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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 ‘북극 전쟁’의 방아쇠를 당기다


올해로 인간이 북극점을 정복한 지 100주년을 맞았다. 북극은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탐험가들에게 끝없는 도전의 대상이었다. 그로부터 100년이 지난 2008년, 지구온난화에 힘없이 무너져 내리는 북극 빙하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다른 한편에서는 북극에 숨겨진 ‘보물 상자’를 찾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보물 상자에는 과연 무엇이 들어 있을까.

1908년 미국의 의사 프레데릭 쿡과 해군장교 로버트 피어리는 피 말리는 북극점 정복 경쟁을 벌였다. 최초 정복자에게 주어지는 부와 명예를 위해 두 사람은 영하 30℃를 밑도는 얼음 벌판에서 추위와 싸우며 북극점을 향했다.

북극점에 먼저 도착한 이는 피어리였다. 그는 1909년 4월 6일 북극점에 깃발을 꽂았다고 주장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쿡은 자신이 1908년 먼저 북극점에 도달했다며 탐험기록을 증거로 내세웠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탐험기록이 온전치 않아 누가 먼저 북극점을 정복했는지는 아직까지 논쟁 중이다.

그로부터 100년이 지난 2008년 현재. 지구온난화로 급격한 기후 변화를 겪고 있는 북극을 정복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소리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100년 사이 평균기온이 2℃나 올라 빙하가 사라지고 있는 북극에서, 과학자들은 썰매가 아닌 쇄빙선을 타고 전진한다. 그들은 북극에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 걸까.







최근 지구온난화로 북극에 접근하기 쉬워지자 각국의 북극 자원 탐사 활동이 부쩍 늘었다. 사진은 캐나다 북극 지역 빙하 위에서 탐사활동을 벌이는 과학자들.

2007년 8월 2일 흰색과 주황색으로 장식된 러시아의 소형 유인 잠수정 미르 1, 2호가 북극점에서 불과 4km 떨어진 심해 4261m, 4302m 깊이까지 내려갔다. 각각 8시간 40분, 9시간 30분 동안 해저 탐사를 벌이다가 해저 바닥에 티타늄으로 만든 러시아 국기를 꽂은 뒤 돌아왔다.

이는 북위 88° 지점을 지나는 로모노소프 해령이 러시아의 동시베리아 초쿠가 반도와 대륙붕으로 연결돼 있는 증거를 찾아 북극점 주변을 러시아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근거로 삼으려는 속셈이었다.

북극권 주변 국가들은 이에 발끈했다. 덴마크는 정확히 1주일 뒤 40명의 과학자로 구성된 탐사대를 꾸려 북극 해저 탐사를 보냈고, 미국은 알래스카 인근에 쇄빙선을 보내 해저 지형 ! 탐사에 나섰다. 캐나다도 총리가 직접 북극지역을 사흘 간 탐사 하기도 했다. 급기야 지난 5월 28일 북극해에 영토를 갖고 있는 5개국(미국, 러시아, 캐나다, 노르웨이, 덴마크)의 장관들이 모여 회의를 열고 분쟁이 발생할 경우 UN의 결정에 따르기로 상호협정을 체결했다.

북극이 때 아닌 영토 논쟁에 휩싸인 이유는 두꺼운 얼음 밑에 감춰진 지하자원과 생물자원 때문이다. 미국 지질자원조사국(USGS)에 따르면 북극 해저의 석유·가스매장량은 세계 전체 매장량의 25%에 이른다. ‘불타는 얼음’이라 불리는 미래 에너지자원 가스하이드레이트도 북극 해저에 막대한 양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프랑스 일간지 ‘르 쁘띠 주르날’ 1909년 9월 19일자에 실린 프레드릭 쿡과 로버트 피어리의 북극점 정복 경쟁을 다룬 삽화

북극은 신물질을 가진 생물자원이 풍부한 곳이기도 하다. 특히 영하 30℃에도 견디는 북극 생물의 몸 안에 들어있는 천연 결빙방지물질을 저온수술이나 천연 부동액으로 활용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냉동보존시장’이 세계적으로 10억 달러( 약 1조 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한다.

2001~2005년 북극의 여름 해빙은 1978~2000년의 평균 면적보다 20%나 줄었다. 그 사이 녹은 얼음의 면적은 약 130만km2로 한반도 크기가 6배에 이른다. 지난해 여름에는 북극해의 해빙 크기는 유사 이래 가장 작았다는 보고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라면 2050년 전에 1년 내내 북극해를 가로지르는 항로가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북극 전쟁’이 더 치열해질 불 보듯 뻔하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는 지난해 말 내놓은 ‘2008 세계 대전망’ 보고서에서 최대 격전지로 북극을 지목했다. 남극은 국제협약인 남극조약에 따라 남극 대륙의 영토, 자원, 환경보호 등이 전반적으로 관리되는 반면, 북극은 북극해와 인접한 5개국에 200해리 경제수역을 인정한다.

이들 나라는 공동해역인 북극점 주변까지 지질, 환경, 생태, 생물자원을 ‘볼모’로 자국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지금도 수많은 과학자들을 북극으로 보내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9년 국내 최초 쇄빙선 ‘아라온’을 출항하며 극지 연구의 새로운 발판을 마련한다 .

2008년은 UN이 정한 ‘세계 극지의 해’다. 지구온난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그곳에서 과학자들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 글 | 안형준 기자 ㆍbutnow@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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