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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 이번엔 선형가속기 경쟁?

유럽형 CLIC가 에너지 높고 규모도 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는 차세대 선형가속기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자는 지난달 29일 e메일 한통을 받았다. CERN에서 8년째 연구과학자로 재직해온 노상률 박사였다. 미국을 중심으로 국제선형가속기(ILC)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는 보도를 접한 뒤 유럽의 선형가속기 연구 상황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CERN이 2000년부터 진행 중인 차세대 선형가속기 CLIC 일부. CLIC 연구에는 14개국 26개 연구소가 참여하고 있다. 사진제공 CERN


●유럽의 선형가속기 CLIC


CERN은 2000년부터 CLIC(Compact Linear Collider)라는 차세대 선형가속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은 유럽, 일본 등 전 세계 14개국 26개 연구기관이 공동으로 가속기 설계에 필요한 기초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 한국은 참여하고 있지 않다.

현재 국제 공동 연구 형태로 진행되는 선형가속기 사업은 ILC와 CLIC 두 개다. 그렇다면 이 두 가속기의 차이점은 뭘까.

가장 큰 차이점은 가속기가 만들어내는 에너지 크기다. ILC는 500GeV(기가전자볼트, 1GeV=109eV) 수준에서 연구되고 있지만 향후 1TeV(테라전자볼트, 1TeV=1012eV)까지 에너지를 높일 계획이다. 반면 CLIC는 ILC보다 에너지 수준을 높여 3TeV의 에너지를 생성할 수 있도록 설계되고 있다.

이로 인해 전자와 양전자가 가속되는 가속기 길이에서도 차이가 난다. ILC는 총 31km, CLIC는 이보다 긴 48km다.

CERN에서 발행하는 ‘CERN 신보(Courier)’ 2008년 9월호에 따르면 CLIC는 2010년 개념설계를 마친 뒤 기술설계와 건설비용 등을 추산할 예정이다.




●왜 선형가속기에 ‘집착’하나


물리학자들이 선형가속기를 건설하려는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이유는 선형가속기가 원형가속기보다 더 큰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기술로 테라전자볼트급 에너지를 인공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장치는 선형가속기가 유일하다.
원형가속기인 거대강입자가속기(LHC)가 ‘신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의 존재를 발견하는 일이 주 임무라면 CLIC는 힉스의 다양한 성질을 밝힐 수 있다는 점도 물리학자들이 선형가속기 건설을 추진하는 이유다.

문제는 비용이다. 노 박사는 e메일에서 “CLIC는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9월 말 가동 예정인 거대강입자가속기(LHC) 이후 입자물리 연구를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면서도 “CERN이 현재 심각한 재정난에 처해 있어 LHC가 마지막 거대가속기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CERN 신보’도 “CLIC 건설 결정은 LHC 실험 결과에 좌우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때문에 노 박사는 “ILC와 CLIC는 초전도 슈퍼콜라이더(SSC)와 LHC의 재판(再版)이 될 공산이 크다”고도 우려했다.

한편 노 박사는 이런 상황이 아시아에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CERN이 CLIC가 어디에 들어설 것인지는 정하지 않은 채 기술적인 연구만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CLIC가 유럽이 아닌 아시아에 지어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물리학자들이 선형가속기 개발에 매달리는 이유는 원형가속기보다 큰 에너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힉스 등 베일에 가려진 입자의 물리적인 특성도 알 수 있다. 사진은 선형가속기 연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내용(암흑물질, 암흑에너지, 초대칭 등)을 전광판 이미지로 나타냈다. 사진제공 ILC



다만 한국은 선형가속기를 건설할 수 있는 인력, 기술력, 인프라가 적어 현재로선 큰 역할을 기대하기 힘들다. 노 박사는 “일본은 지진 때문에 거대가속기를 건설할 환경으로 적합하지 않아 국제사회의 동의를 얻기 어렵다”면서 “한국은 입지적으로 좋은 조건을 갖춘 반면 입자물리학 인프라가 약하다”고 말했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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