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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패연을 타고 하늘에 오른 57세의 소년

항공사진 유작 남기고 숨진 송인빈 장학관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잔디밭. 한 중년의 남성이 하늘을 바라보며 모형 항공기를 조종하고 있었다. 그는 곁에 있는 친구에게 “곧 열릴 대회에서 신형 비행기를 만들어 날리자”며 설레어했다. 그러나 57세의 천진한 ‘소년’이던 그는 다음 날 숨을 거뒀다. 2008년 10월 2일의 일이었다. 갑작스런 간암 발병이 원인이 돼 운명을 달리한, 죽는 순간까지 무선조종 비행기를 사랑했던 한 교육과학기술부 장학관의 연구개발 이야기가 뒤늦게 대덕연구개발특구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생전의 송인빈 장학관.


전통 방패연 비행기 제작 애호가


고(故) 송인빈 교육과학기술부 장학관은 유명한 모형항공기 애호가였다. 고등학교 교장으로 일할 때부터 매년 무선조종 비행기에 카메라를 장착하는 방법 등을 연구해 그 결과를 과학전람회에 출품해 왔다.

이런 송 장학관의 ‘비행기 사랑’은 단순한 아마추어 수준을 훌쩍 뛰어 넘는다. 날개 길이가 3m가 넘는 비행기, 전기모터를 사용하는 저소음 무선조종 비행기를 직접 설계하고 개발하는 등 연구개발에 앞장섰던 인물. 2007년 6월에는 국립중앙과학관과 공동으로 전국청소년모형항공기대회(과학기술부장관배)를 개최하기도 한, 국내 모형항공기 연구개발 분야에서 손에 꼽는 전문가다.

송 장학관이 대전 국립중앙과학관 파견근무를 시작한 것은 지난 해 5월의 일이다. 당시 과학기술부와 교육인적자원부가 통합되면서 공무원 재 교육이 시작되자 송 장학관은 거리낌 없이 대전으로 가겠다고 했다. 모형 항공기를 연구하려면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으로 가는 길이 최선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대전에 온 송 장학관은 지난 해 5월 부터 3개월 간의 연구 끝에 우리나라 전통 방패연의 구조를 빌린 ‘방패연비행기’를 완성해 냈다. 높이 150cm 정도의 큰 연에 프로펠러와 방향타 등을 연결해 자유자재로 조작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이 ‘방패연비행기’는 자유자재로 날아다닐 수 있고, 제자리에 가만히 떠 있는 것도 가능하다. 과학관 행사 때는 플래카드 등을 달아 홍보 활동에 쓰였을 정도로 안정된 성능도 자랑했다. 전통 방패연을 비행기로 만든 것은 송 장학관이 최초라는 것이 과학관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 비행기는 송 장학관의 마지막 발명품이 됐다. 자신의 몸에 암세포가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그는 평소 “이상하게 지치고 피곤하다”면서도 연구에 열중했다.

비행기가 완성되자 송 장학관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다. 제자리에 머물 수 있는 방패연 비행기를 이용해 항공사진을 찍겠다는 것이다. 과학관, 연구소, 대기업 등 많은 기관이 홍보목적으로 연구소 전경 사진을 필요로 하는데 헬리콥터를 이용해 찍은 전경 사진은 수백만 원에 달한다.

2008년 8월 어느 날 그는 방패연 비행기에 카메라를 달아 날렸다. 과학관 전경과 엑스포공원을 중심으로 한 대덕연구개발특구 전경 사진을 1장씩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 2장의 항공사진이 그의 유작으로 남았다. 항공사진 촬영한 촬영에 성공한 직후 대전 근무를 마치고 서울로 올라온 그는 병세가 악화되면서 두 달만에 세상을 떠난 것이다.




송 장학관이 개발한 방패연 비행기. 사진 제공 국립중앙과학관


고인 뜻 기려 방패연 항공 사진 계속 연구할 계획


송 장학관이 남긴 사진은 지금 중앙과학관 관장실에 걸려 있다. 방패연 비행기 개발을 지켜봤던 전관수 중앙과학관 첨단과학연구실장은 “그가 남긴 방패연 비행기를 이용해 자유자재로 항공사진을 찍는 기술을 계속 연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식 관장은 “송 장학관의 사진과 비행기는 앞으로도 과학관에 계속 전시할 생각”이라며 “연구자로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던 송 장학관의 의지는 과학자들 사이에 큰 귀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 송옥빈 장학관이 방패연비행기를 이용해 촬영한 대덕연구개발특구 전경사진. 중앙에 엑스포과학공원이 보인다. 사진 제공 국립중앙과학관



고 송옥빈 장학관이 방패연비행기를 이용해 촬영한 국립중앙과학관 전경사진. 사진 제공 국립중앙과학관




대전=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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