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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척 모형선박 평가 ‘조선강국 낳은 분만실’

한국해양연구원 선형시험수조 건조 30년
《6일 대전 유성 대덕연구단지에 한국해양연구원 선형시험수조(水槽)가 지어진 지 30주년을 맞았다. 길이 200m에 이르는 이 수조는 배를 건조하기 전 잘 설계됐는지, 또 실제 바다에서 문제가 없는지를 마지막으로 살피는 시험평가 시설이다. 그간 이 수조를 거쳐 간 배만 1200척. 해양연 해양운송연구부 반석호 부장은 “지금은 오래되고 낡아 보이지만 한국을 조선(造船) 강국으로 만든 산실(産室)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






사진

10척 중 3척꼴 문제 적발


인공파도 치는 길이 200m 수조서 매일 실험
기름 덜 먹고 안전한 배모양 위해 평가 엄격히

배의 형태는 그 자체로 조선기술력을 상징한다. 선형시험수조에서는 기름 한 방울이라도 더 적게 들고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는 배 모양을 찾기 위해 매일 온갖 실험이 펼쳐진다. 여기에는 실제 크기의 30분의 1 정도 되는 나무 모형배가 쓰인다. 규모가 수만∼수십만 t급 대형 선박의 축소 모형이라 길이만 7∼10m에 이른다.

연구소 관계자는 “유체역학을 활용해 효율적인 배 모양을 찾아내는 것이 핵심”이라며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시험이 진행된다”고 했다.



연구원에서는 최상의 연료소비효율을 갖춘 배 형태를 찾는 실험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최근 들어 배의 규모가 커지고 속도가 빨라지면서 잣대는 점점 엄격해졌다. 수조에서 시험을 마친 10척 중 3척꼴로 ‘설계변경’ 통고를 받는다. 한국에서 만든 배가 높은 인지도를 확보한 것도 이런 엄격한 평가 결과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엄격한 시험평가 외에도 미래 조선산업을 이끌 각종 전략이 세워지고 있다. 현재 가장 규모가 큰 컨테이너선인 1만2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보다 3000TEU 더 큰 선박이 이미 7년 전 모든 성능평가를 성공리에 마쳤다.





초대형 선박, 독도함 산실


9월로 해양연의 수조를 거쳐 간 모형 선박은 1196척을 넘었다. 현재 시험이 진행 중인 32만 t급 선박과 초대형 가스운반선까지 포함하면 1200척을 훌쩍 넘는다. 대우조선해양, STX, 삼성중공업이 주요 단골이다. 한국형구축함 KDX-1과 이지스함인 KDX-3, 동양 최대의 상륙지휘함 독도함, 현재 개발 중인 3000t급 차기 잠수함도 모두 이곳에서 성능 예측 평가를 마쳤다.

연구소 관계자는 “최근 한국의 조선기술을 탐내는 나라가 부쩍 늘었다”며 “이런 수조기술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아주는 방패막 역할을 하기도 한다”고 말한다. 또 “국내에서 대부분의 시험평가가 증가해 해마다 100억 원 가까이 절약하게 됐다”고 했다.

시험수조 옆에 들어선 해양공학수조에서도 바다 환경이 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실험으로 분주하다. 실제 바다와 똑같이 인공 조류(潮流)와 바람, 파도를 만들어 선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본다. 대형 유조선이 집채만 한 파도를 헤치고 나아갈 수 있는 것도 이런 실전과 같은 실험의 결과물이다.





요즘 화두 ‘극지 항해’ ‘소음 완화’


지어진 지 30년이 다 됐지만 이들 수조는 앞으로도 국내 조선기술의 산파 역할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해양연은 내년에 저소음 대형 캐비테이션 터널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 터널은 배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프로펠러의 충격과 소음을 측정한다. 캐비테이션은 프로펠러가 돌 때 일어나는 압력 변화로 물이 끓어오르는 현상. 심할 경우 배에 충격을 주거나 진행을 방해한다. 특히 적의 눈에 띄지 말아야 하는 전투함에는 치명적이다.

또 지구온난화로 북극항로가 열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극지 항해용 선박 건조를 위해 빙해수조를 도입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반석호 부장은 “국내에서 건조해 온 ‘아이스클래스(극지 항해용 선박)’의 시험평가는 그동안 모두 해외 수조에 위탁해왔다”며 “빙해수조와 빠른 선박을 테스트할 수 있는 고속수조까지 도입하면 국내에서 거의 모든 선박에 대한 시험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형시험수조와 해양공학수조:


1978년 대전 유성 대덕연구단지에 들어선 선박연구시설로 건조에 들어가기에 앞서 모형선박을 실험하는 시설이다. 배의 형태를 결정하는 최종 실험을 진행하며 면적은 총 3200m²다. 규모는 삼성중공업이 지은 길이 400m 수조 다음으로 크다. 1998년 같은 건물 안에 들어선 해양공학수조는 실제 바다 환경에 맞는 선박구조를 연구하기 위해 가상 인공 파도, 바람, 조류를 만드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면적은 1680m²다

 

 

 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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