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척박사 연구소

척척박사 연구소과학이야기제목별로 보기해설이 있는 과학

해설이 있는 과학

최신 소식 속에 담긴 다양한 과학정보에 대한 해설입니다.

“남북극은 여전히 생물자원의 보고(寶庫)”


1909년 미국인 로버트 피어리가 북극점에 도달하자 목표를 남극으로 바꾸어 탐험을 떠난 노르웨이 극지탐험가 아문센.

그는 남극점을 향해 출발한지 55일 만인 1911년 12월 14일 사상 최초로 남극점에 도달했다.
혹한의 추위와 먹을 것 없는 극한의 환경, 그가 본 것은 눈이 덮인 황량한 벌판이 전부였다.
하지만 최근 극지방은 사막과 같은 생명의 불모지가 아니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불모지라 여긴 북극과 남극, 알고 보니 아니네


국제적인 해양생태계조사기관 ‘해양생물조사(CoML)’는
이제까지 알려지지 않은 수백 종의 생물과 함께 북극해에 5500종이 남극해엔 7500종이 살고있다고 15일 밝혔다.
이중 235종은 1만1000km 떨어진 북극과 남극에서 함께 발견됐다.
2007·2008년 ‘국제 극지의 해’를 기념해 실시한 이 조사에는 세계 25개국 출신 500여명 전문가가 참여했다.

새로 발견된 종은 무척추동물과 같은 단순한 형태로 북극 해수면 3000m 아래에는 사람 손 크기의 작은 새우 등이 살고 있었다.
거미와 비슷해 이름 붙은 바다거미 수십 종도 새롭게 발견됐다.






북극해에 사는 5500종과 남극해에 사는 7500종 중 253종은 1만1000km 떨어진 북극과 남극 모두에서 발견됐다.
위는 해양생물조사(CoML)가 공개한 심해 생명체 사진. 사진제공 CoML


235종은 남북극 모두에 살아


이번 남극해 조사에 참여한 호주 남극연구소 빅토리아 워들리 연구원은
“그동안 극지방은 열대지방보다 생물들이 적게 산다고 교과서는 가르쳐왔지만 이제는 교과서를 바꿔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민간환경단체인 세계야생생물기금(WWF) 길리 루엘린은
“이번 조사는 극지방에 얼마나 다양한 생물이 사는 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고래 5종과 바닷새 6종, 갑각류 약 100종 등 총 235종이 남극과 북극 모두에 사는 것으로 이번 조사에서 밝혀졌다.
매년 북극과 남극을 오가는 북극제비갈매기나 쇠고래가 양 극지방에서 산다고는 알려졌지만
유충이나 작은 새우, 달팽이처럼 생긴 바다나비 등이 발견된 것을 처음이다.

영국남극조사단 데이비드 바니스 연구원은
“이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가설은 여러 개”라고 말했다.
두 극지방이 심해 해류로 연결돼 있어 심해 생물이 이동을 할 수 있거나
북극과 남극이 지금보다 가까웠던 2만년 전 마지막 빙하기 때 넓은 서식환경에서 살던 생물들이 대륙이 이동하면서 갈라졌다는 것이다.
미국 알래스카대 러스 홉크로프트 연구원은 “같은 조상을 갖고 있는지 좀 더 정확히 알기 위해 유전자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5500종 생물을 잃을 수도 있어


수천 종의 생물이 사는 것으로 밝혀져 놀라움을 자아낸 북극 생태계가 위험에 처했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미국 알래스카대 롤프 그래딩거 박사 연구팀은
“지구온난화로 노르웨이 해와 북극해 사이의 수온이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수온에 살던 생물들이 북극 쪽으로 서식지를 넓히고 있다”고
CoML 일환으로 진행된 ‘북극해 다양성 연구’ 보고서를 통해 발표했다.

태평양 북부와 북극해를 연결하는 베링 해협을 지나 알래스카 인근 추크치 해까지 서식지를 넓힌 대게가 대표적인 사례.
적어도 3종 이상이 서식범위를 북쪽으로 500km 이상 넓힌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특히 “북쪽으로 서식지를 넓힌 작은 플랑크톤이 생태계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플랑크톤의 몸집 차이가 먹이사슬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작은 플랑크톤은 이 지역에서 플랑크톤을 먹고 사는 고래나 새가 활동하기에 충분한 양의 먹이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딩거 박사는 “이러 현상은 단순히 기온상승에 관한 게 아니라
염도, 유속, 해빙과 같은 북극 생태계 전반을 위협하는 중대한 변화”라고 말했다.

 

 
변태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xrockism@donga.com 



내과학상자담기  E-MAIL 프린트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페이스북 RSS

나도 한마디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등록하기

목록


내 당근 보러가기

내 뱃지 보러가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