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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로켓 메고 하늘 날 수 있을까?


지각인데 교실까지 높은 곳에 있다면 책가방에 달린 로켓으로 하늘을 날아 교실 창문으로 바로 들어가는 상상을 해봤을 것이다. 사실 이런 생각은 이미 50여년전 배낭로켓이 만들어지며 현실화됐다.

1953년 미국의 항공우주회사인 벨 에어로시스템은 ‘벨 로켓 벨트’라는 이름의 배낭로켓을 만들었다. 배낭처럼 등에 메는 이 로켓은 과산화수소를 연료로 사용해 시속 11~16km의 속도로 최고 9m 높이를 날았다. 조종사는 분사구를 앞뒤로 조정해 공중에서 균형을 잡은 채 움직일 수 있었다.

배낭로켓의 구조는 간단했다. 연료통에는 압축 질소와 과산화수소가 들었는데 질소는 과산화수소를 엔진으로 밀어낸다. 엔진은 온도가 섭씨 740도에 이르기 때문에 엔진에 들어온 과산화수소는 바로 연소해 수증기로 변한다. 압력이 높아진 수증기는 분사구로 빠져나가며 로켓을 들어올린다.




하지만 배낭로켓은 사람이 멜 수 있을 만큼 가벼워야 했기 때문에 많은 연료를 담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배낭로켓은 1960년대까지 발전했음에도 고작 21초 정도 나는 것에 그쳤다.

게다가 조종사는 연료통에 얼마나 연료가 남았는지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에 특수 헬멧을 써야 했다. 연료가 없어 추락했을 때 큰 사고를 막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헬멧에서 매초마다 ‘삑삑’ 하는 소리가 들려 조종사가 연료 소모량을 유추할 수 있었다.

조종사는 헬멧 외에도 소방수들이 입는 방화복처럼 열에 강한 소재로 된 의복을 입어야 했다. 분사구로 나오는 수증기의 온도가 높아 화상을 입을 수도 있고 만에 하나 로켓배낭이 폭발했을 때를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로켓배낭은 매력적인 탈 것이었지만 처음부터 문제가 많았다. 하늘을 나는 운송수단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착륙도 문제였다. 간단한 구조상 엔진 출력을 서서히 낮춰 부드럽게 내려앉기가 어려웠다. 나는 높이가 낮아 낙하산을 사용할 수도 없었다. 결국 벨 에어로시스템의 조종사들은 글라이더처럼 앞으로 달리며 착륙하거나 양쪽 노즐 중 한쪽만 사용해 헬기처럼 회전하며 내리는 방법을 고안했다.





벨 에어로시스템은 1960년대 이후에도 미군의 지원을 받아 배낭로켓의 비행시간을 늘리고 안전성을 높이는 등 기술을 발전시켰다. 1984년도 미국 LA올림픽 개막식에서는 배낭로켓을 멘 사람들이 올림픽 경기장으로 날아와 성화에 불을 붙였고 미국 디즈니랜드에서는 종종 사람들에게 배낭로켓을 이용한 비행을 선보였다.

1995~2000년 동안 벨 에어로시스템은 배낭로켓을 개량해 ‘RB2000 로켓 벨트’라는 새로운 배낭로켓을 제작했다. 과산화수소의 순도를 90%까지 높여 엔진의 출력을 높였고 배낭로켓의 재질도 가벼운 알루미늄이나 티타늄을 사용해 무게를 줄였다.

그 결과 연료를 기존의 19L보다 4L 많은 23L을 담을 수 있었고 비행시간도 30초로 늘었다. 날 수 있는 최고 높이는 18m에서 30m로, 속도도 시속 55km에서 96km로 늘었다.

하지만 비행시간은 여전히 짧은 편이었고 이동 수단으로서의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30초 비행은 민간 운송수단은 물론 군사 작전에서도 사용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미군은 더이상 연구비를 지원하지 않았고 배낭로켓을 만드는 프로젝트는 끝나고 말았다.

배낭로켓은 재미있는 아이디어 때문에 영화나 만화에 자주 등장하지만 현실에서는 언제 등장할 지 알 수 없다. 오죽하면 ‘아주 화려하게 등장했다가 사라진 운송수단 13’에 뽑혔을까.
<출처: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푸른하늘>


| 글 |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ㆍjermes@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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