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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천사와 악마′로 본 반물질의 비밀

반물질 폭탄 진짜 만들 수 있나?


이달 14일 개봉한 영화 ‘천사와 악마’는 ‘다빈치 코드’로 유명한 댄 브라운의 소설이 원작으로 가톨릭교회의 탄압에 의해 사라진 비밀결사단체 ‘일루미나티’가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서 거대한 폭발력을 지닌 반물질(antimatter)을 훔쳐 바티칸을 파괴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CERN의 비토리아 박사(아예렛 주어 분)는 ‘빅뱅 실험’으로 불리는 충돌실험에서 강력한 에너지원인 반물질을 얻지만 누군가에게 탈취당하고 동료도 살해당한다. ‘일루미나티’는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는 고대의식인 ‘콘클라베’가 있기 전 유력한 교황 후보 4명을 납치한 뒤 한 시간에 한 명씩 살해하고 마지막에는 바티칸을 폭파하겠다며 교황청을 위협하고, 교황청은 하버드대 종교기호학 교수인 로버트 랭던(톰 행크스 분)에게 이 사건과 관련된 암호 해독을 의뢰한다.

랭던 교수는 ‘일루미나티’ 회원이던 갈릴레오와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주장해 가톨릭 교단으로부터 탄압받은 뒤 수면 아래로 숨었던 ‘일루미나티’가 500년 만에 복수를 시도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비토리아 박사와 함께 반물질을 찾는다.





반물질로 폭탄 만들 수 있나


영화에서 CERN의 비토리아 박사는 반물질의 위력을 설명하면서 “반물질 1g이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보다 강력한 파괴력을 낼 수 있다다”고 말한다. 실제로 반물질이 폭탄으로 쓸 수 있을 만큼 어마어마한 파괴력을 가지는 걸까.

반물질은 반입자로 이뤄진 물질을 가리키는 것으로 우리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과 반대의 특성을 갖는다. 가령 양전자(반전자)는 전자의 반입자를, 반양성자는 양성자의 반입자를 말한다.

특히 반물질의 경우 우주 생성 과정과 밀접히 관련돼 있어 현재도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예를 들어 우주가 생성된 초기에는 물질과 반물질의 양이 같았지만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에는 반물질이 없다.

물론 영화의 설정대로 CERN에 있는 거대강입자가속기(LHC)처럼 거대한 가속기에서는 인공적으로 반물질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반물질이 물질과 만나면 막대한 에너지를 내면서 사라져버린다. 영화에 반물질 폭탄이 등장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CERN은 반물질 폭탄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 1995년 CERN은 세계 최초로 반물질을 만들어내긴 했다. 당시 반물질은 반수소였다. 하지만 지금까지 CERN에서 제작한 반수소는 폭탄을 만들기에는 터무니없이 적은 양이다.

게다가 반물질은 자연 상태에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폭탄과 같은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불가능하다.

무엇보다도 영화에서는 반물질을 진공상태의 특수 관에 보관할 수 있는 것으로 묘사하지만 아직 반물질을 저장하는 기술은 등장하지도 않았다.

최근 CERN은 영화 개봉에 맞춰 영화 속 궁금증을 풀어줄 사이트(angelsanddemons.cern.ch)를 열었다. 반물질을 비롯한 다양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으니 한번 방문해보는 것도 좋다.







500년 전 사라진 비밀단체 ‘일루미나티‘의 암호를 풀기 위해 교황청 자료실에서 문헌을 해석하고 있는 랭던 교수(왼쪽).


9월 말 ‘빅뱅 실험’ 시작


현재 CERN은 약 139억 년 전 우주탄생의 순간을 재현해 반물질을 얻을 수 있는 ‘빅뱅 실험’을 구현할 LHC 충돌실험을 준비 중이다.

거대한 입자 충돌기인 LHC는 원형 파이프를 따라 빛에 가까운 속도로 달려오는 양성자가 서로 정면충돌하면서 14TeV(테라전자볼트, 1TeV=10^12eV)라는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발생시킨다. 그리고 이 순간 우주 초기와 같은 상태가 만들어진다.

빅뱅 이론에 따르면 우주 초기에는 물질과 반물질의 양이 비슷했는데, 지금 우주에는 대부분 물질만 남아 있다. 반물질의 양은 물질의 100억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사라진 반물질을 찾는 일도 LHC의 숙제다.

지난해 9월 10일 CERN은 LHC를 처음으로 가동시켰지만 다음날 변압기가 고장을 일으켰고, 7일 뒤 LHC에 설치된 2개의 거대한 초전도 자석의 전기 연결장치에 문제가 생겨 액체 헬륨이 새어나온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수리가 끝날 때까지 가동을 중단시켰다. CERN은 오는 9월 말 LHC에서 첫 빔을 쏘고, 10월 말 양성자 충돌실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한편 LHC 실험에서 힉스 입자를 찾을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힉스는 질량의 원천에 관한 열쇠를 쥐고 있어 ‘신의 입자(God Particle)로 불린다. 힉스는 LHC에서 양성자가 충돌한 뒤 10^-25초 동안만 존재했다가 곧 뮤온 입자 4개로 붕괴한다. 힉스를 직접 보긴 어렵지만 뮤온을 검출하면 힉스의 발자취는 볼 수 있다.







바티만을 날려 버릴 폭탄으로 등장하는 반물질. CERN의 비토리아 박사(왼쪽에서 두 번째)가 반물질이 담긴 특수 관을 조심스럽게 꺼내고 있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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