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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없어진다면…지구는 폭염 아니면 혹한

지구 자전축 안정되게 붙잡아 태양열 고루 분산 4계절 생겨


어느 날 갑자기 달이 사라졌다. 어두운 밤하늘에 휘영청 떠 있던 둥근 보름달을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밤하늘에 달이 사라지자 세상은 칠흑 같은 어둠에 뒤덮였다. 불을 켜지 않으면 바로 눈앞의 사람도 보지 못한다.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은 사라지고 대형 폭풍이 한반도를 강타한다. 썰물 때 바지를 걷고 낙지를 잡던 진흙 개펄의 낭만도 사라진다. 달이 없는 지구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달 착륙 40년을 맞아 달이 사라진 지구에서 일어날 가상의 상황을 살펴봤다.





사계절 사라진 지구 ‘아주 덥거나 아주 춥거나’


지구는 23.5도 비스듬히 기울어진 채로 자전한다. 지구가 기울어져 도는 이유는 달의 중력이 안정적으로 붙잡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가 기울어진 채로 돌기 때문에 태양이 내뿜는 열기는 지구 곳곳에 고르게 퍼지고 사계절이 생긴다.

달이 사라지면 지구의 자전축은 마치 쓰러지기 직전 팽이처럼 요동치게 된다. 영국에서 발행되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달이 사라질 경우 지구의 자전축 각도는 0∼85도 사이에서 크게 요동친다. 자전축이 바뀌면 지구는 극심한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게 된다. 과학자들은 지구가 바로 서서 돌게 될 경우 적도지방은 지금보다 훨씬 더운 열대로, 극지방은 극심한 혹한지대로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적도지방의 뜨거운 공기가 극지방으로 이동하면서 슈퍼폭풍이 생길 가능성도 크다. 김지현 전 안성천문대장은 “자전축이 흔들리면 한국에서 사계절이 사라지거나 특정 계절이 사라지는 등 극심한 환경 변화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밀물 썰물 사라지고 개펄도 잃어


달이 사라지면 밀물과 썰물이 적게 일어나거나 사라지면서 개펄이 마른다. 해변에 사는 조개와 낙지 등 어패류도 보금자리를 잃게 된다. 바닷물의 순환에 변화가 오면서 오염물질도 제대로 정화되지 않는다.

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안홍배 교수는 “태양도 밀물과 썰물에 영향을 주지만 달보다 훨씬 힘이 약하다”며 “달이 사라지면 조수간만의 차가 눈에 띄게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메인대 천문학과 닐 코민스 교수는 ‘만일 달이 없다면’이라는 책에서 “달이 사라지면 조수간만의 차가 지금보다 30% 이하로 줄어든다”고 예상했다. 이런 경우 조력발전은 불가능해진다.

지구의 하루는 지금도 10만 년마다 1초씩 길어지고 있다. 달의 인력이 지구의 자전 속도를 점점 늦추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달이 사라지면 지구의 하루가 25시간이 되는 날은 3억6000만 년 뒤가 아니라 훨씬 늦어질 것이다.




달이 없으면 DNA도 없었을 것


달이 사라지면 생태계도 큰 변화를 맞게 된다. 짝짓기가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다. 흰발농게나 섬게는 달이 지구 주위를 한 바퀴 도는 공전주기에 맞춰 짝짓기를 하는데 만일 달이 사라진다면 생식주기에 혼선이 생기게 된다. 한국해양연구원 신경순 책임연구원은 “게의 산란이 줄어 개체수가 적어지면 먹이사슬을 타고 연쇄반응이 일어나 해양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올빼미 등 야행성 동물은 굶어죽을 가능성이 높다. 야행성 동물들은 캄캄한 밤에 눈의 동공을 활짝 열어 미세한 빛을 모아 사물을 인식하는데 달빛마저 사라지면 먹잇감을 찾을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눈뜬장님이 되는 셈이다.

애초에 달이 없다면 생명도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밀물과 썰물을 일으키는 달의 기조력이 생명체의 뼈대인 유전자(DNA)를 만드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는 것. 영국의 에든버러대 리처드 레테 교수팀은 썰물 때 웅덩이에 고인 물이 증발하고 남은 유기물에서 DNA와 같은 이중가닥 분자가 만들어졌다는 연구 결과를 천문학 학술지 ‘이카루스’에 2004년 발표했다. 연구팀은 “밀물 때는 같은 전하가 이중가닥 양쪽에 붙어 서로를 밀어내고 염도가 높아지는 썰물 때는 다시 가닥이 붙으면서 새로운 이중가닥이 만들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태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xrock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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