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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감? 비호감? 뇌가 먼저 안다




사진 두장 보여주고 버튼 누르게 한 뒤 뇌 촬영… “측핵서 판단 뒤 안와전두엽서 최종 의사 결정”

최근 한 개그프로그램에서 ‘왕비호’란 캐릭터가 등장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스타에 대한 터무니없는 비방이나 비하로 웃음을 자아내 많은 시청자는 이 캐릭터에게 비호감이 아닌 호감을 느낀다.

호감과 비호감은 우리 뇌에서 아주 순간적으로 결정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첫인상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호감 여부는 뇌의 순간적 결정
고려대 심리학과 김학진 교수와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신경과학자 랠프 에이돌프 교수, 심리학자 존 오허티 교수팀은 실험 참가자 14명에게 컴퓨터로 만든 얼굴 사진 두 장을 차례로 50밀리초(1밀리초는 100분의 1초) 동안 여러 번 보여주고 선호하는 쪽의 버튼을 누르게 했다. 그동안 이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뇌를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 장치로 촬영했다.

대부분의 참가자는 사진을 한두 번만 보고 버튼을 눌렀다. 뇌 영상 분석 결과 처음엔 뇌 한가운데에 있는 측핵(NAC) 영역이 활발히 활동했다가 버튼을 누르기 직전엔 눈 바로 위에 있는 안와전두엽(OFC)의 활동이 증가했다.

김 교수는 “좋아하는 얼굴을 고른 건 NAC, 최종 의사 결정을 내린 건 OFC 영역”이라며 “NAC에서 만들어진 선호도 정보는 OFC로 이동해 저장되는데 이것이 바로 선입견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선입견은 다른 의사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 11명을 모집해 이번에는 둥근 얼굴을 먼저 선택하고 나서 선호하는 얼굴을 고르게 했다.

둥근 얼굴을 고르는 동안 대부분 참가자들의 뇌에서는 둥근 얼굴을 볼 때보다 둥글지 않은 얼굴을 볼 때 NAC가 더 활성화됐다. 결국 다른 정보(얼굴이 둥근 정도)에 주의를 기울이는 동안에도 NAC는 이미 무의식적으로 어느 쪽이 좋은지 골랐다는 뜻이다.

김 교수는 “처음 만나는 사람과 인사를 나누는 짧은 순간 자신도 모르게 상대방에 대한 호감 비호감은 이미 결정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동물의 뇌에서 NAC는 짝짓기 상대의 선호도를 형성하는 영역이다. 김 교수는 “NAC는 과거 인류의 조상이 진화하면서 해 왔던 선호 판단 정보가 응축돼 있는 곳”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빠르고 직관적, 동물적인 선호 판단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충동구매자와 마니아의 차이
이 연구팀은 얼굴 사진을 많은 사람이 선호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분류했다. 이를 실험 참가자들에게 보여주고 뇌를 촬영한 결과 많은 사람이 선호하는 얼굴을 볼 때는 즉시 NAC가 활성화됐다. 반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얼굴을 볼 때는 OFC에서 활성이 나타났다.

이는 쇼핑 성향과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사람들을 따라 충동구매를 많이 하는 사람은 NAC, 개인적인 취향을 고집하는 사람은 OFC의 영향을 많이 받을 거라는 예측이다.

자폐증 환자는 여러 사람이 대부분 선호하는 것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 연구팀은 NAC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고 추측해 현재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해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11월 13일자에 실렸다.

| 글 |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ㆍsohyung@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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