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척박사 연구소

척척박사 연구소과학이야기제목별로 보기해설이 있는 과학

해설이 있는 과학

최신 소식 속에 담긴 다양한 과학정보에 대한 해설입니다.

배아줄기세포, 독성 시험에도 쓰인다

동물실험에 비해 시간과 비용 크게 절약

황우석 박사의 배아줄기세포가 호주 특허를 받는다는 소식에 배아줄기세포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배아줄기세포는 난치병이나 전신마비 환자의 치료에 활용될 가능성 때문에 주목받아왔다. 최근에는 배아줄기세포를 치료 목적이 아닌 화학물질의 독성을 시험하는데 활용하려는 연구가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독일 동물실험대체시험법센터는 배아줄기세포시험법(EST)을 개발해 유럽대체실험검증센터(ECVAM)에서 2003년 검증받았다. 현재 세계에서 유일한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독성시험법이다.

지금까지 화학물질의 독성을 측정하려면 생쥐나 토끼같은 실험동물을 이용해야 했다. 하지만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동물의 생명권이라는 윤리적 문제를 지니고 있었다. 이에 과학자들은 모든 조직으로 분화가능한 배아줄기세포에 주목한 것이다. 특히 배아줄기세포가 각 조직으로 분화하는 과정은 동물이 수정란에서 개체로 발생하는 과정과 비슷해 생식발생독성시험에 적합하다.




생쥐의 배아줄기세포에서 분화된 심근세포.

독일 연구팀은 배아줄기세포가 심근세포로 분화되는 과정에서 화학물질의 독성을 측정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사진제공 국립독성과학원

생식발생독성시험이란 정자와 난자가 만나 하나의 개체가 되는 과정에서 화학물질이 미치는 독성을 시험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생쥐를 이용한 시험법은 암수 각 1마리를 짝짓기 전에 화학물질을 주입하고 새끼가 나올 때까지 반응을 살펴야 했다. 정확한 관찰을 위해 뱃속에 있는 새끼를 확인할 필요도 있었다.

이에 비해 EST는 화학물질을 농도별로 다르게 넣은 배지 위에 배아줄기세포를 놓고 심근세포로 분화되는 과정을 관찰하는 방법이다. 심근세포로 분화되지 않고 죽는 줄기세포가 절반이 되는 농도를 찾아 물질별로 비교해 독성의 크기를 측정할 수 있다. 그 결과 이미 실험동물에서 파악된 물질의 독성과 78%의 정확도를 보였다. 특히 간질치료제에 쓰이는 발프로익산, 여드름 치료에 쓰이는 레티놀산과 같이 강한 독성을 나타내는 물질은 정확한 시험이 가능했다.

하지만 EST는 화학물질이 심근세포로 분화하는 과정에 끼치는 영향만을 확인할 수 있어 다른 조직에 끼치는 영향은 알 수 없었다. 현재 ECVAM을 중심으로 골격계 및 신경계 조직 등 다양한 조직으로 분화하는 과정에서 시험법을 연구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국립독성과학원 생명공학지원과는 지난해부터 배아줄기세포를 신경세포로 분화하는 과정에서 화학물질의 독성을 측정하는 시험법을 연구하고 있다.

연구팀은 EST로는 신경계에 강한 독성물질을 띠는 일부 물질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염색약에 들어있는 아세트산납이나 환경호르몬의 일종인 ‘아라클로1254’가 EST에서 독성이 없거나 독성이 약한 물질로 나타난 것이다. 이에 연구팀은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신경독성시험법을 개발하고 있다.




생쥐의 배아줄기세포에서 분화된 신경세포.

국립독성과학원은 배아줄기세포에서 신경세포로 분화되는 과정에서 화학물질의 독성을 측정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사진제공 국립독성과학원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독성시험법은 일상에서 사용하는 모든 물질의 독성을 측정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새로운 기능을 가진 플라스틱 물질이 10가지가 개발됐을 때 이들 모두를 실험동물에서 독성을 시험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독성시험법을 이용하면 빠르고 값싸게 독성을 시험할 수 있다. 여기서 독성이 나타나지 않은 물질만을 실험동물에서 시험하면 그만큼 연구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국립독성과학원 김형수 생명공학지원과장은 “최근 유럽연합은 유럽으로 수출되는 화학물질의 안정성 평가를 의무화하는 신화학물질관리제도(REACH)를 시행해 짧은 시간 내에 기존의 여러 화학물질의 독성을 평가할 수 있는 시험법 개발이 절실하다”며 “현재 개발 중인 신경독성시험법의 정확성을 높여 국제적인 시험법으로 인증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내과학상자담기  E-MAIL 프린트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페이스북 RSS

나도 한마디 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등록하기

목록


내 당근 보러가기

내 뱃지 보러가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