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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끌모아 연구? 집단지성 CPU로 단백질 비밀 푼다

단백질체생물물리학연구단 장익수 교수


지난해 한국 사회는 광우병으로 심한 몸살을 앓았다. 덕분에 광우병을 일으키는 ‘프리온’ 단백질도 일반인에게도 익숙한 이름이 됐다. 프리온 단백질은 정상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가도 몸 안에서 산성도(pH)가 6.5 이하로 낮아지면 구조가 바뀌어 신경세포를 공격한다. 프리온이 ‘변형 단백질’이라 불리는 것도 이런 이유다.

열도 단백질 구조를 바꾸는 중요 요인이다. 단백질은 여러 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뤄졌다. 음전하과 양전하를 가진 아미노산 끼리 서로 달라붙거나 밀어내 단백질 구조가 만들어진다. 하지만 온도가 높아지면 이들 결합이 끊어진다. 뭉쳐있던 라면을 뜨거운 물에 넣으면 풀리는 것과 비슷한 이치. 구조가 변해 안정성이 낮아지면 단백질은 본래 갖고 있던 기능을 잃어버린다.


장익수 단백질체생물물리학연구단장. 사진제공 단백질체생물물리학연구단



장익수 부산대 물리학과 교수(사진)가 이끄는 ‘단백질체생물물리학연구단’은 단백질의 안정성을 연구한다. 통계물리학, 고분자 물리학, 생명정보학, 슈퍼컴퓨팅을 이용해 어떤 경우에 단백질의 안정성을 바꾸는 이상 현상이 나타나는 지 밝히는 작업이다. 열과 pH도 연구대상이다. 장 교수는 “단백질의 안정성을 연구하면 궁극적으로는 신약개발에도 응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많은 신약이 단백질을 이용해 개발되기 때문이다





원자냐, 아미노산이냐


단백질의 안정성을 연구하는 작업은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과 아미노산을 이루는 원자를 관찰하는 데서 시작한다. 아미노산, 원자들 간 상호작용이 단백질 구조를 만들기 때문이다. 미국 매릴랜드대 화학과 데이비드 티루말라이 교수나 샌디에고 캘리포니아대 화학과 피터 울리네스 교수 등이 현재 이런 연구를 하고 있다.

평균적으로 아미노산 1개는 원자 16개가 모여 구성된다. 단백질이 아미노산 100개로 이뤄져 있다면 포함된 원자 수는 1600개. 원자 사이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려면 1600X1600가지의 수를 계산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 방법은 원자 수준에서 단백질을 살피기 때문에 정확성은 높다. 하지만 엄청난 수를 고려해야 한다. 이론상으로는 계산이 가능하지만 현재 기술로는 슈퍼컴퓨터를 동원해도 아미노산이 50개 이상만 돼도 계산하기가 어렵다.






또 다른 방법은 아미노산을 이루는 각 원자들의 영향을 무시하고 아미노산 전체를 하나의 덩어리로 보는 것이다. 이렇게하면 아미노산이 100개일 때 100X100가지만 계산하면 된다. 원자를 모두 고려하는 방법보다 훨씬 간편하다. 이 방법에서는 원자 사이의 에너지를 간략하게 처리한다. 원자 사이의 거리가 7Å(옹스트롱·1Å=100억분의1m) 이하면 원자 끼리 상호작용 하는 힘을 0으로 7Å 이상이면 1로 가정한다.

이 방법을 쓰면 아미노산이 200개인 단백질까지 연구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문제가 남는다. 원자 간에 작용하는 힘을 임의로 정한 탓에 실제 단백질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장점만 골라 새로운 분석법 만들어


장 교수는 이들 방법에서 장점만 따왔다. 아미노산 수준에서 단백질을 살피되, 원자가 상호작용하는 힘을 좀 더 구체적으로 계산해 넣은 것. 아미노산 분석법과 원자 분석법의 장점을 골라 비빔밥처럼 버무린 셈이다.

아미노산 개수에 제한을 받지 않는 것이 장 교수가 개발한 방법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이전의 방법들로는 질병을 일으키는 단백질의 안정성을 연구할 수 없었다. 이 단백질들은 보통 100~600개 아미노산으로 이뤄져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 교수의 새로운 분석방법을 이용하면 연구가 가능하다. 장 교수의 분석법은 지난해 2, 3월 연달아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려 세계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CPU 700개를 연결해 만든 슈퍼컴퓨터. 사진제공 단백질체생물물리학연구단



연구에 필요한 복잡한 계산을 하는데 슈퍼컴퓨팅 PC클러스터가 큰 도움이 됐다. PC클러스터는 일반 슈퍼컴퓨터와 달리 개인용 컴퓨터(PC)가 사용하는 다수의 중앙처리장치(CPU)를 연결해 만든 슈퍼컴퓨터다. 장 교수는 1998년 국내 처음으로 64대의 CPU를 묶어 슈퍼컴퓨터를 가동했다. 현재 CPU 개수는 700개 정도다.




암 억제 단백질의 비밀 풀 것


장 교수는 새로운 분석방법을 이용해 p53 단백질의 안정성을 연구할 계획이다. p53은 몸 안에서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크는 것을 막는 ‘파수꾼’ 역할을 한다. 암 발생을 막는 것이다. 아미노산이 약 40개나 돼 이전까지는 제대로 연구를 할 수 없었다.

이외에도 위염을 일으키는 헬리코박터의 단백질, 신경전달단백질 p21 등을 차기 연구 목록에 넣어뒀다.


::장익수 교수는::

1977년~1981년 부산대 물리학과 학사
1981년~1985년 부산대 물리학과 석사
1985년~1987년 미국 로체스터대 물리학과 석사
1987년~1990년 미국 로체스터대 물리학과 박사
1990년~1991년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박사후 연구원
1991년~현재 부산대 물리학과 교수
2002년~2007년 전산단백질체학 및 생물물리학 국가지정연구실 단장
2008년~현재 단백질체생물물리학 창의연구단장
2009년~현재 부산대 단백질체 생물물리학 연구센터 센터장




단백질체생물물리학연구단은?



사진
단백질체생물물리학연구단.



“일찍 퇴근해야 11시에요.”

단백질체생물물리학연구단의 실험실에는 불이 꺼질 날이 없다. 장 교수도 강의시간을 제외하고는 항상 연구실에서 학생들과 의논하며 실험을 진행한다. 학생은 장 교수의 ‘후학’이자 ‘동료’인 셈. 지도교수가 학생을 가르치기만 하는 게 아니라 같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다. 새로운 문제가 나타나면 그는 “모른다”고 솔직하게 이야기 한다.

“학생들에게 우리 같이 생각해보자고 말을 해요. 그러다보면 풀지 못 할 것 같은 문제의 해결방법이 제 머리에서, 학생 머리에서 나오거든요.”





솔직함은 연구단의 ‘브레인스토밍’을 이끄는 요인이다. 때때로 난상토론이 벌어지기도 한다. 같은 문제를 두고 교수와 학생이 다른 해석을 내놓는 것.

“종종 제가 틀릴 때가 있어요. 이제 학생들이 제 품을 벗어나 홀로서기를 할 때가 왔다는 뜻이죠.”

연구교수 1명, 박사후연구원 1명, 박사과정 4명, 석사후연구원 1명, 석사과정 2명, 학부인턴 3명으로 구성된 연구단은 지난해 창의적연구진흥사업단에 선정됐다.

 

 

 

 

 




변태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xrock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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