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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화도 생각하고 판단한다


달리기는 물리적으로 보면 ‘충돌’의 연속이다. 지면에 한 발 한 발 내디딜 때마다 몸무게의 2~3배 가량의 충격이 그대로 몸에 전달된다. 몸무게 70kg인 사람이 42.195km를 뛰면 350kg의 펀치로 2만8125번을 두드려 맞는 것과 같은 격. 따라서 달리기를 할 때 자신의 몸에 맞는 운동화를 고르는 것은 꼭 필요하다.

스포츠회사 아디다스의 크리스찬 디베네데또 박사는 사람과 상황에 맞게 자유자재로 변신하는 운동화를 만드는 것이 꿈이다. 몸무게에 따라, 도로의 지면 상황에 따라, 달리는 유형에 따라 달리는 사람에게 필요한 쿠셔닝은 모두 다르다. 쿠션은 발꿈치가 지면에 닫을 때 속도를 줄여 발과 지면 사이의 충격량을 줄여준다. 쿠션이 너무 많이 압축되거나 너무 조금 압축돼도 발에 가해지는 충격이 커져 무릎에 부담을 준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인공지능. 운동화에 인공지능 시스템을 달아 시시각각 쿠셔닝을 판단하고 조절해 신는 사람에게 가장 적합한 신발로 변신하도록 한 것. 운동화에 인공지능 시스템을 장착하려면 우선 시스템의 크기가 작아야 한다.




디베네데또는 철저히 외부와 격리된 채 연구에만 매달리기를 4년. 극비로 제작됐기 때문에 디자이너와 엔지니어 등 개발팀의 7명을 제외하고는 운동화가 어떻게 생겼는지 구경조차 할 수 없었다. 디베네데토 박사팀의 올슨 연구원이 운동화를 신고 복도와 인근 숲을 뛰어다니며 테스트까지 직접 했다. 드디어 2만가지의 상황을 포착하는 센서와 1만가지의 연산을 수행하는 컴퓨터 두뇌를 가진 ‘아디다스 1’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디다스 1을 신으면 우선 옆에 달린 (+)(-) 버튼부터 눌러야 한다. 버튼을 누르면 발광다이오드에 불이 들어오고 그 때부터 인공지능 시스템이 작동을 시작한다. 수은 전지 하나면 인공지능 시스템의 도움을 받으며 100시간은 거뜬히 편안하게 달릴 수 있다.





아디다스 1을 신고 한 걸음 내딛는 순간 발뒤꿈치 위쪽과 아래쪽에 장착된 2개의 마그네틱 센서는 신발과 지면에 가해지는 압력을 측정한다. 센서는 압력에 따라 자기력선의 간격을 0.1mm 단위로 측정해 자기장의 변화를 감지한다. 센서가 측정한 데이터는 마이크로 프로세서로 전달돼 신발의 압력을 계산하고 그에 따라 가장 적합한 쿠션의 상태를 결정한다. 마이크로 프로세서의 계산이 끝나면 그 결과에 따라 마이크로 프로세서에 연결된 모터가 돌아가면서 케이블의 길이가 늘어나거나 줄어든다. 케이블이 늘어나면 플라스틱 쿠션이 느슨해지고, 반대로 짧아지면 그만큼 딱딱해진다. 예를 들어 잔디밭을 달릴 때보다 아스팔트 도로를 달릴 때 플라스틱 쿠션은 더 부드러워진다.




그렇다면 아디다스 1이 쿠션의 상태를 결정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마그네틱 센서는 1초에 1000번씩 자기장의 변화를 측정한다. 마이크로 프로세서는 20MHz 컴퓨터로 센서의 데이터를 1초에 500만번씩 읽고 계산한다. 케이블의 길이를 조절하는 모터는 헬리콥터 날개보다 더 빨리 돌아가며 케이블을 줄였다 늘였다 한다. 이 과정이 연속으로 일어나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뜨거운 난로에 손을 댔을 때 조건반사가 일어나는 정도다. 인간의 무릎 반사 운동보다는 무려 2000배나 빨리 일어난다. 이 때문에 아디다스 1에서는 끊임없이 쿠셔닝이 변하고 있지만 정작 운동화를 신은 사람은 발에 가해지는 압력이 항상 똑같다고 느낀다. 달리는 사람이 미처 깨달을 틈이 없을 정도로 빨리 바뀌는 것이다. 덕분에 아디다스 1을 신은 발은 그만큼 호강한다.

아디다스의 혁신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현재 아디다스 1의 인공지능 시스템을 접목한 인공지능 농구화가 개발되고 있다. 조만간 센서가 내장된 축구공이 오프사이드 여부를 판단하는 경기를 관람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불가능을 모르는 아디다스의 끝없는 도약을 기대한다.


<이현경 기자의 ‘과학으로 승부한다, 아디다스 원 넘버 원’에서 발췌 및 편집>
| 글 | 편집부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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