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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사이언스] 과학기사는 돈이다


요즘 매일같이 오르는 휘발유나 경유값 때문에 속상한 분들이 많을 겁니다.
저희 집도 최근엔 차를 거의 쓰고 있지 않습니다.

2004년 9월 과학동아팀으로 발령받은 지 두 달도 안돼 썼던 첫 특집이 ‘석유대란과 신에너지 혁명’이라는 기사였습니다.
그때도 석유값이 폭등해 참 시끄러웠는데요. 유가가 배럴당 40달러를 넘나들면서 준비한 기사이지요. 과학동아에 온지 얼마 안돼 제 후배 기자들이 고생을 도맡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여기서 놀라운 사실 하나가 있습니다. 당시 석유대란이라는 말을 낳게 한 유가가 배럴당 40달러라는 거지요. 지금 유가가 130달러를 넘어서고 있는데요, 단순 비교를 해도 3배 넘게 오른 셈입니다.

즉 2004년 9월에 석유에 1억 원을 투자했다면 4년도 채 안된 지금 3억원이 넘게 올랐을 겁니다(당시 환율이 1달러당 1200원쯤 했고 지금은 1000원쯤 하고 있으니까 실제 이익은 조금 낮춰야 합니다).

그러나 그때 40쪽 가깝게 기사를 쓰면서 석유대란이 온다고 울부짖었던 저는 석유에 투자할 생각은 조금도 못했습니다. 그 기사를 본 편집부의 어느 누구도 석유를 사진 않았을 겁니다(요즘 인기인 ‘원자재 펀드’가 바로 이것입니다). 그렇게 대박을 안겨줄 수 있었던 기회는 바람같이 지나가고 말았습니다.


과학동아 2004년 10월호
과학 알아야 성공 투자
엊그제 한 유명한 주식형 펀드에서 자산운용보고서라는 것이 날아왔습니다. ‘어떤 원칙으로 어떤 기업에 투자해서 얼마나 수익을 거뒀다’라는 내용입니다. 그냥 뒤적뒤적 보다가 어떤 화학물질 제조회사에 대해 설명한 부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쉽게 말하면 이 회사는 A라는 물질을 생산하는데 이 물질은 다른 제품을 만드는데 얼마나 중요하고, 이 물질의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공정상) 다른 회사가 이 물질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는 겁니다. 화학이나 화학공학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사람이라면 도대체 왜 A가 중요한지 이해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펀드에 돈을 넣는 사람은 그렇다 치고, 이 회사를 골라 실제로 돈을 투자해야 하는 사람은 어떨까요? 이공계가 아니더라도 기초적인 과학기술 지식이나 최소한 관심은 있어야 이 회사의 가치에 눈을 뜰 수 있지 않을까요? 보고서에도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꾸준히 공부해 회사의 가치를 알아냈다라는 말이 있더군요.

흔히 신문을 보는 이유를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알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과학은 이제 더 이상 연구실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닙니다. 신문이나 잡지에 나는 과학기사를 꾸준히 읽다 보면 생각하지도 못한 대박을 낳을 수 있습니다.

P.S. 끝까지 읽어주신 독자님들을 위해 제가 한 종목 찍어드리겠습니다. ‘지구온난화’에 주목하세요. 그렇다고 ‘글로벌지구기후변화 펀드’ 같은 데 투자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 글 | 김상연 동아사이언스 기자ㆍdream@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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