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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장육부’의 비장이 췌장?





용어-개념 차이 커… 신장-간 기능 놓고도 이견


요즘처럼 일교차 큰 날씨가 계속되면 감기에 걸리기 십상이다.
기온 변화에 몸이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서양의학에선 바이러스가 기도를 통해 폐로 들어와 감기에 걸린다고 알려져 있다.
한의학자들은 피부를 통해 들어오는 찬 기운도 감기의 원인이라고 본다.
피부나 땀구멍도 폐의 일부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서양의학과 한의학의 용어 차이


한의학자들은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기능을 하는
간장과 심장, 비장, 폐장, 신장을 ‘오장(五臟)’으로 분류한다.
서양의학에선 이들을 각각 liver와 heart, spleen, lung, kidney라고 번역한다.

그러나 각 용어가 완벽하게 대응하진 않는다. 특히 비장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한의학에서 비장은 소화기능을 총괄한다.
서양의학에서 비장(spleen)은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곳이다.
같은 이름을 쓰지만 사실은 서로 다른 장기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서울대 의대 김성준 교수는
“요즘 한의학 문헌에 나오는 비장을 췌장(pancreas)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데 많은 전문가가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췌장은 소화액을 분비하는 장기다. 아직 논란이 많지만 미래에는 한의학의 비장을 췌장으로 부를지 모른다.

이 밖에도 같은 장기를 놓고 서로 다르게 생각하는 점이 많다.
서양의학에서 신장은 오줌을 배출하고 체액의 성분을 조절한다. 한의학에선 생식능력 조절 기능이 추가된다.
간이 영양분을 저장하거나 해독작용을 하고 소장은 영양분을 흡수한다는 게 서양의학의 시각이다.
한의학에서는 소장의 영양 흡수 기능이 간의 저장 기능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여긴다.

한국한의학연구원 김종열 박사는
“서양의학은 오장이 모두 뇌의 명령에 따른다고 생각하지만 한의학에서는 심장이 그 중심 역할을 맡는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최신 피지옴 연구와 동양의학 유사


오장에 대한 개념 차이는 뇌중풍(뇌졸중)이나 암, 아토피 등 질병에 대한 치료법의 차이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서양의학과 한의학이 지금까지 적지 않은 갈등을 겪었다.

한 예로 서양의학에서 뇌중풍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출혈이 생겨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막는 쪽으로 치료하는 게 보통이다.
한의학에서는 뇌중풍 환자가 운동이나 감각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건 궁극적으로 간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당연히 서로 다른 처방이 나오게 된다.

최근 몇몇 서양의학자와 한의학자를 중심으로 두 분야의 용어나 개념 차이를 정확히 이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서로의 장점을 살려 의학 발전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권영규 교수는
“기초의학을 다루는 두 분야 사이에 이런 접근이 이뤄져야 공동연구나 공동교육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의학자와 의학자들은 4월 25일 ‘오장 개념의 동서의학적 해석’ 워크숍을 열고
오장의 개념 차이를 비롯해 서양의학과 한의학의 서로 다른 체계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토론할 예정이다.

서양에서는 게놈 연구를 넘어 인간을 유전자와 단백질의 복잡한 상호작용으로 이해하려는 피지옴 연구가 뜨고 있다.
강원대 메카트로닉스학과 심은보 교수는 “피지옴은 미시적, 거시적인 생리현상을 함께 고려한다는 점에서 동양의학과 비슷한 점이 많다”며
“영국 옥스퍼드대의 생리학자 데니스 노블 교수를 비롯한 서양의 유명 학자들이 최근 동양의학에 관심을 갖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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