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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 온도로 태풍 강도 예측한다.






2005년 9월, 제주도를 포함한 남부지방 주민들은 일주일 동안 악몽을 꿨다. 제11호 태풍 ‘나리’가 제주도에 이틀간 약 9억t, 전남 고흥에는 두 시간 동안 약 1억t의 물을 퍼부었기 때문이다. 태풍‘나리’가 휩쓴 자리엔 수해민의 눈물이 고였고 전국에서 13명이 목숨을 잃었다.

한국해양연구원 기후 · 연안재해연구부 강석구 박사는 “태풍이 강화되는 이유는 우리바다 상층부의 수온이 높아지기 때문”이라며 “바닷물의 온도와 따뜻한 바닷물의 두께를 조사해 발생할 태풍의 강도를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닷물 온도 26℃ 이상일 때 태풍 생겨

사실 태풍은 지구에서 없어서는 안 될 기상현상이다. 태풍은저위도! 열대지방의 넘치는 태양에너지를 북반구로 이동시켜 지구가 에너지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나 태풍은 ‘양날의 검’이다. 강한 바람과 비를 몰고 와 집이나 항구, 농경지에 피해를 입히기 때문이다. 태풍은 중심부의 최대풍속이 초속 33m 이상인 열대저기압인데, 저위도의 따뜻한 공기는 바다에서 수증기를 공급받아 고위도로 이동한다. 태풍은 따뜻한 바다 위를 지날 때 세력이 강해지지만, 육지 위를 지날 땐 수증기 공급이 끊어지고 지면과의 마찰로 세력이 약해진다.

태풍의 위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바닷물의 온도다. 그런데 최근 바닷물이 따뜻해지면서 태풍의 위력이 거세지고 있어 문제다. 강 박사는 “바닷물 온도가 26℃ 이상이면 수분 증발량이 많아져 태풍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바닷물은 깊어질수록 온도가 낮아지는데, 수온이 26℃ 이상인 바닷물 두께가 수십m 이상이면 태풍에 에너지를 많이 전달해 태풍이 강해진다.





지구온난화가 심화되면서 바다에 축적되는 에너지양도 늘고 있다. 미국해양대기청(NOAA)이 2005년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난 50년 동안 전 세계 대양에서 해양의 열량이 약 14.5×1022J(줄, 1J=0.238cal) 늘었다. 수온으로 따지면 0.037℃ 높아진 셈이다. 지난 50년 동안 대기와 육지, 바다에 흡수된 열량 중 약 84%가 바다에 축적됐다.

대체로 매년 7월부터 9월까지 최소 3개의 태풍이 한반도를 지난다. 강 박사팀은 지난해 9월 동중국해 대륙붕 해역에서 초음파를 이용해 태풍이 통과하기 전후 해류의 움직임과 수온을 국내 최초로 측정했다.

연구 결과 이 지역의 수온은 1994년에 비해 1~2℃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상층수온이 최대 30℃에 이르렀고 태풍 생성 의 기준이 되는 26℃ 등온선도 남해 연안까지 북상했다. 강 박사는 이 연구결과를 지난 4월 28일 미국기상학회의 태풍과 열대기상학 워크숍에서 발표했다.

지난해 해양조사에 참여한 한국해양연구원 이재학 박사는 “동중국해 동측해역의 수온 상승값은 세계 평균 상승값보다 큰 편”이라며 “적도 지역 바다와 수온이 비슷한 곳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강 박사는 “앞으로 동중국해 대륙붕해역이 더 따뜻해지고 혼합층이 두꺼워지면 오키나와 남측의 따뜻한 바다 위를 통과한 4, 5등급의 강한 태풍이 그대로 한반도에 상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태풍의 강도는 중심부 최대 풍속에 따라 3등급은 초속 49~58m이고 4등급은 초속 59~69m, 5등급은 초속 70m 이상이다(미국 기준). NOAA의 자료에 따르면 대서양에도 앞으로 최소 15년 동안 강한 허리케인이 많이 발생할 전망이다





한편 연구단은 태풍이 지날 때 오키나와 남측 바다 층의 수온 변화도 조사했다. 관측 결과 태풍이 지나간 뒤 표층수온이 평균 27.9℃에서 약 4℃ 낮아져 태풍 발생 기준온도 아래로 떨어졌다. 강 박사는 “태풍이 지날 때 해류가 수직방향으로 크게 움직인다는 사실을 최초로 관측했다”고 말했다. 이는 태풍이 닥쳤을 때 바닷물이 어선이나 인근 주거지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예상하는 데 귀중한 자료가 된다.

연구단은 오는 8월 20일 오키나와 남부 지역에 다시 한 번 출항한다. 오키나와 남측해역의 바닷물 상층구조와 동중국 해상에서 태풍이 지날 때 바닷물이 어떻게 변하는지 측정할 계획이다. 이 자료를 토대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태풍이 지나기 전후의 수온과 바다의 구조 변화를 분석하면 해양순환모델과 태풍예측모델을 개발 할 수 있다. 정확한 태풍예측모델을 만들면 태풍의 규모에 맞는 재해경보 등 적절한 대비책을 마련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인명과 재산 피해를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강 박사는 “태풍과 해양의 관계에 관한 관측 자료가 빈약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5년 안에 연구단이 개발한 해양모델을 바탕으로 태풍예측모델을 개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글 | 목정민 기자 ㆍloveeach@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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