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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들지 않는 아마란스의 핏빛 유혹




색비름(Amaranthus tricolor) 꽃의 아름다운 붉은색. 사진제공 위키피디아



장미와 아마란스가 정원에 나란히 피어있었네,
아마란스가 친구에게 말을 걸었지,
“너의 아름다움과 달콤한 향기가 너무 부럽군!
네가 그렇게 인기가 있는 건 놀랄 일이 아냐.”
하지만 장미는 슬픈 목소리로 대답했다네,
“아, 친애하는 친구여, 난 잠시 동안만 꽃필 뿐이야.
꽃잎은 곧 시들고 떨어지지, 그리곤 죽고 말아.
하지만 네 꽃은 시들 줄 모르지, 꺾였을 때조차도.”

- 이솝 우화




따뜻한 지방이 원산지인 한해살이풀 아마란스. 아마란스는 아마란투스(Amaranthus)속에 속하는 60여종의 식물을 통칭한다. 우리나라에도 줄맨드라미(A. caudatus), 색비름(A. tricolor) 같은 종류를 들여와 관상용으로 기른다.
아마란스는 예로부터 중남미나 아시아 지역에서 씨앗을 곡식으로 먹어왔는데 단백질이 풍부해 영양식으로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고 한다. 또 줄맨드라미나 색비름의 어린순은 나물로 먹기도 한다. 늦여름에 이삭이 달린 것처럼 작은 꽃이 다닥다닥 무리지어 피는데 특히 붉은색 꽃이 아름답다.

아마란스라는 이름은 그리스어 아마란토스(amarantos)에서 왔는데 ‘시들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한다.
꽃이 오래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아마란스 꽃의 깊은 붉은색은 베탈라인(betalain)라는 천연안료 때문이다.

아마란스의 붉은빛이 인상적이었을까.
화학적으로 합성한 색소 가운데 아마란스로 불리는 종류가 있다. 바로 식용색소2호다.
콜타르에서 합성한 색소라 ‘타르계색소’라 불린다. 식용색소2호는 짙은 붉은색에서 자줏빛 영역을 표현할 수 있다.
그런데 1969년 구(舊)소련의 과학자들이 적색2호를 식품에 장기간 사용했을 때 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으로 확인했고
1976년부터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은 사용을 금지시켰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5월부터 55개 식품군에 사용을 금지시켰는데 특히 ‘식품의 선택능력이 떨어지는 어린이의 기호식품’이 주된 대상이다.





국내 유명 음료업체가 사용이 금지된 지 6개월이 지난 지난해 11월까지도 어린이들이 즐겨 마시는 탄산음료에 적색2호를 썼다는 사실이 어제 발표됐다.
이 업체는 11월 이 사실은 인지한 뒤에도 제품에 대해 자진회수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여태껏 써왔는데 한 6개월 더 쓴다고 큰일이겠냐?’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지만 평소 소비자의 건강을 소중히 한다는 이들의 말이 공허하게 들린다.
올 여름 아마란스의 짙은 붉은색 꽃을 보다가 행여 식용색소2호가 떠올라 흥취를 망치게 될지 걱정된다.

 

 

 

 

 




강석기 동아사이언스기자 suk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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