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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가진 가상로봇 ‘리티’ 세계 첫 개발

KAIST 김종환 교수팀 “사용자 원하는 대로 성격 바꿀 수 있어”


“안녕. 난 유전자를 가진 세계 최초의 로봇 ‘리티(Rity)’야. 컴퓨터 안에 살고 있는 강아지 로봇이지. 내겐 유전자가 모두 1764개나 돼. 내 성격은 이 유전자에 따라 결정된단다. 기쁘고, 슬프고, 가끔은 화나기도 해. 내가 좀 더 상냥한 성격이면 좋겠다고? 그럼 진화 알고리듬으로 내 성격을 바꿔 봐.”

KAIST 전자전산학부 김종환 교수팀이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로봇의 성격을 바꿀 수 있는 진화 알고리듬을 개발했다. 김 교수팀은 이 결과를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에서 발행하는 학회지 ‘시스템, 인간, 사이버네틱스 회보’ 5월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이 실험 대상으로 택한 로봇은 리티. 리티는 컴퓨터 안에 존재하는 3D 가상로봇이다. 2005년 개발 당시 인공 유전자를 가진 세계 최초의 로봇으로 널리 알려졌다. 연구팀은 F, I, B라는 세 종류의 유전자 1764개로 리티의 염색체 14개를 구성했다. 유전자의 발현 정도에 따라 리티의 성격이 달라지도록 했다. 문제는 1764개나 되는 유전자의 발현 정도를 일일이 지정하기 힘들다는 것. 리티도 인간처럼 스스로 진화하게 할 수 없을까.

연구팀은 유전자 교차와 돌연변이처럼 인간의 진화 과정을 모방한 진화 알고리듬을 개발했다. 김 교수는 “진화 알고리듬을 이용해 3000세대를 거쳐 자손을 만든 결과 원하는 성격의 리티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인간의 경우 3000세대를 거치려면 어마어마한 시간이 필요하지만 컴퓨터에서는 12시간이면 충분했다.






이렇게 탄생한 ‘맞춤형 리티’는 컴퓨터에 달린 웹캠으로 주인을 알아보고, 마이크로 주인이 내리는 음성명령을 인식한다. 현재 리티는 빛, 소리, 온도 등 47가지 자극에 실시간으로 반응한다. 가령 마우스를 한 번 클릭하면 쓰다듬는 것으로, 두 번 클릭하면 때리는 것으로 알아듣는다. 주인이 나타나면 꼬리를 흔들며 기쁘고 반가운 감정을 드러낸다. 김 교수는 “어떤 유전자를 갖는지에 따라 로봇의 성격이 많이 바뀐다”면서 “리티는 가상의 진화 과정을 거치는 하나의 인공 생명”이라고 말했다.

미래에 등장할 수만 종의 로봇을 구별할 때도 인공 유전자를 이용할 수 있다. 인간을 공격하는 성향에 관련된 유전자를 제거하면 반란을 일으킬 로봇이 등장할 염려도 없다. 연구팀은 리티의 인공 유전자를 휴머노이드에 이식해 실제 로봇의 성격을 연구할 예정이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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