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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별이 있나요?


연인에게 다이아몬드를 선물할 생각이라면,
밤하늘에서 센타우루스자리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편이 낫겠다.
거기에 어마어마한 다이아몬드별이 있으니까.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다이아몬드와 함께 하늘에 있는 루시)…”
영국의 4인조 록그룹 ‘비틀스’가 1967년 발표한 노래다. 비틀스 멤버 중 하나인 존 레넌이 자기 아들 줄리안이 그린 그림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했다. 이 곡에 등장하는 루시는 줄리안의 여자 친구인데, 5년 전 발견된 ‘다이아몬드별’의 애칭이기도 하다.
2004년 2월 미국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센터(CfA) 트래비스 메트칼프 박사팀은 지구에서 센타우루스자리 방향으로 50광년 떨어진 백색왜성 BPM37093의 내부가 다이아몬드와 같은 탄소결정체로 이뤄져 있다는 사실을 밝혀 미국 ‘천체물리학저널 레터’에 발표했다. 백색왜성은 태양과 비슷한 질량을 가진 별이 진화과정에서 마지막으로 죽어가는 단계인데, 별 중심부의 수소와 헬륨을 다 태우고 별 대기를 우주공간으로 날려버린 뒤 뜨거운 핵만 남은 상태다. 내부가 거의 탄소로만 구성돼 있다.









그동안 천문학자들은 백색왜성의 내부가 결정(crystal)으로 돼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는 최근에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메트칼프 박사팀은 백색왜성 BPM37093이 밝게 빛날 뿐 아니라 규칙적으로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며 거대한 종처럼 울린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연구팀은 BPM37093의 이 같은 진동(맥동)을 면밀히 관측해 백색왜성 내부의 탄소가 결정 상태임을 알아냈다.

지름 4000km에 질량이 태양의 절반쯤인 이 백색왜성이 온전히 다이아몬드라면 1034캐럿이나 된다. 지구에서 발견된 가장 큰 다이아몬드가 546캐럿인 것에 비하면 이는 모든 다이아몬드의 어머니라 할 만큼 어마어마한 규모다. (다이아몬드와 함께 하늘에 있는) 루시라는 별칭도 어울린다.




진동 주기로 파악하는 별의 속사정


지구에서 지진파를 측정해 지구의 내부를 연구하듯이 별에서 맥동이나 진동을 살피면 별의 내부 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 예를 들어 태양의 표면 진동을 세밀하게 관측하면 내부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태양 표면(광구)에 있는 지름 1500~4000km의 영역이 2.5~11분의 주기로 진동하는데, 이렇게 다양한 진동을 연구하면 그 진동이 생성된 영역의 온도, 밀도, 화학 조성을 알 수 있다. 태양 진동은 한 사람만의 호흡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모두 다른 주기로 숨을 들이마셨다가 내쉬는 호흡이 합쳐진 결과와 비슷하다.




한국천문연구원 광학적외선천문연구부 김승리 박사는 “별이 커졌다가 작아지는 맥동 현상의 주기는 거성처럼 밀도가 낮은 경우 긴 반면, 백색왜성처럼 밀도가 큰 경우 짧다”며 “맥동 주기가 1000초로 짧은 백색왜성은 여러 주기가 합쳐져 밝기 변화가 매우 복잡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전 세계 여러 천문대에서 동시에 관측해야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별에서 맥동이나 진동이 나타나면 밝기가 주기적으로 변하는데, 별의 밝기 변화를 찾아내 맥동이나 진동 특성을 알아낸다.
김 박사팀은 2002년부터 미국 델라웨어대가 이끄는 백색왜성 공동 관측 그룹(WET)에 참여해 반기별로 1주일씩 백색왜성을 관측해왔다. 2004년에는 다이아몬드별을 발견했던 메트칼프 박사팀과 CBS114라는 백색왜성을 공동 관측하기도 했다. “다이아몬드별도 10여 개 천문대에서 동시에 관측해 맥동 주기를 여럿 찾아낸 경우랍니다. 중심에 탄소, 질소, 산소 등 원소 함량을 집어넣어 별의 밀도 분포를 따져봤는데, 결정 개념을 가정해 모델을 만드니 관측치와 잘 맞았던 거죠. 그래서 탄소 결정체라는 말이 나왔고 별 대부분을 다이아몬드로 가정하면 몇 캐럿일 것이라고 추정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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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프랑스 파리천문대 에릭 미셸 교수팀은 지름 27cm의 우주망원경 ‘코로트’로 HD49933, HD181420, HD181906이라는 3개 별의 밝기 변화를 정밀하게 관측해 태양에서와 유사한 진동을 발견했고, 이 결과를 ‘사이언스’ 10월 24일자에 발표했다. 별 표면의 물질 운동과 온도 변화 때문에 별빛이 미세하게 변하는데, 이런 변화를 측정해 별의 진동을 감지한다. 이 같은 빛의 변화 양상을 우리가 알아듣는 소리로 바꿀 수 있다. 코로트로 기록한 3개 별의 소리는 일정하게 반복되는 패턴이었지만, 별의 나이, 크기, 화학조성에 따라 서로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별의 소리를 듣고 내부에서 벌어지는 속사정을 아는 일은 쉽지 않다. 이는 마치 악기 소리를 듣고 그 악기 모양을 재구성하려고 노력하는 일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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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별의 진동 현상으로부터 별의 내부 구조를 연구하는 분야를 성진학(星震學, asteroseismology)이라고 하며, 별의 진동인 성진을 자세히 살피면 별의 속사정을 파악할 수 있다. 별의 맥동 주기를 관측해 별의 질량, 밀도 같은 물리량뿐 아니라 내부 구조도 가장 잘 알 수 있는 방법이다. 빛만을 갖고 멀리 떨어진 별의 내부를 알 수 있다는 사실이 매우 흥미롭다.

김 박사는 “맥동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는 백색왜성 5개에 대해 가장 밝을 때의 시간을 이탈리아 천문학자를 비롯한 세계 연구자들과 함께 현재 계속 모니터링하며 관측하고 있다”며 “이 극대시간의 변화를 포착해 백색왜성 주위를 공전하는 외계행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별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다 바깥사정까지 훤해지는 셈이다.

 

 

 



글 | 대전=이충환 기자 ㆍ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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