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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좌왕 우주야그] 은하계야? 은하야?


유인원이 인간을 노예처럼 부리는 충격적인 미래를 다룬 영화가 있었다. ‘혹성탈출’이라고 불리는 이 영화는 원제가 ‘Planet of The Apes’다. 사실 planet의 우리말은 행성이 맞다. 혹성은 일본식 표현. 우리말을 고려해 영화 제목을 단다면 ‘행성탈출’이 맞는 셈이다.







두 은하가 충돌한 직후의 멋진 모습을 담은 허블우주망원경 사진의 주인공은 ‘아프(Arp) 148’. 큰곰자리 방향으로 5억 광년 떨어져 있는 특이은하다. 사진제공 NASA

행성은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고 태양빛을 받아 빛을 내는 천체로 하늘에서 여러 날 관찰하면 별자리 사이를 이리저리 움직이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지구를 비롯해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 등이 행성이다.

언론에서 사용하는 천문 용어 가운데 어색한 표현도 있다. SF 같은데 나오는 표현이기도 한 은하계가 대표적인 예다. 지난달 24일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허블 우주망원경 발사 18주년에 맞춰 이 우주망원경이 포착한 다양한 외부은하 충돌 장면을 담은 영상 59장을 공개했는데, 일부 언론에서 (외부)은하를 나타내는 용어로 은하계라고 썼다. 은하계는 ‘galactic system’을 번역한 용어인데, galaxy라면 그냥 은하라고 하면 된다. 또 우리 지구가 포함된 은하는 우리은하라고 하고, 나머지 은하는 외부은하라고 하면 자연스럽다.

더 큰 문제는 국어사전에서 발견된다. ‘은하’는 ‘천구(天球) 위에 구름 띠 모양으로 길게 분포되어 있는 수많은 천체의 무리’라고 설명돼 있다. 사실 은하에 대한 국어사전 설명은 여름에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은하수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은하수는 사실 우리은하의 중심부가 하늘(천구)에 투영된 모습이다.

또 국어사전에 ‘은하계’는 ‘은하를 이루고 있는 항성을 비롯한 수많은 천체의 집단. 항성, 성단(星團), 가스상 성운, 성간진, 성간 가스 따위로 이루어져 있다. 태양계는 은하계의 한 부분이다’라고 나와 있다. 이 가운데 태양계가 은하계의 한 부분이라고 한 것은 잘못된 표현이다. 은하계를 (외부)은하라고 할 때 태양계는 우리은하에 속하기 때문이다.





국어사전에서 더 황당한 표현은 ‘우리은하계’를 태양계의 북한어라고 한 것이다(못 믿겠으면 찾아보라). 우리은하계는 그냥 우리은하라는 표현에 가까울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북한에서 이런 표현을 쓴다면 이는 동급이 아닌 천체들인 은하계와 태양계를 동일선상에 놓은 어리석은 일이다.

또 국어사전에서 은하계외성운을 외부은하와 같다고 설명하는 것도 잘못이다. 19세기 말~20세기 초 외부은하가 천구에서 뿌옇게 구름처럼 보인다고 성운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안드로메다은하를 안드로메다성운이라고 표현하는 식이다. 하지만 1920년대 이후 미국의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이 안드로메다를 비롯한 천체가 우리은하 밖에 있는 은하임을 밝혀냈다. 그러니 은하계외성운이란 표현은 100년 이상 지난 구시대적 표현인 셈이다.





영어사전도 문제다. 은하를 은하수와 동일하게 ‘the Milky Way; the Galaxy’라고 쓰고 있다. Milky Way는 은하수이고, the Galaxy는 우리은하라고 하면 맞는 표현이다. galaxy의 뜻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도 ‘성운’이라고 나온 부분은 역시 잘못이다.

지난해 9월에 나온 번역서인 ‘먼지’에는 소성단(小星團)이란 표현이 나와 한참을 고민했는데, 결국 stardust란 말의 번역임을 알 수 있었다. 실제 영어사전에 stardust가 원래 뜻인 우주진(宇宙塵, 우주먼지)과 함께 소성단이라고 나와 있다.

국어사전과 영어사전에서 잘못된 표현은 하루빨리 바로잡아야 한다. 물론 언론에서 우주기사를 쓸 때 표현에 주의하면 좋겠다. 온나라가 광우병, 조류인플루엔자(AI)를 걱정하는 이때 한가롭게 우주기사 걱정을 하는 게 기우(杞憂)라고 치부하지 말기 바란다.

| 글 | 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ㆍcosmos@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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