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척박사 연구소

척척박사 연구소과학이야기제목별로 보기해설이 있는 과학

해설이 있는 과학

최신 소식 속에 담긴 다양한 과학정보에 대한 해설입니다.

고기 먹고 체하면 능이, 감기엔 표고

송이 장아찌에서 살구향 나는 꾀꼬리버섯까지


“신라 선덕여왕 3년(704년), 금지(金芝)와 서지(瑞芝)를 진상물로 왕에게 올렸다.”
김부식의 역사서 ‘삼국사기’(1145)에 나오는 내용으로 버섯에 대한 우리나라 최초의 기록이다.
금지는 나무에서 나는 버섯(목균)을, 서지는 지상에서 나는 버섯(지상균)을 각각 의미하지만, 현재 정확한 종은 알 수 없다.

허준의 의서 ‘동의보감’(1613)에는 표고, 송이, 목이, 말똥진흙버섯, 곰보버섯, 석이, 저령(참나무류 뿌리에 혹처럼 나는 버섯) 등이 소개돼 있으며, 홍만선의 ‘산림경제’(1715)에도 표고, 저령, 복령(소나무 뿌리에 혹처럼 기생하는 버섯)을 한약재로 이용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 홍덕주의 ‘시용약방균보’(1799)에는 버섯 117종의 형태를 비롯해 재배·요리·채집 요령, 그리고 독버섯에 대한 주의사항이 기술돼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현재 원본을 찾을 수 없다.




늦가을 활엽수 고목에 떼 지어 생기는 느타리. 국에 넣거나 나물과 무치거나 볶아 먹는다.

버섯은 수분이 대부분이며 고형성분이 10%가 채 안 되지만, 칼로리가 낮으면서 미량원소나 비타민류가 풍부하다. 특히 버섯의 부드러운 육질과 독특한 향은 요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주재료와 잘 어우러져 그 맛을 더할 뿐 아니라 주재료의 맛이 버섯의 육질 속에 담겨져 요리의 맛과 질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조사, 확인된 1500여 종 가운데 식용버섯은 약 350종으로 추정된다. 이 중에서도 전국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식용버섯은 20~30종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제1 송이, 제2 능이, 제3 표고라 하며 이 3종을 진귀한 식용버섯으로 여겨왔다.







1 방에 두면 그 향이 온 집안에 은은하게 퍼지는 능이.
2 가을에 참나무 숲에서 무리 지어 자라는 표고. 감기에 걸렸을 때 끓여 먹으면 좋다.

향이 강한 송이는 오랫동안 그 향을 유지할 수 없어 말리지 않고 바로 먹었다. 일부 산간지역에서는 고추장이나 된장에 담가 ‘송이 장아찌’를 만들어 먹기도 했다. 송이는 가을에 15~50년생 적송 둘레의 땅에 빙 둘러 원형 띠를 이루며 자란다.

능이는 잘 말리면 오래 저장할 수 있으며, 고기를 먹고 체했을 때 이용해왔다. 방에 두면 그 향이 온 집안에 은은하게 퍼져 ‘향이’라고도 불린다. 표고 또한 건조해 오랫동안 저장할 수 있으며 겨울철 감기에 걸렸을 때 끓여 먹었다. 가을에 참나무가 빽빽이 들어선 곳에 무리 지어 자란다.

소나무밭에 송이가 나올 무렵 참나무림에 무리 지어 발생하는 벚꽃버섯은 식용버섯 중에서 전국적으로 가장 많이 난다. 민가에서는 수집한 이 버섯을 항아리 속에 넣어 소금에 절여 뒀다가 이듬해 봄까지 두고두고 먹었다.

모양이 산호와 비슷한 싸리버섯은 색깔에 따라 노랑싸리버섯, 붉은싸리버섯 등이 있으며, 참싸리버섯의 맛이 으뜸이다. 문제는 싸리버섯에 미지의 ‘독성분’이 있어 종종 설사를 일으킨다는 점. 하지만 싸리버섯을 소금물에 담가 뒀다가 요리를 하면 괜찮다고 한다. 싸리버섯에서 설사를 일으키는 성분이 빠져나오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갓 표면이 깨진 기왓장이 흩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는 기와버섯.
갓의 색이 청색을 띠어 청버섯이라고도 한다. 육질이 두껍고 담백하다.

꾀꼬리처럼 노란색을 띤 꾀꼬리버섯은 살구향이 나는 매우 고급스런 버섯으로 특히 유럽인들이 좋아한다. 생김새가 오이꽃 모양이라 오이꽃버섯이라 불리기도 한다. 또 갓 지름 200mm에 대 길이가 300mm인 대형버섯으로 알려져 있는 큰갓버섯은 예부터 버섯을 잘게 찢어 소금을 뿌린 다음 호박잎에 싸서 아궁이 장작불에 구어 먹었는데, 그 맛이 일품이다.

늦여름에서 가을까지 나는 기와버섯은 갓 표면에 짙은 청색과 옅은 청색이 마치 깨진 기왓장이 흩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갓의 육질이 두껍고 단단하며 맛 또한 담백하다.

가을에 송이가 더 이상 나오지 않을 무렵 침엽수림(특히 잔솔밭)에 무리 지어 자라는 흰굴뚝버섯은 어릴 때 불투명한 흰색이다가 성장하거나 상처가 나면 검게 변한다. 자실체(버섯)가 비교적 크며 조직이 두꺼워 고기처럼 씹는 질감이 매우 좋다. 하지만 국을 끓이면 먹물처럼 시커먼 물이 나와 살짝 데치거나 무쳐 먹어야 한다.

김양섭 교수 >
강원대 임학과에서 농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농업과학기술원 응용미생물과 연구원, 한국토종연구회 회장, 세화종균개발원 부설 SM바이오연구소 소장을 지냈다. ‘한국의 버섯-식용버섯과 독버섯’을 쓰기도 했다


| 글 | 김양섭 성균관대 생명공학부 연구교수 ㆍphallus46@korea.com |



내과학상자담기  E-MAIL 프린트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페이스북 RSS

나도 한마디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등록하기

목록


내 당근 보러가기

내 뱃지 보러가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