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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영어과학전시관 가보니

원어민 내국인 과학강사 2인 1조…체험형 수업 강조


“해가 이 방향으로 가면 그림자는 어디에 생길까요?”(강사)
“East(동쪽이요)”(학생들)

이달 17일 오후 2시 서울 노원구 중계동 서울영어과학교육센터 사회탐구실. 초등학생 10여명과 강사 2명이 영어와 한국어를 번갈아 쓰며 질문과 대답을 주고받았다. 이날은 날씨가 흐린 탓에 실내에서 모형 해시계를 만드는 수업이 진행됐다. 센터 관계자는 날씨가 맑았다면 야외관측소에서 태양의 홍염을 관찰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30여 분간 진행된 수업은 벽안(碧眼)의 원어민 강사와 한국인 과학 강사가 함께 진행했다. 원어민 강사가 쉬운 어휘로 과학원리를 설명하자 한국인 강사가 우리 말로 번갈아 설명했다. 수업이 끝난 뒤 학생들은 건물 4,5층에 있는 과학전시관을 40분간 둘러봤다. 전시물 관람 후에는 ‘보호색’에 관한 과학실험이 이어졌다.







17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 서울영어과학교육센터의 체험학습프로그램에서 원어민 강사가 모형 해시계를 만드는 과정을 영어로 설명하고 있다. 서영표 동아사이언스기자sypyo@donga.com

이 프로그램은 올 3월 문을 연 서울영어과학교육센터가 진행하고 있는 영어 체험학습프로그램. 누구나 인터넷으로 예약하면 참가할 수 있다.

이날 아이와 함께 세 번째 방문했다는 김화영(서울 강북 미아동) 씨는 “영어와 과학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어 주변 학부모들 사이에서 반응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김 씨는 “아직 아이가 간단한 영어 문장을 알아듣는 수준이지만 한국말로 다시 설명을 해줘서 수업 내용을 충분히 소화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센터는 개관한 지 3개월을 갓 넘겼지만 벌써부터 입소문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대중교통으로 1시간 넘게 걸리는 곳에서 소문을 듣고 찾아온 이들도 요즘 들어 꽤 늘었다. 이날도 강남과 송파 등에서 찾아온 학생들이 여럿 있었다. 현미경으로 암석을 관찰하거나 날씨가 맑은 날 저녁 밤하늘을 관찰하는 체험형 프로그램은 특히 인기가 높다.

서울영어과학교육센터는 이달 19일 개관 100일째를 맞았다. 센터의 시설과 예산은 노원구청이 지원하고 교육프로그램 운영은 삼육대가 맡고 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영어를 접목한 과학전시관인 이 곳에는 현재 영어 설명을 위한 원어민 강사 10명과 강의와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전담하는 이공계 출신 석박사 9명이 활동하고 있다.






당초 센터가 세워질 자리에는 영어마을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전국의 상당수 영어마을이 부실 운영에 빠지면서 설립 계획을 바꿨다. 최종걸(삼육대 교양교직과) 관장은 “과학만 보여주면 지루해하고, 영어만 해서는 성공 사례가 드물어 둘을 합쳐보기로 했다”며 “관람보다 교육 기능을 강화했더니 예상외로 반응이 좋다”고 설명한다.

개관 후 100일간 센터를 찾은 관람객은 2만2000여명. 잉글리시카페와 영어과학교실 등 정기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회원 520명도 매주 센터를 찾는다. 수강료 월 2만원인 영어과학교실은 매주 2시간씩 우주반·물질반·생태반·지구반으로 나눠 진행된다. 대상은 주로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다.

이날 열린 물질반 수업에서는 20명이 5조로 나뉘어 물과 기름, 알콜이 혼합된 액체 비중을 비교하는 실험이 진행됐다. 흰 가운을 걸친 원어민 강사가 간단한 과학 원리를 설명하는 가운데 한국인 강사가 각 조를 차례로 돌며 실험을 도왔다.

“Pour in the water into the beaker(비커에 물을 부어요)"

실험이 끝날 무렵 실험과 관련된 영어 따라 배우기가 이어졌다. 원어민 강사가 영어 문장을 읽자 학생들이 발음을 따라했다.

캐나다 출신의 강사 브라이언 해밀턴(35) 씨는 “강남에 있는 미국대학입시(SAT) 학원에서 4년간 강의하다 좀 더 활동적으로 일할 수 있는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다”며 “대학에서 역사와 영문학을 전공했지만, 과학교육 연수를 받고 초등학교 수준의 과학을 가르치기 때문에 강의에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 아이들은 우주에 관한 내용을 특히 재미있어 하는 것 같다”면서도 “한창 물건을 만지며 놀고 싶은 나이임을 감안하면 손으로 직접 조작할 수 있는 전시물이 많지 않은 것이 아쉽다”고 했다.

해밀턴 씨의 말처럼 센터에는 화석, 운석, 암석, 별자리 등 보는 것 위주의 전시물이 주를 차지하고 있다. 지질학과 생물학 천문학 위주로 전시물이 구성되다보니 수학과 물리, 화학과 관련한 볼거리가 부족하다. 최종걸 관장은 “현미경 관찰 등 직접 조작할 수 있는 전시프로그램이 있지만 주로 관람을 위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실험실습 중심의 영어과학교실과 체험프로그램을 통해 한계를 보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에서는 이런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적 의견도 나온다. 과학을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로 가르칠 경우 정확한 개념을 전달하기가 쉽지 않다는 주장이다. 또 한글을 한참 익힐 나이의 초등학생들에게 영어 중시 교육이 과연 적절하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최 관장은 “어른은 언어를 통해 과학을 배우려고 하기 때문에 힘들어하지만 아이들은 눈과 손을 통해 직관적으로 배우는 경향이 있다”며 “어려운 과학 개념을 알려주는 게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딱딱한 이미지가 강한 과학만 내세워서는 아이들의 관심을 끌어들이기가 힘들지 않냐”며 “영어를 통해서라도 과학관에 더 많이 오도록 하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센터 주변에 조성된 중계근린공원에 공룡 모형이 전시돼 있다. 공룡 뒤쪽으로 공룡 발자국을 실물 크기로 재현한 게 눈에 띈다. 지질학 박사인 최종걸 관장이 2003년 경남 사천에서 발견한 것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서영표 동아사이언스기자sypyo@donga.com

서영표 동아사이언스 기자 sypy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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