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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에서 뽑는다


최근 미국 버클리대 화학공학과의 제이 키슬링 교수가 설립한 바이오벤처 ‘아미리스’가 미국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장균에서 석유를 만드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석유는 탄소와 수소로 이뤄진 사슬 모양의 분자인 탄화수소 혼합물이다. 보통 실험실에서는 포도당이나 설탕으로 대장균을 배양하므로 결국 석유를 만드는 대장균은 당분을 탄화수소로 바꿔주는 화학공장인 셈이다. 그런데 원래 대장균은 탄화수소를 만드는 효소가 없다. 따라서 이런 효소를 만드는 정보를 담고 있는 다른 생명체의 유전자를 넣어줘야 한다. 최근 수십 년 동안 생명과학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여러 생명체에서 수많은 효소가 밝혀졌다.

따라서 충분한 생명과학 지식과 정보가 있는 실험실이라면 탄화수소를 합성하는 인공균주를 만들어낼 수 있다. 문제는 과연 이렇게 만들어진 바이오연료가 경제성이 있는가 하는 점이다. 김장독만한 배양액에서 며칠씩 키운 미생물이 고작 커피 한 잔 분량의 석유를 만들어낸다면 학술적으로는 흥미가 있을지 몰라도 산업적으로는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아미리스는 기존 화석연료의 특성을 분석해 그에 맞는 물성을 지니면서도 미생물이 세포 안에서 합성할 수 있는 물질을 선별했다. 그리고 합성생물학 기술로 이 물질을 가장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 대장균의 대사회로를 설계했다. 개발담당 부사장인 네일 레닝거는 아미리스가 현재 탄화수소 연료를 생산할 수 있는 박테리아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미리스는 자동차 연료로 사용되는 가솔린과 디젤을 대체하는 탄화수소 연료뿐만 아니라 비행기에 사용되는 제트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연료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제트연료는 높은 고도에서도 연료가 얼지 않도록 어는점이 낮아야 하고 한 번의 급유로 대륙을 횡단할 수 있게 연비가 높아야 한다.

아미리스의 미생물 세포공장에서 만들어질 제트연료는 기존의 제트연로인 ‘jet-A’의 어는점인 영하 40℃ 보다 더 낮은 영하 57℃의 어는점과 훨씬 더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갖고 있다고 분석됐다. 미국 공군도 새로운 제트연료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2010년까지 최소한 현재 사용하는 연료인 jet-A의 50% 이상을 새로운 제트연료로 대체할 계획이다.










탄화수소 연료를 생산하는 것은 에탄올을 생산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탄화수소는 같은 부피의 에탄올보다 에너지를 30% 더 낼 뿐만 아니라 생산비도 훨씬 낮기 때문이다. 효모가 생산하는 에탄올은 배양액의 물과 섞여있기 때문에 물을 제거하기 위한 증류정제 과정이 필요하다. 그 결과 에탄올을 생산하려면 탄화수소를 생산하는 것 보다 에너지가 65%나 더 든다.

게다가 에탄올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자동차엔진을 개조해야 할뿐만 아니라, 부식성 때문에 기존의 석유운송시설과 저장시설을 이용할 수 없다. 즉 바이오에탄올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미국에서만도 32만km에 이르는 석유수송관, 17만 곳의 주유소, 자동차 2억4300만 대의 엔진을 바꿔야하는 문제가 있다.

반면 미생물이 당분을 먹고 석유, 즉 탄화수소를 만들어내면 생산과정이 훨씬 단순해진다. 기름은 물과 섞이지 않기 때문이다. 인공균주는 당분을 섭취해 탄화수소로 만든 뒤 세포 밖으로 배출한다. 물보다 비중이 가벼운 탄화수소는 배양액 위로 떠올라 기름층을 형성한다. 기름을 거둬들이기만 하면 연료로 바로 쓸 수 있다. 물론 석유와 거의 같은 분자로 이뤄졌기 때문에 기존의 엔진과 시설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게다가 바이오연료는 석유에서 발견되는 발암물질인 벤젠류의 화학물질과 유황이 없는 청정연료다.





이런 점에서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생명공학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우수한 바이오연료 생산 균주 개발이 더욱 중요하다. 커다란 배양기와 미생물, 당분만 있으면 모든 나라가 산유국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상대 응용생명과학부 김선원 교수는 조만간 미국 키슬링 교수팀을 방문해 1년간 머물면서 공동연구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국내 기술로 개발된 바이오연료 생산 슈퍼 균주가 전 세계의 바이오연료 생산 공장에서 이용될 날을 기대해본다.


<김선원 교수의 ‘고품질 바이오석유 시대 열린다’에서 발췌 및 편집>
| 글 | 편집부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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