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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문명의 경계에서 과학의 참모습 발견했죠”




설치미술 전문가 릴릴(강소영) 씨가 남극에서 한 달 동안 과학자들과 함께 머문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사라져가는 풍경


옛 소련 영토였던 중앙아시아 아야스칼라 사막엔 낡은 미사일 발사장과 군사기지가 곳곳에 방치돼 있다.
과학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지 못한 ‘사라져버린’ 풍경 중 하나다.

이 척박한 모습을 뚝 떼어 작품을 만든 설치·영상미술 전문가 릴릴(본명 강소영) 씨.
그녀는 경기 과천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아야스칼라 사막과 남극 등의 모습을 ‘사라져가는 풍경’이라는 제목으로 전시하고 있다. 3월 6일까지 전시 예정.

홍익대를 졸업하고 제품디자이너, 단편애니메이션 감독 등으로 활동하다 작가로 나선 그녀는 극한 환경 속에서 활동하는 과학자들을 찾아 과학과 자연이 만나는 모습을 작품 속에 담고 있다. 과학기술로 만들어내는 문명과 자연환경의 경계에서 만들어내는 풍경을 작품의 모티브로 삼고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오지에서 자연을 느껴보고 싶어 세계를 돌아다녔어요. 그런데 그런 곳엔 항상 탐사를 나온 과학자가 먼저 와 있었어요. 자연과 문명의 경계를 바라보는 건 저뿐이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

릴릴 씨는 2005년 연변과학기술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적이 있다.
이때부터 과학기술과 관계를 가졌던 셈. 이듬해 그녀는 러시아 고려인을 위한 교육 봉사활동을 자청해 중앙아시아로 떠났다. 해외의 자연환경과 구한말의 민족이동 경로를 살펴보려는 목적이었다. 아야스칼라 사막을 여행한 것도 이때다.




지구의 자연환경에 대해 경외감을 갖게 된 그녀는 결국 일을 벌였다.
2006년 겨울, 이 젊은 작가는 ‘남극에 가겠다’고 출사표를 던졌고, 5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극지연구소가 모집한 남극체험단에 뽑혔다.
1개월간 남극에 머무르며 우리나라 극지연구소의 세종기지, 러시아와 중국의 남극기지를 모두 둘러볼 수 있었다.

“하얀 풍경만 가득 펼쳐져 있을 것 같던 남극에도 과학기지가 경쟁적으로 생기고 있었어요. 이곳도 결국 문명의 영토로 바뀌겠구나. 작가로서 무엇을 표현할까 고민했죠.”

한국에 돌아온 릴릴 씨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작품을 만들었다.
남극에서 담아온 소리를 가공한 뒤 일일이 손으로 스케치한 화면과 함께 3차원 영상작품을 만들었다.
이어 남극에 가기 전 여행한 아야스칼라 사막의 풍경도 설치작품으로 만들어 냈다.
그녀는 “과학자는 환경을 개척하고 개선하는 사람들”이라며 “나는 그 풍광이 사라지기 전에 작품으로 담아낼 생각”이라고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릴릴 씨는 요즘 한반도 주변의 섬에 관심이 많다.
우리나라 영해 끝에 있는 섬 4곳을 둘러보고 작품을 만들 계획이다. 최근에는 한국해양연구원 과학자들과 함께 백령도를 다녀왔다.
앞으로도 독도, 가거도, 이어도 등을 과학자 들과 함께 찾아갈 계획이다.

“탐사 과정에서 만난 과학자들이 존경스러워요. 미생물 샘플을 구하기 위해 심해까지 서슴지 않고 들어가는 모습은 저 같은 예술가에게도 귀감이 되었어요.”







사라져가는 풍경 - 아야스칼라 사막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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