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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 다윈의 재발견]백인이 흑인보다 우유 잘 소화


카페라테(caffe latte), 카페오레(cafe au lait), 카페콘레체(cafe con leche).

각각 이탈리아어와 프랑스어, 스페인어로 모두 ‘우유를 넣은 커피’란 뜻입니다. 커피전문점에서는 보통 갓 내린 에스프레소 커피에 우유를 2배 정도 부어 카페라테를 만듭니다.

우유는 말 그대로 소의 젖이죠. 어른이 된 뒤에도 다른 동물의 젖을 먹고 있는 셈입니다. 동물학자들은 성장이 끝났어도 어릴 적 나타난 특성을 유지하는 현상을 ‘유형성숙(幼形成熟)’이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어 도롱뇽은 성체가 되어도 아가미가 남아 있는 종이 일부 있습니다. 보통은 없어지는데 말이죠. 우유 섭취도 유형성숙의 한 예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어른이 돼서 우유를 마시려면 ‘특별한 능력’이 필요합니다. 우유에 5% 정도 들어 있는 탄수화물인 유당(락토오스)을 갈락토오스와 포도당으로 분해해야 하죠. 분해가 안 되면 설사나 장 경련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사람은 락토오스 분해 능력을 갖고 태어납니다. 모유에 락토오스가 들어 있으니까요. 하지만 세계 인구의 반 정도는 네다섯 살이면 이 능력을 잃어버립니다.




성인이 우유를 별문제 없이 마시려면 탄수화물의 일종인 ‘락토오스’를 몸속에서 분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설사나 장 경련이 일어날 수 있다.


음식문화의 수천년 진화 결과


유럽 출신 백인은 희한하게도 60∼80%가 어른이 돼서도 락토오스 분해 능력을 유지합니다. 아프리카 흑인은 약 90%가 이 능력을 잃어버리는데 말이죠.

지난해 독일과 영국의 과학자들은 유럽에서 발굴한 3800∼6000년 전 인류의 뼈를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락토오스를 분해하는 유전자를 발견하지 못했다죠.

과학자들은 아프리카에서 살던 인류가 햇빛이 약하고 기온이 낮은 유럽 북부로 이동했고, 추운 겨울 영양분을 보충하기 위해 소젖을 먹기 시작했을 거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유럽 백인은 유아기가 끝나도 우유를 잘 소화시키도록 진화해 왔다는 설명입니다. 그렇다면 우유 섭취가 수천 년 동안 인류가 자연 선택의 영향을 받았다는 증거일 수 있겠죠.

커피전문점이 많이 생겨 카페라테 소비량이 늘면서 락토오스 분해 유전자가 진화과정에서 다시 ‘턴온’되는 건 아닐까요. 국립과천과학관 특별전시실에서 열리는 ‘다윈전(展)’에서 인류의 진화 모습을 관람하며 한번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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