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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원하던 기술이전료 100억 만든 사나이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현병환 센터장. 전승민 동아사이언스기자enhanced@donga.com


현병환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장

“기술을 판매할 수 있는 전문 전담조직만 있다면 한국 생명과학계의 기술료 수익은 몇 배로 커질 겁니다.”
투자유치를 바라는 벤처기업 사장의 말이 아니다. 공공연구기관의 생명공학(BT) 연구개발사업에 대한 정책서비스를 지원하는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의 현병환 센터장(사진)이 평가하는 한국의 바이오 시장 전망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국내 출연연 중 ‘열등생’이었다. 2002년 정부의 정부출연연구기관 평가에서 생명연의 성적은 최하위. 기술이전료는 동전 한 닢 들어오는 것이 없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해마다 400~500억원의 기술료를 벌어들이는 것과 비교하면 천지차이다.

그런 생명연이 지난 6월 발표한 기관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올해 기술료 예상액은 120억원. 5년 안에 400억원 이상의 기술료 수익을 낼 계획이다.




100억원의 사나이 된 비결은?… ‘기술이전 전문조직’ 출범


생명연 내부에 어떤 변화가 있었기에 이런 혁신이 가능했을까? 비결은 연구지원 전문조직 출범에 있었다.

2003년 생명공학분야 기술평가 전문 벤처기업인 ‘Bio I&S’ 대표를 맡던 현병환 박사가 연구소로 돌아왔다. 과거 생명연 연구정책과장을 지냈던 그가 혁신정책실장을 맡게 된 것. 현 센터장은 자타가 공인한 기술사업화, 기술경영 전문가다. 현재 공공연구기관 BT연구를 지원하는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과학기술정책 최고 심의의기관인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인, 국내 생명과학 분야 기술사업화 분야에선 손에 꼽는 전문가다.

현 센터장은 당시 생명연 상황에 대해 “가장 과학적이어야 할 출연연에서 사업관리는 비과학적이었다”면서 “아무런 분석기법 없이 전문가들의 직관적인 판단만 믿고 사업을 운영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2004년 현 센터장은 먼저 연구소의 ‘특허로드맵’ 부터 작성하기 시작했다. 세계 특허추세를 분석하고, 이에 맞추어 연구소 내 개발방향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기관고유사업비(기관장이 집행하는 연구소만의 특별사업)을 타 내려면 무조건 특허로드맵을 작성하도록 하고, 자신의 연구가 얼마큼의 경제적 가치가 있는지를 증명해도록 했다.





연구소 내 과학자들로 부터 “서류작업만 많아진다”는 불만도 나올 법 했다. 특허로드맵 작성법 등을 가르치기 위해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기술경영 교육도 정기적으로 시행하자 ‘바빠 죽겠는데 교육까지 들으라고 한다’는 원성이 쏟아졌다. ‘쓸데없는 짓 한다’는 비난도 수 없이 나왔다.

하지만 성과는 불과 2년 만에 나타났다. 기술가치가 객관적으로 증명되니 연구소에서 내 놓은 기술을 “우리가 사 가겠다”는 기업들도 앞 다퉈 생겼다.

국내 제약회사인 신일제약은 지난해 26억 원을 주고 ‘천연 염증 치료물질’을 사갔다. 이달 7일에도 ‘바이오칩 분석기술’이 정보기술 전문회사 코미코에 30억 원에 팔렸다. 2006년 생명연의 기술이전 매출은 24억원. 그러던 것이 2007년 77억원으로 부쩍 뛰었다. 2008년 92억원으로 늘어났다.

성과가 증명되지 오히려 자발적으로 기술평가를 받겠다는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6년이 지난 현재 생명연 내에서 기술평가를 시행하지 않고 연구과제를 진행하는 과학자들은 찾기 어렵다. 자신과 연구소, 더 나아가 국가의 이익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현 센터장이 당시 혁신정책실에서 진행하던 모든 업무는 현재 연구소내 ‘정책실’과 ‘성과확산실’에서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다. 현 센터장이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를 맡게되어 연구소 내부업무를 챙겨야 할 조직이 새롭게 필요했기 때문이다.




“3층 건물 하나만 달라. 정부의 BT 연구개발사업을 모두 지원하겠다.”


현 센터장은 다음 목표가 있다. 지금 맡고 있는 정책센터를 조금 더 확장해 한국의 바이오 연구개발 사업의 기술료 수익을 크게 높여볼 생각이다.

생명연은 독립된 연구기관으로서 자체 성과확산팀이 활약해 기술료를 대폭 올린 사례. ETRI나 한국표준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등 높은 기술이전 성과를 자랑하는 연구소는 예외 없이 기술사업화 전담 부서를 두고 있다. 그만큼 기술이전 전담조직의 역할은 점점 중요해 지고 있다. 최근에는 전문 국제변호사를 고용하는 연구기관까지 생겼다.

하지만 정부부처에서 직접 연구과제를 수탁하는 경우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대학의 연구실과 기업 등에서 국가 연구개발 사업비를 골고루 나눠가진다. 공공연구기과에 소속된 과학자라도 이런 수탁과제를 취득해 가면 독립적으로 연구를 진행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연구과제들을 도맡아, 기술사업화 역량을 관리해 줄 전문기관이 필요해 지는 이유다. 연구소 한 곳의 수익구조만 개선해도 수백억원이 생긴다면, 국가 전체를 지원하면 얼마나 큰 이익이 나올 지 가늠해 보기 어렵다는 것이 현 센터장의 주장이다.





“현재 제가 맡고 있는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가 이런 역할을 하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인력도, 지원체제도 부족해요. 국가 전체를 모두 지원하려면 조금만 규모를 더 키울 필요가 있습니다.”

필요한 것은 3층 건물 하나와 소액의 예산 증액뿐이다. 교육장도 있어야 하고, 연구지원을 전담할 10여명의 전문인력이 필요할 예산과 공간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생명연 100억 사나이’가 말하는 기술사업화 이론은 간단하다. 그는 미국 등 바이오 선진국을 부러워 하지만 말고, 우리도 수 조, 수십 조원의 꿈을 꾸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거창한 걸 하자는게 아니지요. 모두 함께 조금씩만 노력하면 됩니다. 그런 노력들이 모여 우리나라 바이오 연구개발사업의 수익구조를 바꿀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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