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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기술과 생명윤리는 동전의 양면”


‘동전의 양면’. 어떤 문제에 대해 서로 다른 시각이 함께 존재할 때 우리는 이런 표현을 곧잘 쓴다. 주식투자에서의 수익과 리스크가 한 예다.
친박연대 정하균(50) 의원은 “생명과학 분야의 기술 개발과 윤리 문제가 바로 동전의 양면”이라고 말한다. 생명과학기술(BT)과 생명윤리는 항상 공존해야 하며, 어느 한 쪽을 지나치게 강조해서는 안 된다는 게 정 의원의 생각이다. 최근 화제가 된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 연구 허용도 바로 이 같은 측면에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국회생명과학연구포럼‘을 창립한 친박연대 정하균 의원.


●4월 국회생명과학연구포럼 창립


“아마 2004년부터였나요.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생명윤리 문제가 본격적으로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기 시작했던 게 말이죠. 벌써 5년이 넘었습니다. 너무 오래 끌고 있어요. 같은 얘기를 해마다 똑같이 반복하고 있지 않습니까.”

생명윤리에 대한 지적이 필요 없다는 얘긴 결코 아니다. 정 의원은 다만 윤리를 너무 강조하면 과학 발전이 더딜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일단 연구할 수 있는 길은 터주고 생명윤리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같은 맥락에서 정 의원은 차병원이 제출한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 연구계획을 정부가 승인한데 대해 “아주 잘 된 일”이라며 반색했다.

“최근 줄기세포 연구자들에게서 국내 연구동향을 전해 들었습니다.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논문 수가 2005년엔 한국이 3위 정도였는데, 지금은 10위 밖으로 밀려났다고 해요. 세계적으로 앞서 있던 한국의 줄기세포 연구가 뒤쳐지기 시작했다는 거죠.”





최근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전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규제했던 배아줄기세포에 대한 연방정부의 지원을 다시 허용했다.
“부시 정부 때도 미국의 줄기세포 연구를 따라잡기 버거웠는데, 이제는 훨씬 더 분발해야 합니다. 줄기세포는 향후 의료계와 제약시장에서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에요.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고 홍보해야 한다고 봅니다.”

정 의원은 현역 국회의원 23명과 함께 지난달 ‘국회생명과학연구포럼’을 창립하고 ‘줄기세포 연구 활성화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정 의원은 “국회생명과학연구포럼은 줄기세포를 비롯한 생명공학 분야에서 한국이 세계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필요한 제도 개선 및 재정 지원에 대해 연구하고 입법화하는 활동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희귀질환 신약 개발 국가가 지원해야”


국회생명과학연구포럼의 또 다른 주요 이슈는 바로 신약 개발이다.

“지금까지 국내에선 글로벌 신약개발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국내 임상의학계도 상당 부분 외국 제약회사들의 임상시험을 주로 진행한 게 사실이죠.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한 뒤 제품으로 만들기까진 많은 절차와 비용이 필요해요.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게 바로 이 부분이라고 봅니다.”





정 의원을 비롯한 22명의 국회의원들은 지난달 ‘희귀질환관리 및 희귀질환자 지원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발의했다. 발의안에는 희귀질환 치료를 위한 신약을 개발할 때는 임상시험 절차를 완화하고 각종 세제 지원도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환자 수가 적은 희귀질환 치료제를 보통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개발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요. 따라서 과학자들은 희귀질환 신약에 대한 후보물질 발굴에만 힘쓰게 하고 나머지 역할은 국가가 나서서 지원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좋은 약이 개발된다면 투자한 비용보다 훨씬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겁니다.”

정 의원은 줄기세포 연구와 바이오의약품 개발이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한국이 성과를 올릴 수 있는 분야로 보고 있다. 그는 “전통적인 방식의 신약 개발은 막대한 자금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줄기세포나 바이오의약품 등은 상대적으로 후발 주자들이 적은 비용으로도 기술력을 이용해 진입할 수 있는 새로운 분야”라고 말했다.

 

 




정하균 의원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집무 중인 모습.


●“과학계 리더도 경영 마인드 필수”


정 의원이 이처럼 생명과학에 특히 관심을 갖는 이유는 바로 그 자신이 척수장애인이기 때문이다. 25년 전 교통사고로 척수신경이 손상돼 지금까지 휠체어를 타며, 양손을 자유롭게 쓰지 못한다.

“국내에는 희귀난치병 환자가 58만명, 척수장애인이 13만명, 당뇨병 환자가 400만명이나 있어요. 이들의 희망을 위해서라도 생명과학 연구는 적절한 통제를 받는 선에서 열어줘야 합니다. 국회에서 일하는 동안 이들의 소망을 모아 생명과학 분야에서 훌륭한 성과가 나오길 기대하고, 이를 위해 제도적 지원을 펴나갈 계획이에요.”

국회의원으로 일하면서 그는 서울대와 차병원, 국립암센터 등 생명과학 연구 현장을 여러 차례 둘러봤다. 현장에서 몸속에 숨어 있는 암세포를 추적해가면서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진의 설명을 들었을 땐 “한국 과학이 이렇게 발전했구나” 하는 자부심도 느꼈다.

앞으로 한국 과학계가 얼마나 더 커갈 수 있을지는 이제 리더의 역할에 달렸다는 게 정 의원의 판단이다.
“같은 월급을 갖고 살림을 잘 꾸려나가는 주부도 있고, 그렇지 않은 주부도 있어요. 과학계 살림도 가정과 다르지 않을 겁니다. 한정된 예산으로 연구원들의 능력을 배가시켜 얼마나 발전시킬 수 있느냐는 리더가 조직을 어떻게 끌고 나가느냐에 달려 있겠죠.”






정 의원은 과학자들에게 물론 연구가 가장 중요하지만 이제는 비즈니스 마인드도 필요한 시대라고 조언한다. 연구계획 설정과 연구비 분배, 연구원 활용 등을 책임지는 과학계 리더는 기업을 이끄는 경영자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또 생명과학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의 연구개발(R&D) 지원정책이 유기적으로 좀 더 통합돼야 한다는 견해도 덧붙였다.

“생명과학 분야의 경우 현재 기초기술 연구 지원은 교육과학기술부, 기술 산업화 부분은 지식경제부, 임상 적용을 위한 연구 부분은 보건복지가족부가 담당하고 있죠. 정부 부처 간 역할이 다 다르기 때문에 지원 체계가 나뉘어 있는 건 이해하지만, 지금보단 더 통합적이고 유기적인 지원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정하균의 ‘이것만은 꼭!’
○생명윤리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허용해야 한다.
○희귀난치병 신약 개발에 대해 임상시험 절차를 완화해야 한다.
○정부의 생명공학 연구 지원 체계를 유기적으로 통합해야 한다.

정하균 의원은
1958. 1월 강원 춘천 출생
1976.2 대일고등학교 졸업
2003.2~2007.2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 추진연대 법제위원
2004.4~2008.5 한국척수장애인협회 회장
2006.7~2008.5 대한장애인조정연맹 수석부회장
2007.8~2008.5 재활보조기구 품질관리연구 자문위원
2007.9~2008.3 참주인연합 최고위원
2008.2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 졸업
2008.3~현재 친박연대 최고위원
2008.5~현재 제18대 국회의원,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위원
2008.8~현재 미래전략 및 과학기술특별위원회 위원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o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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