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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돼지들의 억울한 죽음

언론, 과학 비판하는 감시자 역할해야


《기후변화와 첨단기술 문명 시대에 필요한 바람직한 과학보도의 태도는 뭘까.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3일까지 영국 런던에서 열리고 있는 제6회 세계과학기자총회에서는 과학저널리즘의 새로운 방향이 소개됐다. 참석자들은 “기후변화와 대유행병, 줄기세포 문제 등 과학적 이슈가 지구적 관심사로 떠올랐다”며 “뉴미디어 등 다양한 방식으로 문제의식을 전달한다면 과학저널리즘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총회에는 세계 70개국에서 약 900명의 과학 담당 기자와 전문 칼럼니스트들이 참석했다.》




○ “과학은 아직도 편견과 전쟁 중”


아랍과학저널리즘협회 나디아 엘아와디 씨는 당시 ‘돼지독감’으로 불리던 신종 인플루엔자A(H1N1)가 확산되던 올 4, 5월 이집트에서 일어난 돼지 집단 도살처분 사건을 소개하며 “비과학적 보도가 사회를 공포로 몰아넣은 대표 사례”라고 진단했다. 이집트 정부는 멕시코와 북미 일대로 감염환자가 늘자 자국 내 돼지를 모두 도살하기로 결정했다. 전염병의 원인을 완전히 없애겠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정부의 속셈은 따로 있었다. 당시 빈민가를 중심으로 늘고 있는 돼지고기 수요를 차단하려 했던 것. 이슬람 율법에서는 돼지고기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정부 기관지와 일부 언론에서는 “신종 인플루엔자가 미국이 개발한 생물학무기일 가능성이 높다. 돼지고기를 먹으면 돼지의 방탕한 습성이 옮는다”와 같은 비과학적 왜곡보도가 이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의 가우탐 나이크 기자는 줄기세포에 대한 영국과 미국 언론의 이중성을 지적했다. 나이크 기자는 “영국 언론은 자국의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자긍심이 지나치게 높고, 미국은 정치적 판단이 개입되면서 실제 과학적 성과를 정확히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비판의 칼날을 세워야 할 때


기사를 무비판적으로 대량 생산하는 ‘베끼기식 기사 보도’에 대한 우려도 쏟아졌다. 지난달 25일 발행된 과학학술지 ‘네이처’는 “언론이 과학을 비판하는 감시자의 역할로 돌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네이처는 “과학자들은 언론을 대중에게 자신의 연구성과를 소개하는 홍보도구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사회가 과학과 관련된 주요 문제를 비판적으로 판단하도록 저널리즘 본연의 비판적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이처는 과학자들에게도 태도 변화를 주문하면서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가 진행하고 있는 언론을 위한 자문 프로그램을 의미 있는 첫 시도라고 평가했다.

미국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뉴스의 톰 지크프리트 편집장도 “엄밀함과 비판 정신이 필요한 과학저널리즘과 과학을 대중에게 쉽게 전달하는 과학커뮤니케이션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며 “성과를 단순히 소개하는 수준의 과학 보도는 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정보를 얻고 있는 독자들에게 결국 외면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뉴미디어 활용 과학 보도 대세


영국 BBC와 가디언, 미국의 사이언티픽아메리칸 등 과학 보도에 앞선 세계적 매체들의 새로운 변신도 소개됐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과학저술가 과정을 담당하고 있는 필 힐츠 교수는 “과학도 다른 분야처럼 신규 독자 확보를 위해 뉴미디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BBC 테크놀로지 담당기자인 로리 셀런 존스 씨는 손수제작물(UCC) 음원사이트인 ‘오디오부’와 인터넷 단문 서비스 ‘트위터’, 카메라폰 등 온라인과 모바일을 융합한 보도사례를 소개했다. 존스 기자는 “휴대전화 카메라로 인터뷰를 찍어 곧장 웹사이트에 올리는 것이 가능해졌다”며 “활자, 동영상, 음성 등 환경에 제약받지 않는 1인 보도 시대가 왔다”고 진단했다. 과학학술지 사이언스와 네이처도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최신 연구성과를 발표하고 있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과학면은 전문가와 기자 블로그를 통해 뉴미디어에 익숙한 신규 독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한편 이번 행사와 함께 열린 세계과학기자연맹(WFSJ) 집행위원회는 2011년에 열릴 다음번 총회 개최지로 이집트 수도 카이로를 선정했다.

 

 

 

 



런던=박근태 동아사이언스기자 kun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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