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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가 석 자]에너지 이론(二論), 당신의 선택은?






최근 풍력발전기가 박쥐에게 치명적인 위협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장소는 캐나다 앨버타 주의 농장 근처. 해마다 풍력발전기 근처에서 수많은 박쥐가 죽은 채 발견되는 걸 이상하게 여긴 캐나다 캘거리대 생물학과 연구팀이 사체를 부검했답니다.

그 결과 92%가 넘는 사체에서 내출혈이 발견되었고, 연구팀은 박쥐의 연약한 허파가 풍력발전기 주변의 급격한 압력 변화를 견디지 못해 터져 죽은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지요. 아이쿠, 무조건 친환경적인 에너지라고 생각했던 풍력발전이 이런 두 얼굴을 가지고 있을 줄이야!

그러고 보니 풍력이나 태양열 등 미래 에너지로 꼽히는 신재생 에너지를 너무 믿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당연히 친환경적이고, 조만간 지금의 에너지 위기를 막아 줄 거라고 막연히 믿고 있었던 건 아닐까요? 그래서 한번 따져 볼까 합니다.





사실 전세계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비율을 따져 보면 태양 에너지나 지열, 풍력 에너지 등은 다 합쳐 봐야 0.4%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2004년 기준). 원유 34.3%, 석탄 25.1%, 가스 20.9%, 원자력 6.5%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적은 수치지요. 아직은 화석 에너지 시대이기 때문이요, 또한 그 만큼 친환경 에너지 생산의 효율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지요.

에너지원의 효율은 EROEI(Energy Return on Energy Invested), 즉 투자한 에너지에 비해 얼마의 에너지를 얻느냐로 따져 볼 수 있습니다. 원유의 경우, 1950년에는 EROIE가 100에 이를 정도로 생산성이 좋았습니다. 그러던 것이 점차 생산 효율이 떨어지면서 1970년에는 EROEI가 30, 2005년에는 10으로 떨어졌지요.

실제로 원유를 발견이 최고조에 이른 건 1930년이고, 원유 생산이 최고조에 이른 건 1970년으로, 현재는 많은 곳에서 원유를 캐내면 90% 이상이 물일 정도로 생산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 이제 싸게, 쉽게 원유를 생산하던 시대는 끝난 것입니다.

그래서 더더욱 신재생 에너지로 관심이 모아지고 있지만 사실 아직까지 태양열이나 풍력, 조력 등 신재생 에너지들은 EROEI가 너무 작습니다. 투자하는 에너지에 비해 턱없이 적은 에너지를 얻고 있는 거지요(바이오에너지로 꼽히는 옥수수 에탄올도 겨우 EROEI는 1 정도입니다).

그 가운데 그나마 풍력발전이 높긴 하지만, 지속적인 바람이 불어야 하고, 넓은 땅도 있어야 하고, 또 보잉747만 한 크기의 프로펠러를 100m 이상에 매달아야 하는 등 결코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휴~. 이렇게 따지고 보니 막연히 신재생 에너지만 믿고 있다간 안 될 것 같네요.

그래서일까요? 사람들 사이에서 오늘날의 에너지 문제를 보는 시각은 두 가지로 나뉘어 있는 듯합니다.

첫째는 비관론입니다. 신재생 에너지를 개발한다 해도 결국 에너지 부족 현상은 심화될 것이라 보는 견해지요. 현재 운송수단의 93%를 원유가 담당하고 있기에 비관론은 더욱 힘을 얻습니다. 신재생 에너지가 엄청나게 그 규모를 키우지 못한다면 결코 어마어마한 원유 소비량을 대체할 수 없을 테니까요. 게다가 앞서 따져 본 것처럼, EROEI를 높이지 못하면 실용화는 그야말로 먼 얘기일 뿐이겠지요.

둘째는 낙관론입니다. 마치 20세기 이전에는 원자력의 존재를 몰랐던 것처럼 화석 연료를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원이 개발될 것이라고 보는 견해지요. 에너지 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에너지를 펑펑 쓰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암묵적인 낙관론자임에 틀림없습니다. 또한 부정적인 미래보다는 밝은 미래를 바라는 마음에 에너지 문제 또한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미뤄 두고 있는 사람들도 낙관론자라고 할 수 있겠지요.

지난 글에서는 경제학자들이 오늘날의 에너지 위기를 “배고픔을 느끼기 시작한 것으로 봐서 저녁 식사 시간이 다 되었다”라고 표현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더 알아보니, “배고픔이 샌드위치를 만들어 낼 것이기에 걱정하지 않는다”고도 말했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입장인가요? 우리는 과연 샌드위치를 만들 수 있을까요?


고선아 동아사이언스 기자 sunny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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