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척박사 연구소

척척박사 연구소과학이야기주제별로 보기의학

의학

주제별로 보는 과학이야기 입니다

환경이 갑자기 바뀌자 골격이 약해지고 마비증세가 왔다


유럽과 미국에 노예로 팔려온 흑인의 삶은 한마디로 비참했다.
몇 개월에 걸친 항해 기간 동안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다반사였고,
살아서 유럽 땅을 밟아도 과도한 노동력 착취 탓에 목숨을 잃기 일쑤였다.
특히 이들 가운데는 비타민D 부족으로 ‘구루병’을 앓는 환자들이 꽤 많았다.
1991년 미국의 맨하튼의 한 흑인 공동묘지에서 발견된 사람 유골을 분석한 결과 이중 상당수가 구루병에 걸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구루병은 골격이 약해지면서 체중을 이기지 못해 뼈가 휘어지는 병이다.

훗날 과학자들은 이들이 구루병에 시달린 원인을 피부 속 멜라닌 색소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피부에 멜라닌 색소가 많은 흑인의 경우 비타민D 합성 능력이 떨어진다.
그러나 이들의 고향인 적도 부근의 아프리카는 일조량이 많아 비타민D를 여유있게 합성할 수 있었다.






18세기 말 노예선에 조금이라도 많은 노예들을 싣기 위해 제작된 승선계획도

비극은 노예선을 타면서 시작됐다. 상대적으로 일조량이 적은 유럽에서 이들은 충분한 비타민D를 체내에서 합성할 수 없었다. 유럽에서 흑인의 비타민D 합성 능력은 백인의 6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이런 더딘 합성속도는 비타민D 부족현상이 나타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새 터전에 적응하던 흑인들에게 ‘다발성 경화증’은 더 치명적이었다. 이 병에 걸리면 감각이상이나 마비 증세를 보인다. 이와 관련해 영국 옥스퍼드대와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연구진은 다발성 경화증이 비타민D 부족, DRB1 유전자 변이와 관련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9일 발행된 ?Ǫ??공과학도서관(PLoS) 유전학 소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비타민D가 부족거나 DRB1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면역세포 조절기능에 이상이 생기면서 결국 다른 신경세포까지 파괴해 다발성 경화증에 걸릴 가능성도 커진다는 것. 임신 중 비타민D가 부족할 경우 태어난 뒤 다발성 경화증을 앓을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결과도 얻었다.

몇 천년 간 살아온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급격한 환경 변화로 인한 ?Ǭ??종적 재앙?Ǭ?? 겪으면서도 서구 흑인사회가 지금같은 모습으로 성장한 것은 결코 우연의 역사는 아니다.

 

 


변태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xrockism@donga.com



내과학상자담기  E-MAIL 프린트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페이스북 RSS

나도 한마디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등록하기

목록


내 당근 보러가기

내 뱃지 보러가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