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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물리학 메카, 생물-의학과 ‘화학결합’

캐번디시硏 줄기세포 - 박테리아 실험시설 잇달아 설치


우리는 지금 물리학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습니다.”

이달 3일 오후(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동북쪽으로 90km 떨어진 곳에 있는 케임브리지대 캐번디시연구소 내 한 건물. 실험실 창문 너머로 흰 실험복에 눈만 내놓은 과학자 서너 명이 막 들여온 실험장비를 설치하고 있다. 은퇴 후 연구소 홍보를 담당하는 맬컴 롱에어 전 소장은 “유럽에서 가장 청정도가 높은 세포실험시설”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세워진 지 135년 된 캐번디시연구소는 세계 최고의 물리학 연구 메카로 통한다. 전자기파의 기초를 세운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을 비롯해 원자핵의 존재를 규명한 어니스트 러더퍼드, 전자를 발견한 조지프 존 톰슨 등 19, 20세기 과학혁명을 이끈 세계적인 학자들이 이곳을 거쳤다. 연구소가 배출한 노벨상 수상자만 29명에 이른다. 이곳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레이저로 재료를 분석하는 물리실험실 옆에 박테리아실험실과 세포배양실 등 의대에서나 볼 수 있던 실험시설들이 잇따라 들어선 것이다. 지난해 12월 16일 문을 연 캐번디시의학물리연구소는 변화의 중심에 있다. 건물 1, 2층의 복도를 따라 이어진 연구실들은 물리학자와 생물학자가 언제든 만나 토론할 수 있도록 모두 뚫려 있다.






연구 주제는 줄기세포와 박테리아 등 아직까지 물리적 성질이 베일에 가려져 있는 살아있는 물질. DNA와 RNA, 단백질 등 생체 분자들도 핵심 대상이다. 생명 현상의 역학적 성질을 알아내 의학 연구에 활용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 세포 표면에 강한 레이저빔을 쏘아 암세포를 붙잡은 뒤 치료하거나 비정상적으로 얽힌 DNA를 풀어내는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롱에어 전 소장은 “이곳에서 생명·의학 분야의 엄청난 연구 성과가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물리학과 의학, 생물학의 학제 간 연구가 이뤄진 것은 처음이 아니다. 1953년 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알아낸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은 대표적인 사례다. 왓슨과 크릭은 재료 구조를 연구하다 우연히 DNA의 구조를 발견했다. 생물물리학, 의학물리학 연구의 엄청난 잠재력은 이미 기업들로부터 큰 주목을 끌고 있다. 애질런트와 카를차이스, 라이카, 올림푸스 등 세계적인 실험장비 회사들도 지난해 말 열린 준공 기념 심포지엄에 후원사로 적극 나섰다.

국내에서는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소광섭 교수와 홍성철 교수, 고려대 물리학과 홍석철 교수 등이 이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소 교수는 한의학과 물리학의 결합 연구에서, 홍성철 교수는 DNA 등 생체분자를 조작하는 연구에서 세계적 수준에 올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대 들어 젊은 물리학자들을 중심으로 연구자가 점차 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전문 연구기관은 국내에 없다. 이영백 한국물리학회장은 “연구자 수가 급증하는 만큼 학회 안에 전문 분과를 세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케임브리지=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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