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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이용하면 도박에서 이길 수 있을까 - 영화 ‘21’


19일 위험한 영화가 개봉됐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수학천재가 ‘카드 카운팅’이라는 기술로 미국 라스베가스의 블랙잭 테이블에서 거액을 휩쓸어간 1994~95년의 ‘실화’를 각색한 영화 ‘21’이다.

주인공 벤 켐블(짐 스터게스 분)은 MIT에서 인정받는 수학천재. 그는 미키 로사(케빈 스페이시 분) 교수의 비선형 방정식 강의에서 재치있는 대답으로 인정 받아 교수가 이끄는 블랙잭 팀에 들어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카드 카운팅을 배운다.

블랙잭은 트럼프 카드의 숫자를 더해 21에 가까운 수를 만드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A는 1 또는 11로, J·Q·K는 모두 10으로 계산한다. 딜러는 카드의 합이 17보다 작으면 무조건 카드를 받아야 하고 플레이어는 테이블의 상황에 따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21이 넘어가면 무조건 진다.

승부는 패를 나누는 딜러(카지노 측)와 플레이어가 1:1로 겨룬다. 즉 한 테이블에 플레이어가 여러 명이라도 각 플레이어는 딜러만 이기면 된다. 하지만 플레이어가 먼저 카드를 받기 때문에 21을 넘지 않되 21에 가까운 패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카드 카운팅은 1963년 에드워드 소프 MIT 수학부 교수가 고안한 방법이다. 소프 교수는 테이블에 나오지 않은 카드의 숫자가 높을수록 플레이어가 이길 확률이 높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딜러의 패가 17 미만이면 무조건 카드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21을 넘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MIT 수학천재 벤 켐블(짐 스터게스 분)



MIT 블랙잭 팀을 이끄는 미키 로사 교수(케빈 스페이시 분)

소프 교수는 테이블에 나온 카드를 세어 만약 낮은 숫자의 카드가 많이 나왔으면 남은 카드는 숫자가 높기 때문에 승리 확률도 높아진다고 계산했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높은 숫자가 남았을 때 플레이어가 이길 확률은 약 52%에 달했다. 미묘한 차이였지만 소프 교수는 자신의 이론을 바탕으로 10만달러 가까이 벌어 카지노의 코를 납작하게 해줬다.

그로부터 30여년이 흐르는 동안 카드 카운팅 방법은 더 정교해졌고 MIT의 교수와 학생들은 이를 종합해 가장 손쉬운 전략을 만들었다. 나온 카드를 전부 기억하지 않고 숫자 크기에 따라 0부터 시작해 수를 더하고 빼는 하이-로우라는 방식이다. 영화에서도 이 방식이 쓰였다.

하이-로우 방식에서 2~6은 1을 더하고 10·J·Q·K·A는 1을 뺀다. 7~9는 계산하지 않는다. 계산한 수가 +10을 넘었다면 높은 카드가 많이 남았다는 뜻이고 0에 가깝거나 음수일 경우에는 질 확률이 높다는 의미다.

특히 MIT 교수와 학생들은 게임을 하면서도 계속 카운팅을 해 수가 10 아래로 떨어지면 자리에서 일어났다. 계산상 카드 1벌을 전부 카운팅하면 수는 0부터 시작해 0으로 끝나기 때문에 유리한 시점에 게임에 참여해도 시간이 지나면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당시 MIT 학생이었던 케빈 루이스는 영화 21의 원작이 된 책 ‘MIT 수학천재들의 카지노 무너뜨리기’에서 “+1 카드와 -1 카드를 짝지어 0을 만드는 방식으로 기존 방법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한 계산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실제 사건이 일어난 지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카드 카운팅은 효력이 있을까. 답은 애석하게도 ‘아니다’이다. 카지노에서는 기본적으로 카드 카운터의 입장을 제한하고 있으며 몰래 게임에 참석한 카드 카운터가 제대로 카운팅을 못하게 하는 장치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카지노는 대부분 게임에 사용하던 카드를 다시 섞을 수 있는 기계를 구비하고 있다. 딜러가 손으로 섞는 시간을 줄일 수도 있고 카드가 전부 소진되기 전에 게임 진행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재빨리 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에 나온 카드를 기억해 남은 카드를 예측하는 카드 카운터에게는 치명적인 방법인 것이다.

또 일부 카지노는 블랙잭의 규칙을 변경하기도 한다. 딜러는 17 미만의 패라면 반드시 카드를 추가로 받아야 하지만 일부 카지노는 12 미만일 때만 카드를 받는다. 높은 수의 카드를 받아도 21을 넘지 않을 확률이 높아지는 셈이다.

1번의 게임에 거는 베팅 금액에 제한을 두기도 한다. 카드 카운팅으로 들키지 않게 돈을 따려면 카운팅 수가 +10 이하일 때는 조금씩 베팅하다 +10이 넘으면 많이 베팅을 해야 한다. 하지만 최대 베팅 금액에 제한을 두면 잃은 만큼 다시 벌어들이기도 힘들다.




영화 속의 미키 교수가 학생들에게 말했듯 “딸 확률이 낮으면 바로 자리를 털고 일어나”야 하지만 도박을 시작하면 이성을 잃기도 쉽다.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스티븐 쿼츠 교수의 연구팀은 도박을 하는 사람의 뇌를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촬영해 “돈을 딸 수 있다는 기대감이 위기를 느끼는 뇌 부위를 둔화시킨다”고 2006년 8월 미국 생명학 저널인 뉴론지에 발표했다.

그래서 프로 도박사들 사이에서는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유명한 말이 있다. “카지노를 이기는 유일한 방법은 카지노에 가지 않는 것”이라고.

| 글 |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ㆍjermes@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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