 것이 조명이다. 간판이 매장의 얼굴이라면 조명은 매장의 표정인 셈.

숍랩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마치 백화점의 고급 매장에 온 듯 착각에 빠진다. 제일 먼저 입구의 쇼윈도가 눈에 들어온다. 숍랩의 쇼윈도는 일반 유리가 아니라 터치스크린형 디스플레이다. 쇼윈도에 손가락을 갖다 대면 화면에 원하는 상품이 뜬다. 쇼윈도 안에 전시된 상품을 바라보기만 해도 상품 주변에 설치된 센서가 눈동자의 움직임을 감지해 쇼윈도에 상품이 나타난다. 매장이 문을 닫은 뒤에도 쇼윈도는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에게 이런 식으로 ‘e카탈로그’ 역할을 계속한다.


‘숍랩’의 쇼윈도 ‘드림 스크린’. 쇼윈도에 손가락을 갖다 대면 원하는 상품이 뜨면서 카탈로그 역할을 한다.



이번엔 시원한 여름 분위기를 내볼까. 플립북을 넘기면 사진과 유사한 분위기의 조명이 매장에 연출된다.

쇼윈도 뒤쪽으로 진열상자 안에는 구두가 놓여 있다. 구두를 들었다 놓을 때마다 상자 위쪽에 달린 조명이 상자 안의 색을 바꾼다. 조명 옆에 달린 카메라가 구두를 찍으면 컴퓨터가 구두 색을 인식해 상황에 따라 적절한 색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번엔 계산대 위에 놓인 달력 모양의 플립북을 집어 들어 한 장을 넘기자 마치 마술처럼 한순간 매장 전체가 붉은색에서 푸른색으로 바뀐다. 두꺼운 종이 사이에 전자태그(RFID)가 들어 있어 플립북의 정보를 무선으로 컴퓨터에 전송한 것. 리처드 반 데어 슬루이스 필립스 리서치 연구원은 “숍랩의 모든 조명은 LED”라며 “비싼 가격으로 매장 인테리어를 바꿀 필요 없이 LED 조명으로 매장을 손쉽게 ‘페인트칠’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것도 손가락의 ‘터치’ 한 번 만으로.

| 글 | 프랑크푸르트, 리옹, 에인트호번=이현경 기자ㆍ uneasy75@donga.com |


진열상자 안의 물건을 들었다 놓을 때마다 상자 안 조명이 자동으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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