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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붙인 새로운 반도체 만든다

타임도메인나노기능소자연구단 황성우 교수


생활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컴퓨터는 매번 크기는 작아지면서도 성능은 증가한다. 1970년대 초 반도체 칩에 들어 있던 트랜지스터는 수천 개였지만 최신 컴퓨터에는 1억 개 이상의 트랜지스터가 들어 있다. 트랜지스터는 반도체 칩 속의 회로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다.

1965년 인텔의 공동창업자 무어는 트랜지스터의 크기가 갈수록 작아져 칩 하나에 들어가는 트랜지스터의 수가 18개월마다 2배씩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무어의 법칙’은 지금도 유효하다.

하지만 무어의 법칙이 계속 유지된다면 2025년경에는 트랜지스터 1개의 크기가 원자 1개 크기가 된다. 무어의 또 다른 법칙에 따르면 ‘0’과 ‘1’로 표시되는 정보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전자의 수도 해마다 줄어 빠르면 10년 뒤에는 전자 1개가 이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미래에는 원자 1개, 전자 1개로 이뤄진 트랜지스터가 탄생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같은 트랜지스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증명된 상태다. 과학자들은 이제 미래 트랜지스터의 특성과 기능에 대한 연구에 주목하고 있다.

고려대 전기전자전파공학부 황성우 교수가 이끄는 타임도메인 나노기능소자 연구단은 미래 트랜지스터가 가지는 기능에 대한 연구로 세계적인 연구그룹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황성우 타임도메인나노기능소자연구단장


금속오염 없는 나노선 개발


연구단은 길이 수십nm(나노미터·10억분의 1m)인 실과 같은 나노선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 새로운 실리콘 나노선 합성법을 개발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실리콘 나노선은 반도체 산업에서 많이 쓰이는 실리콘을 이용하기 때문에 기존의 반도체 기술에 접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차세대 트랜지스터의 기본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실리콘 나노선을 만들려면 금속촉매를 써서 굵기와 길이를 조절해야 한다. 이때마다 나노선 내부나 표면에 금속 불순물이 남는 것이 문제였다. 반도체 공장에서 금속 불순물에 의한 오염이 발생하면 반도체 생산을 멈춰야 하는 심각한 차질을 낳기도 한다.

연구단은 금속촉매를 쓰지 않고 뜨거운 물로 표면을 산화시키는 방법으로 여러 개의 껍질로 이뤄진 나노선을 쌓아올리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연구결과는 나노분야의 세계적 권위지 ‘나노레터스’ 2월호에 게재됐다.




나노분자소자의 빠른 변화를 측정하는 모습 모식도


분자 만난 실리콘에서 새로운 기능 찾는다


연구단은 실리콘으로 만든 가는 선 표면에 DNA 분자를 붙인 새로운 형태의 트랜지스터를 개발하고 있다. 나노선에 전기 신호를 보내면 분자의 상태에 따라 전류가 순간적으로 변한다. 10억분의 1초보다 더 빠르게 나타나는 변화를 관측해 새로운 기능을 찾아내고자 한다. 이러한 기능을 정보처리에 이용하면 양자컴퓨터 연구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실리콘 나노선 표면에는 DNA뿐 아니라 다양한 분자가 와서 붙을 수 있다. 각각의 분자에 따른 전류의 순간적인 변화를 관측할 수 있어 바이오센서에 적용할 수 있다. 생명체나 물질의 반응도 실시간으로 관찰이 가능해 생명공학이나 화학분야의 중요한 도구가 될 전망이다.


나노분자소자의 변화를 측정하는 장치


황성우 교수 약력


1981년~1985년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 학사
1985년~1987년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 석사
1987년~1993년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전자공학과 박사
1993년~1995년 일본 NEC 기초연구소 연구원
1995년~현재 고려대학교 전기전자전파공학부 교수
1998년~2006년 양자정보처리연구단 연구부장
2007년~현재 타임도메인 나노기능소자 창의연구단장



타임도메인 나노기능소자 연구단은?


타임도메인 나노기능소자 연구단은
나노 수준의 반도체 트랜지스터 표면에 분자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소자를 개발하고 있다.
분자에 의한 빠른 상태변화를 읽어내 새로운 기능을 구현하고자 한다.

연구단은 서브그룹리더 1명, 연구교수 1명, 박사과정 10명, 석사과정 11명, 학사과정 3명, 석사 연구원 1명으로 구성돼 있다.
황성우 단장은 반도체 나노소자를 연구하는 그룹을, 성균관대 황동목 교수는 나노화학소재를 연구하는 그룹을 맡아 두 분야가 융합한 새로운 연구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타임도메인나노기능소자연구단



황 단장은 학생들에게 “기초를 튼튼하게 쌓으라”고 강조한다. 6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박사과정을 밟으며 쌓은 기초지식이 이후 연구에 든든한 받침대가 됐다는 것이다.

“반도체나 나노 분야는 기술의 변화가 무척 빨라요. 요즘에 유행하는 것만 따라가다가는 큰 흐름을 놓치기 쉬워요.”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을 튼튼히 닦아둔다면 변화에도 무난히 적응할 수 있다는 말이다.

“당시에는 박사과정이 길어지면서 시간을 허비하는 것 같아 안타까웠어요. 학위논문을 3개나 쓸 만한 연구를 한 셈이니까요. 하지만 그 동안 기초를 완전히 독파하고 나니 어떤 연구도 무서울 게 없었어요.”

단련의 시기를 스스로 극복해 냈기에 황 단장은 연구원에게 모든 권리를 주고 스스로 책임지게 한다. 쉽지 않은 연구자의 길이기에 규율이나 강제로는 끝까지 버틸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 강의에서도 황 단장은 과제를 내더라도 풀이한 결과를 받는 것이 아니라 과제를 풀었는지 여부만 확인한다. 10문제를 냈다면 몇 문제를 풀었는지만 써 내는 것이다.

“과학자에겐 규제보다 자율이 필요합니다. 그 위에 스스로의 동기가 부여될 때 진정한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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